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주제별로 보는 게임법 개정 1) 확률형 아이템 규제와 그 기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지난 2월 18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 전부 개정안을 공개했다. 이에 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생각해볼 문제를 주제별로 살펴본다. 첫 번째로 살펴볼 것은 확률형 아이템이다.


■ 게임 업계의 뜨거운 감자 ‘확률형 아이템’을 담은 게임법 전부 개정안

확률형 아이템은 최근 게임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다.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 다른 지역에서도 그렇다. 이에 애플, 구글, 소니(SIE), MS 등 게임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자사 플랫폼의 규정에 확률형 아이템의 습득 확률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라는 조항을 추가했다. 한국과 미국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 법률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한국 유저들은 이런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반기는 분위기다. 셧다운제 등 다른 게임 규제가 논의 됐을 때 유저들이 격렬하게 반대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게임법 개정안의 확률형 아이템 관련 조항은 이런 최근 분위기를 법률안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조항 내용은 간단하다. 게임업체는 유료로 판매되는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 구성비율, 획득확률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미 실시되고 있는 게임 업체들의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것은 법률이기에 강제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위반했을 때 법률에 규정된 처벌을 받는 다는 것이다.


■ 확률 공개 조항의 위반 여부, 어떤 기준으로 판단 해야하나

확률형 아이템 조항은 게임 업체들에게 ‘특정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이런 규정들은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위반했을 때의 처벌 조항도 별도로 만들어진다. 그런데 게임의 다른 요소와 달리 '확률형 아이템은'에 대한 규정은 업체가 이 규정을 잘 지켰는지 혹은 위반했는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획득확률'이 그렇다.

예를들면, 특정 아이템의 획득확률이 1%라고 표시됐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이 아이템이 정말로 1%의 확률로 등장하는지를 제3자가 측정하거나 당사자가 증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문화부나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모든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을 수시로 돌려서 측정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실제로 개봉해본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확률형 아이템을 개봉해보니, 그 아이템이 나올 확률이 0.8% 혹은 1.3%로 측정되는 등 다소 오차가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오차는 어떻게 간주할 것인가? 그리고 업체가 확률을 공개한대로 적용했는데, 게임의 다른 부분에서 오류가 발생해서 해당 확률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 경우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다. 

몇몇 유저들은 프로그래머들이 작성하는 코드와 그 안의 숫자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해봐야 한다는 말도 한다. 실제로 이렇게까지 정밀하게 확인을 할 것인지, 아니면 ‘이 정도면 지킨 것으로 간주한다’라고 할 것인지, 구체적인 기준을 게임법이나 게임법 시행령 등에서 명확하게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 이는 게임 업체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이 기준에 따라 업체가 처벌을 받을 수도 있고 처벌받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아이템 강화’의 성공확률도 공개하도록 해야 할까?

2월 18일에 열린 게임법 개정안이 공개행사에서는 흥미로운 제안도 나왔다. 바로 ‘아이템 강화 확률’도 공개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이병찬 변호사의 주장이다. 강화, 합성, 제련 등 이름을 막론하고 아이템과 확률이 결합되는 요소에서 성공확률을 공개하라는 취지다.

사진 좌측이 이병찬 변호사

사실 확률형 아이템이 지금처럼 뜨거운 감자가 되기 전에는, 아이템 강화가 유저들에게 비판을 가장 많이 받는 요소였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만큼 인기 있는 요소이기도 했다. 인기 게임에서 ‘높은 수치로 강화된 희귀한 장비’는 아이템현금거래중개 사이트에서 거금으로 판매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게임 업체들은 아이템 강화에 실패해도 아이템이 파괴되지 않게 하는 일종의 ‘보호권’을 유료로 판매하기도 했다.

만약 확률형 아이템을 법률로 규제하면, 규제의 강도에 따라서 몇몇 게임 업체들은 규제를 회피하거나 우회하기 위해 게임 콘텐츠 구조를 변경할 수도 있다. 확률형 아이템이 아니라 아이템 강화나 아이템 합성 등을 중심으로 과금 구조를 개편하는 것이다.

이병찬 변호사의 주장은 이런 경우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것이다. 그리고 충분히 일리 있는 우려이기도 하다. 확률형 아이템이 아닌 유료 아이템을 판매한 후에 해당 유료 아이템을 합성하거나 강화하는 것이 게임에 유리하게 만들고, 강화나 합성의 성공확률을 게임 업체가 적절하게 조정하는 것으로 주요 수익모델을 변경할 수도 있는 것이다.

강력한 규제로 인해서 이런 모델이 확률형 아이템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결국 유저들은 또 다른 방식으로 ‘확률’에 시달리게 된다. 이런 악순환을 방지하는 방법은 확률형 아이템을 포함해서 아이템과 확률이 결합된 모든 요소의 확률을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 이 부분만큼은 유저들과 직접 소통해야 실효성 있는 결과가 나온다

이런 부분을 논의하고 작업할 때 중요한 당사자 중 하나는 바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다. 확률형 아이템과 아이템 강화는 여러 가지 이유로 유저들의 불만과 스트레스가 정말 많이 쌓여있는 주제다.

불만의 유형도 다양하다. 상대적 박탈감도 있을 것이고, 많은 금액을 소비했는데도 불구하고 원하는 아이템을 얻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게임 업체들이 종종 획득 확률을 제대로 구현하지 않거나 오류가 발생해서, 결과적으로 유저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는 불신도 쌓여있다.

개정안을 추진하는 실무자들이 이런 유저들을 소수든 다수든 직접 만나서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아이템 강화나 합성의 성공확률도 공개하라고 해야 하는지도 유저들에게 직접 들어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보다 실효성이 있고 현실적인 내용이 법률안에 반영될 수 있다고 본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창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