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엔터테인먼트(Hero Entertainment)가 지난 19일 중국에서 모바일 게임 ‘령계지흔’(중국명 ‘零界之痕’)을 출시했다. ‘령계지흔’은 한국에서 서비스 중인 PC 온라인 게임 '소울워커'를 소재로 개발된 모바일 액션 RPG다. 한국에서는 '소울워커 아카데미아'라는 이름으로 출시를 준비 중이다. 

'령계지흔'은 미소녀들이 등장하고 액션이 강조된 모바일 액션 RPG다. 이런 형태의 게임들 중에서 중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것은 바로 미호요의 ‘붕괴3rd’다. 그리고 지난 2019년 연말에도 이와 비슷한 분위기의 게임인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중국명 ‘战双帕弥什’)이 중국에 출시되어 나름 좋은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그리고 약 1년이 지나서 이와 비슷한 분위기의 신작인 ‘령계지흔’이 출시됐다. 중국에서 미소녀 액션 RPG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최신작인 ‘령계지흔’은 어땠는지 적어본다.

■ 매력적인 미소녀들과 정교한 액션의 만남

‘령계지흔’을 시작하면 4명의 미소녀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서 즐기게 된다. 각자 사용하는 무기도 다르고 전투 스타일도 다르니, 캐릭터가 소개되는 장면을 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캐릭터를 선택하면 된다. 가장 무난한 캐릭터는 검을 사용하는 '하루'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캐릭터는 전자 기타를 사용해서 공격하는 '스텔라'였다. 공격할 때 마다 음표가 출력되고 전자 기타 음성이 나오는 것이 꽤 재미있었다. 아직 열리지 않은 캐릭터 슬롯이 2개가 더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 캐릭터 2종이 추가될 예정인 듯하다.

초반에는 전반적인 조작과 회피기술을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조작과 액션은 ‘붕괴3rd’의 구조와 비슷하다. 타이밍에 맞게 회피를 하면 적이 잠시 멈추는 효과가 발동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이 타이밍에 시원하게 공격을 퍼부으면 강력한 피해를 줄 수 있다.

‘붕괴3rd’와 다른 점이라면, 각 캐릭터들이 기술을 더 다양하게 사용한다는 점이다. 기술도 대부분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기에, 전투에서 중요한 ‘화려한 기술을 사용하는 쾌감’은 확실했다. 전반적인 액션과 타격감도 꽤 괜찮았다. 순수하게 ‘액션’이라는 측면만 평가한다면 상당히 잘 만들어진 게임이다.

그리고 첫 번째 보스전을 마치면, 본격적으로 필드에 나와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방법을 하나씩 알려준다. 캐릭터 성장은 모바일 MMORPG의 구조와 비슷하다. 다양한 아이템을 장착하고, 각종 속성과 기술 레벨을 성장시켜 나가는 구조다. 그리고 A.R 카드를 장착하는 요소도 있다. 이 A.R 카드는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이 부분부터는 전반적으로 모바일 MMORPG와 비슷한 구조로 게임이 진행된다. 그리고 전투가 벌어질 때는, 위에서 언급한 전투 시스템으로 전환된다.

■ 다소 떨어지는 그래픽 품질, 그리고 이 게임만의 ‘특징’도 부족

앞서 언급했듯이 이 게임의 ‘액션’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나머지 부분들의 품질은 전반적으로 최근 중국에 출시되는 신작들과 비교하면 다소 부족하다. 

그래픽 품질의 경우, 1~2년 전이라면 이 정도만 되도 중국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출시되는 굵직한 게임들의 그래픽 품질을 고려하면, 이 정도의 그래픽 품질을 가지고는 중국 유저들에게 주목 받기 힘들다. 모바일 액션 게임이든, 모바일 MMORPG든 최근에 중국에 출시되는 신작들은 일단 그래픽 품질이 기존 게임들과 확실히 달라야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다. 

게다가 비슷한 유형의 게임인 ‘붕괴3rd’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기도 하다. 그리고 약 1년 전에 중국에 출시된 비슷한 게임인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과 비교해도 이렇다 할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 그래픽 품질이 기존 게임보다 더 좋아도 경쟁하기 힘든 상황인데, 그래픽 품질마저 기존 게임들에 비해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래픽 품질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 이 게임만의 ‘특징’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것도 아니다. 액션과 다소 암울한 세계관은 ‘붕괴3rd’과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과 비슷하다. 나머지 성장 요소들은 기존의 모바일 MMORPG들이 이미 선보인 구조를 그대로 답습했다. 유저가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는 요소도 이미 다른 게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령계지흔’은 그래픽 품질로 주목받기는 힘들고 별다른 특징도 없는, 다른 유명 게임들의 요소들을 적절하게 조합한 미소녀 액션 RPG다. 유저입장에서는 기존에 플레이하고 있던 비슷한 유형의 게임을 접고 이 게임으로 넘어갈 이유가 없어 보인다. 실제로 ‘령계지흔’은 중국 출시 이후에 중국 앱스토어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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