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 더 게더링’은 TCG(트레이딩카드게임) 장르를 확립한 최초의 게임이다. 공격과 방어, 단순한 트럼프 카드 규칙에 판타지적 상상력과 전략을 녹여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지난 1993년 전시와 예약 주문을 시작으로 이어진 27년간의 역사는 이제 넷마블의 ‘매직: 마나스트라이크(이하 매직)’까지 이어졌다.

넷마블은 제4회 NTP 라인업 소개를 통해 매직 더 게더링 IP를 확보했다고 공개했다

이 게임은 지난 2018년 4회 NTP(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 행사에서 공개됐다. 당시 발표된 라인업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쿵야 캐치마인드’ 등 굵직한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시 ‘매직 더 게더링(가칭)’으로 발표된 게임도 참가자의 시선을 빼앗기 충분했다. 이 게임의 이름을 듣고, 선망의 눈길을 보내며(국내에서 카드를 구하기 어려웠다) 성장한 사람들의 기대감은 한껏 높아졌다. 실제로 지난해 지스타 일반전시관(BTC)에서는 이 게임을 체험하기 위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 넷마블 표 융복합 장르의 시작

매직은 매직 더 게더링의 IP(지식재산권)에 신시간 전투(RTS)의 특징을 결합한 신작이다. 올해 사업의 키워드인 융합 장르의 첫선을 보인 셈이다. 개발진은 27년간 얽힌 매직 더 게더링의 실타래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접목해 새로움을 창출했다. 덕분에 게임을 익히는 학습량과 난이도가 크게 낮아졌다. 물론, 원작에 대한 존중도 놓치지 않았다.

매직에는 원작의 향수가 깊게 녹아들어 있다. 카드 팩(부스터)의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또, 27년간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활약한 플레인즈워커를 전략의 핵심으로 녹여 몰입도를 높였다. 플레인즈워커는 사용하는 덱을 결정할 뿐 아니라, 강력한 주문공격으로 전략의 폭을 넓히는 역할을 한다.

■ 실시간 전략과 원작의 존중이 담긴 플레이

플레이는 자동전투를 바탕으로 한 한 적진점령 규칙을 따른다. 여기에 CCG, 실시간 등 다양한 특징을 섞어 독특한 매력을 완성했다. 

전투는 1대1 대결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장 양쪽 끝에 배치된 상대 가디언을 파괴하는 것이 목표다. 가디언 주위에는 강력한 생물(서브 가디언)이 방어한다.

전투 시간이 1분 이하로 남으면 마나가 쌓이는 속도가 2배로 늘어나는 매직 스트라이크 상태가 된다. 모든 시간이 지난 뒤에 양팀의 가디언과 서브 가디언의 생존수가 같다면, 연장전에 돌입하며 먼저 가디언 1개를 파괴하면 승리한다. 마지막까지 손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장치다.

공격을 위해서는 전장에 유닛을 배치해야 한다. 유저의 분신인 플레인즈워커나 카드를 아군 진영에 올려놓으면 된다. 배치된 유닛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상대 진영으로 진격하며 공격을 시도한다. 카드의 특징을 파악하고, 연계를 통해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는 것이 바로 전략인 셈이다.

■ 유저의 분신이자 전략의 핵심인 플레인즈워커

플레인즈워커가 적진에 침투하면 유닛 소환 범위가 넓어진다

플레인즈워커는 단순한 유닛이 아니다. 움직이는 본대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많은 특징을 품었다. 기본적으로 카드 배치와 유닛 소환은 아군 진영에서만 가능하다. 여기에 적 진영에 침투한 플레인즈워커 주변 좁은 지역에도 유닛을 배치할 수 있다.

플레인즈워커 카드는 한 게임에서 3번 배치하거나 쓸 수 있다.필드에 플레인즈워커가 배치되면, 나머지 카드는 주문카드로 변경된다. 플레인즈워커 주문은 일반 카드보다 범용성이 높고, 효과도 강력하다.

