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랑그릿사’에 추가된 유료 아이템에 중대한 표기 오류가 발생했다. 아이템 설명에는 ‘유저가 원하는 캐릭터를 1명 선택해서 얻을 수 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지만, 실제로 이 아이템을 구매하면 캐릭터가 무작위로 지급된 것이다. ‘랑그릿사’ 운영진은 공지를 통해 표기 오류라며 사과했다. 하지만 이미 이 아이템을 구매한 유저들은 ‘속았다’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모바일 게임 ‘랑그릿사’는 중국 업체 즈룽게임이 한국에 서비스하며, 중국 업체 X.D. 글로벌이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게임은 30일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유료 아이템 ‘영웅 소환 선물팩’(계정당 1번만 구매 가능, 31,000원)을 추가했다. 해당 아이템 설명에는 ‘유저가 원하는 캐릭터 하나를 선택해서 얻을 수 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랑그릿사’는 확률형 아이템으로 캐릭터는 얻는 캐릭터 수집형 게임이다. 이런 유형의 게임에서 유저가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해서 얻는 것은 매우 큰 메리트다. 유저 입장에서는 구매하는 것을 강력하게 고려할 만한 유료 아이템인 것.

하지만 이 아이템을 실제로 구매해보면 설명과 다르다. 유저가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할 수 없고 최고 등급(SSR) 캐릭터 8개 중 하나가 무작위로 지급된다. 설명에는 ‘1명 선택’이라고 적혀있었지만, 실제로는 '8개 중에서 무작위로 지급'이었던 것. 아이템을 구매한 유저 입장에서는 ‘사기를 당한’ 기분이 들 만하다.

아이템 설명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오류가 발생한 것을 확인한 공식카페 운영진은 공지사항을 올렸다. 운영진은 공지사항을 통해 “업데이트 과정에서 일부 명칭에 오류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해당 오류로 인해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이에 이 아이템을 구매한 다수의 유저들은 공지사항에 댓글을 달면서 항의하고 있다. 이미 구매한 사람들에 대한 보상을 진행하던가 환불을 해달라는 것이다. “환불을 해주지 않으면 소송을 걸어야 하는 수준의 문제다”, “조치 없으면 소비자고발 하겠다”라는 댓글도 보인다.

게다가 이런 중대한 표기 오류가 완전히 고쳐지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다. 해당 유료 아이템의 구성 품목을 보여주는 화면에는 아직도 ‘1명 선택’이라는 문구가 남아있어서 유저들에게 혼동을 준다.(‘1명 선택’이라는 문구는 31일 오전 1시에 수정될 예정이라고 공지됐다.) 아이템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부분은 수정됐지만, 이 설명을 보려면 유저가 유료 아이템을 터치해야 한다. 더 자세한 설명을 보지 않고 ‘1명 선택’이라는 문구만 보고 아이템을 구매해서 피해를 보는 유저들이 더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표기 오류는 상식적, 도덕적으로 매우 심각한 사태다. 확률형 아이템으로 매출을 올리는 모바일 게임에서 ‘선택 지급’과 ‘무작위 지급’의 차이는 매우 크기 때문이다. 유저 입장에서는 이런 일을 겪으면 정신적으로도 꽤 큰 상처를 받게 된다. 때에 따라서는 이런 일 때문에 게임을 접기도 한다.

법적으로 살펴보면, ‘허위 광고’ 혹은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게임에서 유료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 적용 대상이다. 전자상거래법 제13조 제2항은 사업자가 실수나 착오 없이 거래할 수 있도록 상품의 명칭, 종류, 내용 등을 적절한 방법으로 표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를 어기면 전자상거래법 제45조에 제4항에 따라서 과태료 500만 원을 부과받는다. 이번 표기 오류는 유료 아이템 내용을 명백하게 다르게 표기한 경우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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