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이즈가 지난 3월 18일 신작 모바일 게임 ‘마블 듀얼’을 공개했다. 마블 캐릭터와 세계관을 소재로 개발됐으며, 장르는 ‘하스스톤’이나 ‘레전드 오브 룬테라’ 같은 카드 대전 게임이다. 이 게임은 지난 3월 19일부터 27일까지 필리핀과 태국에서 비공개 테스트가 진행됐다.

‘마블 듀얼’은 넷이즈와 마블 엔터테인먼트가 계약을 체결한 후 공개한 두 번째 게임이다. 넷이즈는 지난 2019년 마블 엔터테인먼트와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게임, TV 시리즈, 만화 등을 공동 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첫 번째로 공개된 게임은 마블 세계관을 소재로 개발된 적진점령(MOBA, AOS) 게임 ‘마블 슈퍼 워’였고, 지난 2019년 12월 동남아시아와 인도에 출시됐다.

그리고 2020년 3월에 넷이즈는 카드 대전 게임 '마들 듀얼'을 공개했다. 마블 세계관을 소재로 개발된 카드 대전 게임은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것이 없다. 그나마 비슷한 게임으로는 넥슨이 지난 2018년 10월에 선보였던 ‘마블 배틀라인’이 있었지만 2020년 1월에 서비스가 종료됐다. 마블을 소재로 개발된 게임이라는 점 때문인지, 서양 유저나 게임 매체들도 이 게임에 관심을 보였다.

넷이즈와 마블 그리고 카드 대전 게임의 만남은 과연 어땠을까? PC와 모바일로 다양한 카드 게임을 즐긴 본 기자가 ‘마블 듀얼’의 비공개 테스트에 참가해서 게임을 즐겨봤다. 참고로 넷이즈는 중국에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카드 대전 게임 ‘하스스톤’을 서비스하고 있기에 이 장르에 대한 노하우도 있다.

 
■ 카드 게임 치고는 꽤 화려한 그래픽, 제대로 구현된 마블 캐릭터들

‘마블 듀얼’의 기본 틀은 다른 카드 대전 게임과 비슷하다. 유저는 다양한 카드를 모아서 자신만의 덱을 만들고, 다른 유저와 1 대 1로 대전을 펼친다.

‘마블 듀얼’은 여기에 다양한 마블 캐릭터, 아이템, 주문을 입혔다. 유저는 ‘아이언맨’, ‘토르’, ‘캡틴 마블’, ‘스타로드’ 등 5명의 기본 영웅 중 한 명을 선택해서 게임을 시작한다. 그리고 아스가르드 병사나 마법사, 스타크 인더스트리가 제작한 각종 무기, ‘토르’가 사용하는 ‘스톰 브레이커’ 등 마블 세계관의 다양한 요소들이 카드 형태로 등장한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고 가장 놀란 것은 바로 그래픽 품질이었다. 모바일 게임치고는 그래픽 품질이 상당히 높다. PC로 출시된 다른 카드 대전 게임들과 비교해봐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다. 전반적인 그래픽 스타일과 질감은 넷이즈가 출시한 다른 모바일 게임 ‘마블 슈퍼 워’와 비슷한 느낌이 나기도 한다. 두 게임이 같은 엔진을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마블 듀얼’ 개발자들이 개발하면서 ‘마블 슈퍼 워’의 그래픽을 참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고품질 그래픽으로 구현된 다양한 마블 캐릭터와 각종 카드 효과도 상당히 괜찮았다. 캐릭터 카드의 경우에는 카드에서 ‘아이언맨’ 등 다양한 캐릭터가 튀어나와서 공격하고 다시 카드 속으로 들어가는 효과가 나온다. 다른 카드 대전 게임의 전투 효과와 비교하면, 조금 더 동적이고,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 공격할 때의 타격감과 연출도 굉장히 뛰어나다.

전투 효과에 구현된 각 캐릭터의 목소리도 마블 영화를 본 팬이라면 바로 알아챌 수 있다. 특히 ‘아이언맨’의 목소리는 마블 영화에 나오는 ‘아이언맨’의 목소리 톤과 분위기를 정말 잘 구현했다.

고품질 그래픽과 이런 각종 효과가 어우러진 결과, 본 기자는 튜토리얼부터 게임에 상당히 몰입할 수 있었다. 마블 만화나 영화를 재미있게 본 팬 입장에서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품질이라고 생각한다.

■ 깊이 있는 게임성과 5개 영웅이 선보이는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

‘마블 듀얼’은 모바일 카드 대전 게임이기에, 한 판에 걸리는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다. 본 기자의 경험을 기준으로는 짧으면 5분 정도, 길어지더라도 10분 정도면 한 판이 종료됐다. 간혹 게임이 정말 잘 풀리는 경우에는, 첫 턴에 승부가 거의 결정되기도 했다.

게임의 큰 흐름은 다른 카드 대전 게임과 비슷하다. 캐릭터 카드를 내고, 각종 장비로 그 캐릭터 카드를 강화하고, 중간에 다양한 주문을 사용하고, 상대 영웅 캐릭터의 체력을 0으로 만들면 승리한다.

다만, 기존의 카드 대전 게임들이 흔히 가지고 있던 핵심 요소인 ‘마나’라는 개념은 없다. 유저는 한 턴에 한 번의 ‘기본 소환’(조건이 맞으면 ‘추가 소환’이 가능)을 할 수 있고, ‘세 번만 공격할 수 있다’라는 정도의 제한만 있다. 아이템 카드나 주문 카드는 손에 있으면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사용이 가능하다. 그래서 손패만 잘 풀리면, 첫 턴부터 상당한 공격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  

짧은 호흡으로 즐길 수 있지만, 그렇다고 게임성에 깊이가 부족하지도 않다. 유저가 사용할 수 있는 5명의 영웅 캐릭터는 모두 고유한 지속 기술을 가지고 있고, 이 지속 기술 덕분에 각 영웅은 완전히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준다. 

