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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바람의나라: 연, 옛 친구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다
서비스 첫날, 수많은 인파가 '바람의나라: 연'에 몰렸다

바람이 아니라 태풍이다. 넥슨이 15일 출시한 ‘바람의나라: 연'이 엄청난 흥행을 예고했다. 론칭과 함께 게임을 접속하려는 인원이 서버마다 가득 들어차며 문전성시를 이룬 것. 넥슨 측은 급하게 2개 서버를 연달아 추가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럼에도 연 서버에서는 약 5만 5,000명이 접속을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질 정도다.

이런 흥행의 바탕에는 ‘바람의나라’ IP(지식재산권)를 기억하는 유저의 힘이 뒷받침됐다. 넥슨의 신작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된 듯하다. 실제로 넥슨은 지난해 중순부터 두 차례에 걸친 테스트와 소통을 통해 ‘바람의나라: 연’의 출시를 준비해왔다. 오랜 기다림 끝에 뚜껑이 열린 만큼, 유저들의 호응도 뜨거울 만하다.

‘바람의나라: 연’은 서비스 24주년을 맞은 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의 모바일 버전이다. 20세기 버전의 감성을 재해석하고, 현대적인 모바일게임의 편의성을 더했다. 퀘스트를 통한 빠른 레벨업과 끊임없는 성장(체마 시스템), 파티 플레이를 지원하는 다양한 장치 등을 고전게임과는 다른 멋을 뽐낸다.


■ 타격감의 원천은 타격음! 그 시절 추억 새록새록

그래픽은 원작의 재현이라고 해도 무방할 수준이다. 복고풍 게임이 다시 인기를 얻는 현재의 트렌드와도 맞는 특징이다. 도트 타입의 캐릭터와 그래픽은 어딘지 모를 그리움을 품고 있다. ‘바람의나라’를 즐긴 유저라면 아무 반가움 느낌이 더 클 것이다. 넥슨은 그래픽 스타일과 전투, 마을의 풍경 재현에 대단히 많은 리소스를 투자했다고 밝혔고, 지난해 진행된 테스트를 통해 유저들의 합격점을 받았다.

썰렁할 수 있는 전투에 효과음으로 박진감을 살렸다

주목할 부분은 사운드다. 특유의 타격감이 모바일에서도 찰지 게 구현됐다. 퍽퍽하고 들어가는 칼질은 최신 기술을 도입한 게임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3D 게임이 시각적 이펙트를 강조하는 것과 비교된다. 자동사냥이 필수 시스템으로 자리하면서, 게임 소리의 비중이 하락한 것이 이유로 꼽힌다. 반면, ‘바람의나라: 연’은 전투의 단순함을 소리로 채웠다. 스페이스 바를 두드리던 타격감은 이렇게 모바일로 이어진 느낌이다.

원작보다 개선된 점은 파티 플레이의 편의성이다. ‘바람의나라: 연’은 필드와 던전 파티를 자동으로 개선하고, 이에 대한 확실한 보상을 제공한다. 필드에서 무작위 유저와 그룹(파티)을 맺으면 더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시간당 보상이 크게 오르는 셈이다. 이를 위해 그룹 퀵 매치를 제공한다. 비슷한 레벨대의 유저 최대 3명과 자동으로 그룹을 맺어지는 기능이다. 던전과 레이드는 자동매칭으로 강적을 상대할 동료와 만나게 된다.


■ 유저를 이어주는 소통 시스템

세로 모드 플레이 화면

실제로 모바일게임의 채팅 시스템은 구색 맞추기로 끝날 때가 있다. 반면 ‘바람의나라: 연’은 채팅 편의성을 위해 가로 모드를 지원한다. 마치 메신저 플랫폼처럼 다른 유저와 대화할 수 있어 편리하다. 그룹 사냥과 던전을 탐험하며 친구를 만들고, 함께 문파(길드) 활동을 하는 끈끈함을 재현하려는 시도로 풀이할 수 있다. 외부 커뮤니티 의존도가 높았던 소통을 게임 안으로 끌어오는 실험으로도 보인다.

