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 프랜차이즈 IP(지식재산권)을 연달아 성공시킨 펄어비스가 홀로서기에 나선다. 퍼블리셔와 계약 종료를 기점으로, 한국 서비스를 직접 챙기는 것. 개발사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튼튼해진 펄어비스는 안정보다 도전을 택했다. 근거는 대만-동남아-터키-중동 등 여러 지역에서 자체 서비스를 진행하며 쌓은 노하우와 자신감이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온라인, 모바일, 콘솔 버전을 개발-서비스 중이다. 이 중 온라인 버전은 원작 IP로서 글로벌 흥행 중인 대표작이다. 이를 직접 챙기는 것은 체력 다지기는 물론, 개발사에서 퍼블리셔로 체질을 전환해 홀로서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검은사막 온라인’의 러시아 서비스를 자체 서비스로 이전했다. 이어 5월 30일부터 한국 서비스도 직접 챙기기로 가닥을 잡았다. 퍼블리싱 계약 종료에 따른 자연스러운 이전이라는 게 카카오게임즈(다음게임)와 펄어비스의 설명이다.

인기 게임 IP의 서비스 이관은 난관이 많다. 실제로 러시아 서비스 이관 과정에서 현지 퍼블리셔와 마찰이 발생한 바 있다. 반면, 한국 서비스 이관은 깔끔하게 결정됐다. 업계에서는 두 이해관계자의 ‘아름다운 이별’이라고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펄어비스는 지역에 따라 자체 서비스와 퍼블리싱 두 가지 방식을 써왔다. 이런 분위기는 대만 서비스와 ‘검은사막 모바일’ 출시를 기점으로 바뀌었다. 대만법인설립을 시작으로 홀로서기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 실제로 지난 2017년 ‘검은사막 모바일’ 간담회에서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직접 챙기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세부 계획으로 대만 서비스에서 얻은 노하우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금까지 성과를 보면, 계획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대만과 일본, 콘솔 버전까지 플랫폼과 시장을 뛰어넘은 다양한 시장을 개척했다. 온라인, 모바일, 콘솔 플랫폼에서 ‘검은사막’ 프랜차이즈 게임만으로 거둔 성과는 약 10억 달러(약 1조 1400억원, 4월 기준)에 달한다.

▲펄어비스 사업연혁(출처=공식 홈페이지)

앞으로의 행보도 주목된다. 현재 ‘검은사막 온라인’은 일본, 북미-유럽, 러시아, 남미, 대만, 동남아시아, 터키, 중동, 아프리카, 태국 시장에서 서비스 중이다. 협력사가 있는 태국, 관계사가 서비스 중인 남미 시장은 자체 서비스 지역으로 분류해도 무방하다. 나머지 일본, 북미-유럽은 아직 퍼블리싱 방식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이 지역까지 자체 서비스를 한다면, 홀로서기가 완성된다.

이에 대해 펄어비스가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는 알 수 없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한국 서비스 이관은 계약 종료에 따른 것이다. 북미와 유럽은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있어 논의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안다”라고 했으며, 펄어비스 관계자 역시 계약 기간을 언급한 뒤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셔로서 잘 운영해주고 있다”라고 대답했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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