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미국 정부의 ‘위챗’ 금지령에 제동을 걸었다고 로이터와 인가젯 등의 외신이 보도했다. ‘위챗’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미국 정부 주장의 증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에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 사용과 ‘위챗’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위챗’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행정명령은 미국 시각으로 9월 2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위챗’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이 명령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한다”라며 미국 각 주의 법원에 소송을 걸었고, 워싱턴과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은 “위챗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라며 이용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에 의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위챗 금지령’은 미국에서 시행되지 못했다.

다수의 미국 기업들 역시 ‘위챗’ 금지령에 긴장했었다. 특히 애플과 디즈니는 이번 금지령이 자사의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었다. 중국인들의 생활에 필수적인 '위챗'을 탑재하지 못하면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량이 눈에 띄게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디즈니는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위챗 페이’와 거래를 하지 못하게 되면, 중국에 있는 디즈니랜드의 수입이 감소하게 된다.

이 판결이 나온 후, 미국 법무부는 샌프란시스코 법원에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며 판결을 번복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법원은 법무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법원은 “미국 정부의 명령이 필요 이상으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은 타당하다. 기존 판결을 번복할 이유가 없다”라고 전했다.

1심에서 패소한 미국 정부는 항소를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항소심 판결이 12월 이전에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즉, 이대로라면 연말까지는 미국 정부의 ‘위챗 금지령’이 시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11월에는 미국 대선이 있다. 만약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지 못할 경우에는, 새로운 정부에 의해 이 행정명령이 철회될 가능성도 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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