예를들면, ‘토르’는 아스가르드 캐릭터를 아이템으로 강화하면 카드를 1장 뽑을 수 있고, ‘아이언맨’은 ‘아이언 수트’ 캐릭터 카드를 진화시키면서 더 강력한 캐릭터를 선보이는 식이다. 유저가 이런 지속 기술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게임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그리고 영웅 캐릭터의 레벨이 높아지면 또 다른 지속 기술이 해제된다. 5명의 영웅 캐릭터가 각각 2개의 지속 기술을 보유했으니 총 10가지의 플레이 스타일이 나올 수 있다.

기본 규칙은 간단하지만, 이에 따르는 변수는 다양하다. 예를들면, 유저는 캐릭터 카드를 한 턴에 한 번만 전장에 소환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추가 소환을 할 수 있는 캐릭터 카드가 굉장히 많다. 전장에 기절한 캐릭터가 2개 있으면 추가 소환이 가능하다든지, 전장에 아스가르드 캐릭터가 있으면 추가 소환이 가능한 식이다.

여기에 각 영웅과 조합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키워드’ 카드도 있다. 예를들면 ‘토르’로 플레이하면 ‘아스가르드’ 키워드를 가진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고, ‘아이언맨’으로 플레이하면 ‘스타크 인더스트리’ 키워드를 가진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더 유리한 식이다.

이렇게 각 영웅 캐릭터가 가진 지속 능력과 다양한 키워드 카드를 조합하는 것은 다소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서 ‘마블 듀얼’에는 각 영웅별 미션과 스토리 모드도 별도로 준비되어있다. 영웅 미션을 통해 유저는 해당 영웅의 지속 능력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그리고 스토리 모드에서는 다양한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고 보상으로 카드팩도 얻게 된다. 스토리 모드를 즐기다가 이제 이 영웅 캐릭터에 익숙해졌다고 생각되면, 그때부터 유저들과 대전하면 된다. 전반적으로 이런 흐름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게임이 설계됐다.

■ 출시 후에는 카드팩 수급과 밸런스가 관건...’키워드’는 조금 줄이자

일주일 동안 진행된 비공개 테스트에서는 모든 유저가 카드팩을 넉넉하게 얻을 수 있었다. 덕분에 카드팩을 개봉하는 재미도 있었고, 다양한 카드를 마음껏 사용해볼 수 있었다.

출시 후의 관건은 바로 이 ‘카드팩’이다. 카드 대전 게임은 대부분 게임을 무료로 풀고, 카드팩을 유료로 판매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그래서 카드 대전 게임이 출시된 직후에는 과금 유저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과금 유저는 더 많은 카드를 보유하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전략을 시도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무과금 유저들에게도 어느 정도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것이다. ‘마블 듀얼’의 경우에는 무과금 유저도 각 영웅별 미션과 스토리 모드를 통해 초반에 카드팩을 수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것 외에도 일일 퀘스트나 매일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특별한 모드 등을 통해, 무과금 유저도 카드팩을 지속해서 얻을 수 있게 해주는 요소가 필요하다. 비공개 테스트에서는 이런 요소들을 확인할 수가 없었지만, 정식 출시 후에는 이런 요소들이 어떤 식으로든 구현되길 바란다.

카드들과 영웅들 간의 밸런스도 관건이다. 어떻게 보면, 카드 대전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전반적인 카드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다. 전설 등급 카드가 없으면 게임을 할 수 없는 정도의 밸런스가 되어버리면 무과금 유저들은 대부분 빠져나가게 된다.

영웅은 현재 5개가 공개됐는데, 이 정도면 영웅간 밸런스를 맞추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다만 ‘아이언맨’의 경우에는 초반에 손패가 정말 잘 풀리면 첫 턴부터 상당히 강력한 캐릭터를 소환할 수 있다.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첫 턴부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게임이 터져버리는 느낌이다. 이런 부분은 다소 조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각종 카드에 배정된 ‘키워드’의 종류는 조금 줄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금은 5개의 영웅 캐릭터가 있는 것에 반해 카드의 ‘키워드’는 너무 많다. 카드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 입장에서는 초반에 이렇게 많은 키워드를 학습하는 것이 다소 힘들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영웅 캐릭터가 5개니 이에 맞게 카드 키워드도 5개 정도로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 마블을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은 카드 대전 게임

‘마블 듀얼’은 3월 19일부터 27일까지 필리핀과 태국에서 비공개 테스트를 실시했다. 출시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마블 영화를 자주 봐왔던 본 기자는 이 게임을 상당히 재미있게 즐겼다. 기대 이상의 그래픽 품질과 게임성에 놀랐고, 마블 캐릭터를 ‘제대로’ 구현해 놓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전반적인 난이도와 깊이도 괜찮았다. 한판 한판을 위해서 치열하게 전략을 준비하고 카드를 조합한 후에, 실전에서는 ‘짧고 굵게’ 즐기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카드 밸런스와 영웅간 밸런스만 괜찮게 조절하면 충분히 흥행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본다. 마블 만화나 마블 영화를 좋아하고 평소에 카드 대전 게임에 관심이 있다면 이 게임이 출시됐을 때 한 번 즐겨볼 것을 권장한다.

다만, 언어의 장벽은 있다. 비공개 테스트는 영어를 비롯한 몇몇 동남아시아 언어를 지원했다. 향후에 한국에도 출시될지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국판도 별도로 출시되기를 바란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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