플레인즈워커 스킬

일반 카드는 전장에 배치할 수 있는 유닛과 주문 카드로 나뉜다. 각 카드는 공격과 방어력, 유형, 희귀도, 랭크, 속성, HP, 공격력, 이동 유형, 공격 타입, 공격 효과와 범위 등 여러 특징을 보유했다.

이동 유형은 지상과 공중으로 나뉜다. 하늘을 나는 유닛은 공중 공격이 가능한 유닛으로만 상대할 수 있다. 따라서 덱을 꾸릴 때는 상대의 공격에 대처할 수 있도록 균형에 신경 써야 한다.

■ 긴장감 넘치는 전투, 패배는 복기로 이어진다

이밖에 특징은 다른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이한 점은 랭크의 존재다. 랭크는 일반적으로 게임의 희귀도와 강력함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쓰인다. 매직은 여기서 한발 나아가 사용에 제약을 거는 구속 장치로 썼다. 너무 강한 카드를 초반부터 사용하지 못하도록 모래주머니를 채운 셈이다. 

덕분에 랭크 대전에서 만난 유저와 땀을 쥐는 승부가 가능했다. 실제 플레이에서도 갑자기 늘어난 적 병력에 스킬 조준을 잘못하거나, 유닛 배치를 서두르는 등 상황이 시시각각 변했다. 

전투를 마친 뒤에는 실수한 부분이 떠올리며, 더 좋은 방책이 없는지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전략의 재미를 알게되는 부분이었다. 추가로 전투 리플레이 기능을 제공한다면, 더 완성도 높은 덱을 꾸릴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제안한다.

■ 친절한 듯 친절하지 않은 유저 경험 기반 디자인

전반적인 그래픽과 인터페이스는 나무랄 데가 없다. 미니멀리즘이 극대화된 배치는 깔끔하다는 인상이 강하다. 인터페이스(UI) 이동과 메뉴 찾기도 잘 연계돼 있다. 게임의 전략에 집중하라는 디자이너의 배려가 읽힌다. 연장선상에서 매우 기초적인 부분만 알려주는 튜토리얼 진행과도 닮은 특징이다.

게임의 정보는 유저의 노력과 경험으로 하나씩 알게 된다. 간접적인 전달과 학습(UX, 유저 경험)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드 색상과 덱 구성이다.지나치게 축약된 정보 제공은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다. 대략적인 흐름은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카드의 특징과 랭크 시스템, 플레인즈워커에 따른 카드 사용 여부 등 많은 정보가 적다. 지나치게 친절해진 최근 흐름(트렌드)과 대비된다.

예를 들어 유닛 카드는 속성에 해당하는 색상이 부여돼 있으며, 플레인즈워커와 같은 색상 카드만 덱에 추가할 수 있다. 이 정보가 게임내 설명에서 빠졌거나, 찾기가 매우 어렵다(공식 커뮤니티에는 자세하게 설명돼 있다).

게임에 필요한 정보는 게임 내에 담겨있어야 하는 것이 최근 모바일게임의 트렌드다. 원작의 방대한 게임성 중 중요하고 필요한 것만 뽑아낸 밸런스 감각이 초반 흑습과 플레이에서는 눈치채기 어렵다.

■ 가볍고 진지한 게임을 찾는 유저에게 추천

매직은 TCG 게임의 원조인 매직 더 게더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바일 실시간 전략 게임이다. 가벼운 접근성은 모바일의 특징이, 단순하지만 알수록 심도 깊은 전략성은 원작의 특징이 엿보인다. 넷마블이 강조한 융합의 묘미가 게임 전반에 깊숙이 들어온 점도 눈에 띈다.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 플레이에 따르는 피로도가 낮다는 점이다. 반복 전투 보상이 매력적이지만,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니다. 매칭 시간이 짧고 대전 밸런스도 균형이 맞춰져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리스크가 큰 글로벌 동시 서비스를 결정한 것도, 사업 전략이 아닌 유저의 편의성과 재미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매직 더 게더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매직은 충분히 매력적인 게임이다. 원하는 시간에 가볍지만 심도 싶은 전투를 즐기고 싶다면 매직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 보길 추천한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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