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와 중국에서 '미르의전설2'(중국명 열혈전기)의 상표권 분쟁을 진행 중인 샨다게임즈가 자회사를 통해 '열혈전기'의 국내 상표권 등록을 3번째 시도함에 따라 중국에서의 상표권 분쟁에 이어 또 다른 법정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샨다게임즈의 자회사인 셍꾸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이하 셍꾸)는 지난 8일 특허청에 '열혈전기'에 대한 상표권을 국문 및 한문으로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 연이어 '열혈전기' 상표권을 신청한 셍꾸

그동안 샨다 측에서는 '열혈전기'에 대한 2번의 상표권 등록 시도가 있었다. 지난 2016년 5월 액토즈소프트가 신청 후 지난 6월 최종 거절 결정이 됐으며, 지난 2018년 1월 셍꾸가 신청 후 지난 8월 거절결정서가 발부됐지만 셍꾸가 법정기간 연장을 신청, 지난 5일 법정기간 연장이 승인된 상태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2회의 상표권 등록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지난 1월 출원한 상표권과 관련한 셍꾸 측의 의견요지에 따르면 "셍꾸는 해당 상표에 대한 진정한 권리자로서 2002년 11월 25일 이래로 사용해오고 있어 상표 출원일보다 14년 앞서 있어서 타인이 상표를 사용하거나 준비 중인 상표임을 알면서 출원한 것이 아니기에 관련법에 의거 거절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8월에 나온 특허청의 최종 거절결정서에 따르면 "'열혈전기'는 위메이드가 2001년 11월 경 중국에서 해당 명칭을 사용해 상용 서비스를 진행했고, 이는 여러 사실을 통해 위메이드의 사용표장으로 인정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셍꾸가 신청한 '열혈전기' 상표는 선 사용 상표에 대한 모방 상표로 볼 수 있어 등록될 수 없다"고 언급되어 있다. 따라서 2번째 상표권에 대해서는 법적인 결론이 날 때까지 최종 결정에 시간을 끌기 위해 법정기간 연장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정기간 연장이 수리되고 사흘 뒤인 8일에 진행한 3번째 상표권 신청에서 셍꾸의 입장 변화가 감지됐다. 셍꾸는 지난 1월 신청한 상품분류에는 게임과 관련된 지정상품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상태로 신청이 된 바 있다. 관련되지 않은 상품에 대해 상표권을 신청해 일단 등록되는 것을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에 신청한 상품분류에는 온라인게임 서비스업과 컴퓨터프로그래밍 및 소프트웨어 디자인업 등 온라인 게임 서비스 항목까지 명확하게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되어 셍꾸 측이 기존과 달리 정면돌파를 택한 것으로 보여진다.

▲ 이번 상표권 신청에는 이전과 달리 상품분류에 온라인 게임 서비스와 관련한 항목들이 추가됐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에서 진행 중인 상표권 분쟁과 관련해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위메이드와 셍꾸는 중국 법원에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위메이드는 셍꾸를 상대로 지난 2017년 5월 현지 법원에 '열혈전기'의 상표권 소유권이 위메이드에 있다며 상표권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한 달 뒤인 6월에 가처분 인용 결정이 내려져 현재까지는 위메이드에게 아주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 상표권 등록이 된다면 셍꾸의 주장에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위메이드 입장에서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상표권이 등록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낮아 보인다.

지난 15일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지스타 2018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르의전설' IP와 관련한 분쟁을 2019년 내에 마무리짓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열혈전기'에 대한 상표권 분쟁도 내년에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이번 셍꾸의 상표권 시도는 무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상표권 등록 시도는 어떻게든 법적 분쟁에서 유리하게 이끌어보려는 샨다의 꼼수로 보인다. 결과는 법정을 통해 나오겠지만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것은 중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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