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라는 이름은 모바일게임 산업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2014년 출시된 ‘블레이드’는 화려한 그래픽과 뛰어난 타격감으로 주목받았고, 연말에는 모바일게임 최초로 대한민국게임대상도 받았다. 지금 돌아보면, ‘블레이드’는 모바일 액션 RPG 시장을 연 선구자 같은 게임이었다.

그리고 전작 출시로부터 약 4년이 지난 2018년 6월 28일, 정식 후속작인 ‘블레이드2’가 출시됐다. 전작의 명성이 있기에 출시 전부터 높은 기대를 받아왔다. 언리얼엔진4로 제작된 화려한 그래픽과 전작에서 보여준 손맛과 타격감에 대한 노하우는 후속작에 그대로 이어졌다. 여기에 액션 RPG라는 장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구현했다.

■ 뛰어난 액션과 타격감 그리고 ‘태그’ 시스템 추가

‘블레이드2’의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액션성과 타격감이다. 액션스퀘어가 ‘블레이드’를 개발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그대로 녹아있다. 시원시원한 타격감과 베는 맛을 즐기며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즐기면 된다. 무더운 여름에 극장에 가서 시원한 액션 영화를 보는 맛이다. “액션과 타격감에 개발력을 집중했다”는 개발진의 발언은 빈말이 아니었다.    

성공시켰을 때의 쾌감이 상당한 ‘반격’ 시스템도 건재했다. 반격 덕분에 수동전투를 즐기는 경우에는 좀 더 어려운 던전도 클리어 할 수 있게 된다. 자동전투와 수동전투 사이의 훌륭한 밸런스 조절이라고 생각된다. ‘반격’ 만으로 클리어해야 하는 반격 던전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모드를 좀 더 발전시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짧으면서 강렬한 재미를 주는 던전이었다.

캐릭터는 초기부터 4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태그 시스템이 추가되어, 2직업을 전장에 투입해서 원할 때 교대할 수 있다. 태그하는 순간에도 화려한 액션을 구사할 수 있어서,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게임을 원활하게 즐기려면 4직업 중 적어도 2직업을 선택해서 육성해야 한다.

게임 진행 부분에서 아쉬운 점을 꼽자면, 각 직업의 필살기를 사용할 때 연출이 다소 길다는 점이다. 이 연출을 생략하거나 짧은 버전의 연출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화려한 그래픽과 시네마틱 영상…하지만 아쉬운 스토리 내용

‘블레이드2’를 실행시키면 일단 화려한 시네마틱 영상이 유저를 반긴다. 모바일게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수준의 영상이다. 액션 영화로 치면 첫 10분 동안 관객의 정신을 쏙 빼놓는, 그런 역할을 한다.

스토리 중간에도 컷 신이 나온다. 언리얼엔진4로 만들어진 그래픽이라 컷 신의 품질은 상당히 높았고, 연출도 뛰어났다. 여기에 스토리 몰입을 위해 대부분의 대사는 성우 목소리로 구현됐다.

아쉬운 점이라면 화려한 연출에 비해 스토리 내용은 그다지 기억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출은 화려하고 그래픽 품질도 좋은데, 막상 즐긴 후에는 ‘아! 그 캐릭터’, ‘아! 그 장면’ 하며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연출과 그래픽 품질은 합격하고도 남았지만, ‘스토리 내용’이라는 측면은 ‘액션’ 만큼의 완성도를 보여주진 못했다.

■ 액션 RPG라는 장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

‘블레이드2’는 액션 RPG라는 장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넣었다. 일단 다양한 액션을 즐길 수 있도록, 초반부터 4직업을 모두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캐릭터 육성에 필요한 요소도 기술, 장비, 날개, 유물 등으로 다양하다.

캐릭터 육성에 필요한 요소가 많은 만큼, 그 재료를 얻는 곳도 필요하다. 그래서 영웅의 탑, 레이드, 반격던전, 결투(2직업을 투입하는 PVP), 팀 대전(3직업을 투입하는 PVP) 등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되어있다. 원활한 캐릭터 육성을 위해 자연스럽게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2개 직업을 동시에 육성하고 이런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물론, 유저 성향에 따라 특정 콘텐츠를 더 선호하거나 덜 선호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런 다양한 콘텐츠는 개발진이 강조했던 ‘액션 RPG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에 해당한다. 물론, 이런 콘텐츠로 장르의 근본적인 한계를 완전히 극복하는 것은 힘들다. 다만, ‘블레이드2’에서는 액션 RPG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시도해보자는 개발진의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장기적으로 이런 다양한 콘텐츠가 좀 더 다듬어지고, 밸런스가 조정되고, 이런 기조에서 또 다른 새로운 콘텐츠가 등장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블레이드’가 모바일 액션 RPG의 표본을 제시해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듯이, ‘블레이드2’는 모바일 액션 RPG라는 장르의 한계를 돌파한 게임으로 역사에 남을 수도 있다. 앞으로 ‘블레이드2’ 개발진이 이 업적을 달성해서 모바일게임 산업에서 또 다른 역사를 쓰기를 기대해본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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