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대한민국 콘텐츠 수출의 일등공신이 되고, 아시안게임의 시범종목으로 e스포츠 부문이 채택된 2018년 가을, 대한민국 인디게임의 현주소와 가능성을 점검하는 토크쇼(토론회)가 열렸다.

대한민국게임포럼과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조직위원회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3세미나실에서 ‘인디게임 토크쇼, 인디게임은 게임사업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는 대한민국 인디게임의 현주소와 미래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BIC 이득우 사무국장의 사회로 나날이스튜디오 박민재 대표와 싱글코어게임즈 유재원 대표, 픽셀로어 이세훈 대표, 구글 민경환 총괄상무, 이예지 리뷰어가 인디게임 시장의 현황과 이야기를 풀었다.

패널은 인디게임이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상업적인 성과에 치중돼 균형이 어긋나 있으며, 인디게임 시장의 활성화가 제자리를 찾아 줄 것이란 이유다. 복합 문화콘텐츠로서의 정체성을 인디게임이 보여준다면, 유저의 민심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 더해졌다.

본격적인 토론은 ‘인디게임이란 무엇인가’란 근본적인 물음으로 시작됐다.

인디게임 개발자와 시장, 유저 등 게임산업 구성원마다 ‘인디게임’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 1인 혹은 3인 이하의 개발자가 만든 게임부터 소규모 개발사의 게임을 모두 인디게임이라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괴리가 크다.

이에 민경환 대표와 유재원 대표, 이세훈 대표 등 패널들은 인디게임을 정의하는 것은 고도화된 현재의 게임 시장에서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또, 인디게임을 꼭 분류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인디게임을 넘어 게임 콘텐츠 고유가치인 재미와 콘텐츠의 질이라는 것이다.

이세훈 대표는 “개발자나 회사가 목표를 독립적(인디펜던트, 인디)으로 추진할 수 있느냐가 인디게임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정의했고, 이예지 리뷰어는 “회사의 규모보다는 콘텐츠의 느낌이 외부의 개입(퍼블리셔)에 따라 바뀌지 않은 작품이 인디게임이라 생각한다. 이를 적용하면 넥슨의 모바일게임 ‘듀랑고’도 인디게임이라 부를 수 있다”라고 자기 생각을 더했다.

인디게임 발전을 위한 바탕 마련에 대한 생각도 오갔다.

인디게임 개발환경은 열악하다. 콘텐츠 특성상 상업적 성과보다 재미와 창의적인 콘텐츠를 추구한다. 자연히 개발비 마련이 쉽지 않다. 퍼블리셔의 도움을 받기도 힘들고, 정부 지원사업과 정책도 사업의 성과물로 상업적 성과를 요구하는 상황 때문이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돼 인디게임의 폭을 좁힌다는 게 패널의 공통된 생각이다.

유재원 대표는 개발기간을 현실적인 문제로 꼽았다. 생활문제 때문에 프로젝트가 단기간에 끝나 목표했던 게임을 만들 수 없다는 것. 이어 해외에서는 6~7년, 길게는 10년까지 인디게임 프로젝트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민재 대표는 이에 대한 해답으로 정책의 세분화를 예로 들었다. 인디게임은 시작과 끝이 있는 게임이다 보니 정책의 지원 규모를 줄이더라도, 더 많은 혜택이 인디게임업체가 받을 수 있도록 한다면 질적-양적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민경환 총괄상무는 “플랫폼이 풍부해 지면서 인디게임의 문제였던 유통문제가 많이 해결됐다.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메시지를 던졌고, 이예지 리뷰어는 다양성이 사라진 게임시장을 지적하며 “창의성이 바탕이 된 ‘인디게임’이 한국 게임산업의 희망이 아닌 해답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공개토론에서는 독립영화와 같은 인디게임 독립 배급망 구축의 가능성, 불법복제 및 해킹에 대한 해결방안, 정책마련을 위한 명확한 정의의 필요성 등이 토론주제로 올랐다. 이 중 정책지원복잡한 절차가 필요한 정책보다, 인프라 구축이 더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뜻이 모였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업체가 애먹는 번역 문제를 지원하는 것 등이다.

▲왼쪽부터 조승래 의원, 서태건 위원장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BIC 조직위원회 서태건 위원장이 끝까지 참석해 패널과 참관객의 질문을 경청했다.

조승래 의원은 "대한민국 영화산업은 풀뿌리가 강했기에 성장할 수 있었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집단이나 세력이 성장하는 핵과 원동력이 있다. 인디게임이 핵과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 게임산업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오늘 인디게임이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답이 나온 것 같다. 다음에는 BIC 서태건 위원장과 함께 어떻게 희망이 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는 토론회를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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