비공개 테스트(CBT) 피드백을 바탕으로 개선된 UI(인터페이스)도 개선했다. 화면 왼쪽 창을 통해 임무(퀘스트), 전투 및 사냥터 정보 등을 선택해서 볼 수 있게 바꾼 것. ‘바람의나라: 연’은 임무가 일단락되면, 필드 사냥을 위주로 즐기게 된다. 이때 전투정보를 보며 스킬 투자를 고민할 수도 있고, 사냥터 정보를 보며 빠르게 도감을 채울 수도 있다.

CBT 버전은 자동사냥 시 스킬 단축창의 특정 페이지에 등록된 스킬만 썼다. 반면, 론칭 버전은 총 2개 페이지에 등록된 20개 스킬을 모두 사용한다. 소모성 아이템과 스킬창을 구분해 등록하던 번거로움이 사라진 것만으로 대단히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개인적으로는 패치를 통해 1~2페이지 정도를 더 추가해줬으면 한다. 모자란 것보다는 넉넉한 게 언제나 편하지 않던가.


■ 핵심 콘텐츠는 레이드! 초반부터 즐길 수 있었으면

레이드 입장 레벨이 50으로 높아졌다

‘바람의나라: 연’ CBT 플레이 당시 가장 흥미로웠던 콘텐츠는 레이드다. 협동 플레이와 발판을 피하는 재미, 적의 패턴을 공략하는 조작의 재미 등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시 레이드는 20레벨 콘텐츠로 책정돼 접근성이 높았다. 반면, 론칭 버전은 레이드가 최상위 콘텐츠로 분류돼 캐릭터를 50레벨까지 키워야 즐길 수 있게 문턱이 높아졌다.

CBT 버전 레이드 던전 메마른 숲의 권속 쉬움 난이도

물론, 레이드가 핵심 콘텐츠이자 엔드콘텐츠인 점은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바람의나라: 연’의 진정한 재미를 플레이 초반에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배려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본다. 이미 ‘바람의나라’를 즐긴 유저 뿐 아니라, ‘바람의나라: 연’으로 IP(지식재산권)을 접한 유저의 흥미를 높이기 위한 배려도 필요하다.

콘텐츠와는 별개로 시스템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 화면 확대 축소 기능, 퀘스트 진행 편의성, 레이드 콘텐츠 레벨 책정 등이다. ‘바람의나라: 연’은 옵션에서 화면이 표시되는 배율을 결정할 수 있다. 유저의 취향과 상황을 고려한 기능이지만 접근성이 떨어져 쉽게 바꾸기가 어렵다. 화면을 키우려면 메뉴-설정-게임 탭까지 세 단계를 걸쳐야 한다. 핀치 제스쳐(두 손가락을 넓히거나 좁히는 조작)로 조작을 단순화하면 활용도가 더 오를 듯하다. 이밖에 뚝뚝 끊기는 옛 스타일의 퀘스트 진행도, 부드럽게 연결되는 최신 스타일을 적용하는 게 더 깔끔해지지 않을까 제안해 본다.

 

■ 친숙함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바람의나라: 연’

‘바람의나라: 연’은 익숙한 친구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느낌을 받는 게임이다. 그래픽과 사운드는 원작을 즐겼던 추억을 떠오르게 하며, 퀘스트 방식의 진행과 각종 던전 플레이는 공략과 협동을 강조하는 최신 게임의 모습이 반영됐다. 신-구의 만남이 어색할 법도 하지만, 모난 부분을 찾기 어렵게 매끄럽게 마무리됐다.

친한 친구와 어울리는 푸근함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반대로 첫 만남인 유저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한방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첫날 몰려든 인파만으로도 충분한 흥행이 가능하겠지만, 또 하나의 신화를 쓰기 위한 개선의 여지는 분명 남아있다. 이제 시작된 또 하나의 ‘바람의나라’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가게 될지 지켜보자.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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