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의 디지털문화체육미디어스포츠 위원회(이하 디지털문화 위원회)가 현지 시각으로 19일 ‘중독성 있는 기술’이라는 주제로 소위원회를 개최했다. 소위원회에는 게임 업체 EA 관계자와 에픽게임즈 관계자가 참가해서 디지털문화 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디지털문화체육미디어스포츠 소위원회에 출석한 관계자들

여러 게임 업체 중에서 에픽게임즈가 선택된 것은 서양 국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포트나이트’의 개발사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4월 영국 해리 왕자가 ‘포트나이트’에 대해서 “그 게임은 금지해야 한다”라고 언급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EA의 경우 ‘스타워즈: 배틀프론트2’와 축구 게임 ‘FIFA’ 시리즈에 탑재된 확률형 아이템이 유럽에서 크게 논란이 됐던 것 때문에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문화 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먼저 게임 과몰입 문제에 대해 질의했다. ‘유저들이 균형 있는 게임 생활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서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주로 나왔다. 두 업체들은 모두 “우리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실생활에서 균형 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질의도 있었다. 한 의원은 “게임에 있는 확률형 아이템이 도덕적으로 문제없는 요소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EA 케리 홉킨스는 “이것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킨더 서프라이즈 에그’(계란 모양의 껍질 속에 여러 가지 장난감이 무작위로 들어있는 것) 같은 장난감과 비슷한 요소다. 이런 장난감은 오랫동안 유통되고 있다”라며 “확률형 아이템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요소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A 캐리 홉킨스

이어서 EA의 캐리 홉킨스는 “EA는 영국 및 다른 여러 국가의 도박 위원회가 밝힌 ‘확률형 아이템은 도박이 아니다’라는 결론에 동의한다. 그리고 ‘확률형 아이템이 사람들을 도박으로 이끈다’라는 조사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벨기에 도박위원회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 ‘도박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내린 결론에 대해서는 “벨기에의 법률은 다른 국가의 법률과 다르다. 그리고 이것은 정부 기관의 결정이지, 법원이 판결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으로 분류한 ‘게임 장애’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게임 장애’가 질병으로 분류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에픽게임즈 캐넌 피어스는 “의학은 내 전문분야가 아니기에 그 질문에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주로 게임 업체들이 소속된 협회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라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한편, 게임에서 판매되는 확률형 아이템은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지속해서 이슈가 되고 있다. 많은 유럽 국가들의 도박 위원회가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 논의했고, 그중에서 벨기에는 ‘도박이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에 많은 게임 업체들이 벨기에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하는 것을 중단했다. 미국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 법안이 상정됐고, 오는 8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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