‘포트나이트’ 닌텐도 스위치 버전이 미국 시각으로 6월 12일 출시됐다. 출시되고 하루가 되기도 전에 2백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복병’이 들이닥쳤다. PS4와 닌텐도 스위치 간에 설정된 상호 ‘로그인 제한’이다. 이에 대해 유저들과 게임 전문 외신은 PS4를 생산하는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 이하 소니)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에픽게임즈가 개발한 ‘포트나이트’는 지금까지 PS4, Xbox One, PC, 닌텐도 스위치, iOS로 출시됐다. 유저들은 다른 플랫폼 유저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 흔히 말하는 ‘크로스 플랫폼’ 기능이다. 하지만 PS4 유저는 좀 다르다. PS4 유저는 PC와 iOS 유저들과 함께할 수 있지만, Xbox One과 닌텐도 스위치 유저들은 만날 수 없다. 콘솔 게임 업체들의 경쟁 관계를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는 조치다. 하지만, 최근 Xbox One과 닌텐도 스위치는 서로간에 문을 개방한 것을 고려하면 소니의 결정에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데 PS4와 닌텐도 스위치 사이에는 보다 ‘근본적인’ 제한이 걸려있다.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지 않는 것을 넘어서서, 상호 간에 ‘로그인 제한’이 걸려있는 것. 둘 중에 한 기종에서 ‘포트나이트’에 로그인을 했다면 그 계정으로는 다른 기종에서 로그인조차도 할 수 없다. 

예를 들면, PS4에서 ‘포트나이트’에 로그인한 이력이 있다면, 그 에픽게임즈 계정으로는 닌텐도 스위치에서 ‘포트나이트’에 로그인할 수 없다. 이런 경우에 유저는 새로운 계정을 생성해야 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다른 기종에서 유료 아이템을 구입했거나 플레이를 오래 한 유저 입장에서는 큰 상실감이 느껴질 만하다.

게임 전문 외신과 ‘포트나이트’ 유저들은 이런 사실이 밝혀진 후에 소니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Xbox One과 닌텐도 스위치는 서로 크로스 플랫폼에 협조적이지만, 오로지 소니의 PS4만 콘솔 업체 간의 크로스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소니가 PS4와 Xbox One간의 크로스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두 업체의 경쟁 관계를 고려하면 이해해 줄 수 있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닌텐도 스위치는 거치형 콘솔 게임기라기보다는 휴대형, 혹은 하이브리드 콘솔 게임기로 분류된다. 직접적인 경쟁 관계가 아니고, 기기 성능도 PS4가 닌텐도 스위치보다 뛰어나다. PS4와 닌텐도 스위치를 모두 보유한 유저가 집에서 '포트나이트'를 한다면 대부분은 PS4를 선택할 정도의 차이다. 그런데도 굳이 PS4와 닌텐도 스위치 간에 이런 강력한 제한을 둘 필요가 있었느냐는 기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외신들은 소니의 이런 결정으로 인해서 ‘포트나이트’를 즐기는 유저는 PS4를 멀리하게 될 것이며, 지인들에게 ‘포트나이트’를 권할 때 PS4에서 즐기는 것을 쉽게 권장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PS4에서 구입한 ‘포트나이트’의 유료 아이템은 Xbox One이나 닌텐도 스위치에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한 기종 유저만 ‘포트나이트’ 생태계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는 셈이다. 

이는 소니에도 결코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를 두고 ‘소니가 ‘포트나이트’ PS4 유저들을 인질로 잡아두고 있다’는 표현도 나왔고, 한 외신은 소니의 결정에 대해 ‘잃는 것은 많고,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정말 바보 같은 정책이다’고 보도했다.

‘포트나이트’ 유저들은 북미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이나 자신의 트위터 등을 통해 이런 상황에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처음에는 닌텐도, 에픽게임즈, 소니 모두에 대해 아쉬운 소리가 나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유저들은 소니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앞뒤 정황을 살펴보면, 소니가 콘솔 업체 간의 크로스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레딧'에 올라온 '포트나이트' 닌텐도 스위치 버전 관련 게시글 댓글을 살펴보면, 소니에 대해 원색적인 욕설을 하는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닌텐도와 에픽게임즈에게 유저들의 어려움을 해결해달라고 호소하는 댓글도 찾아볼 수 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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