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학회는 28일 2021년도 학회장 신년 기자 간담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올해 게임계에서 이뤄질 상황에 대해 전망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학회장을 맡고 있는 위정현 교수의 발표로 이뤄졌다.

위 교수가 첫 번째로 제시한 이슈는 중국의 외자 판호 문제다. 작년 4년만에 민관의 노력으로 국내 게임이 판호를 받았지만,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 장관이 동시에 교체되면서 정책 일관성 유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두 부처의 신임 장관이 게임 산업의 중요성과 판호 발급에 대한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두 장관의 판호 해결 의지와 노력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판호에 의한 한국 게임 진입 금지가 WTO 협정 위반이라는 사실과, 한중 경제 및 문화 협력의 중대한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것을 우리 정부는 중국에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은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해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중국 게임 내용에 대한 심의를 강화하는 등의 규제가 필요히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게임과몰입 질병코드 도입의 재시도 움직임이다. 현재 총리실 산하 민관협의체에서 발주한 3개의 연구용역 결과가 3월말에 나오면, 다시 질병코드 추진 세력의 공세 재개 우려가 있는 만큼 신임 문체부 장관이 단호한 반대 의지를 밝힐 것을 요구했다.

96개 단체가 결집했던 공동대책위원회의 활동을 다시 전투 국면으로 전환해 본격적으로 재개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WHO의 신뢰도가 하락하고, 게임에 대한 국민적 이미지가 향상된 상황을 통해 국민적 설득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

다음으로 게임사의 사회적 공헌 촉구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게임산업은 최대의 수혜를 입었지만, 메이저 게임사들은 국민적 고통에 동참하는 모습이 부재했다고 지적했다. 작년 초 WHO 주도의 고통 분담 운동이 있었지만 국내 업체의 동참 노력이 미미했다는 것.

게다가 최근 이익공유제와 같은 고통분담 모델이 등장하면서 논리적 타당성을 떠나 국민적 지지가 형성된다면 수혜 업종을 중심으로 이익 공유 요구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 따라서 게임업계는 코로나19에 대한 국민적 고통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신속히 벌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으로 대형 게임사의 공격적 신규 IP 개발과 글로벌 진출 등 산업 경쟁력 향상 노력 촉구다. 최근 대형 게임사들은 공격적인 개발이나 글로벌 시장 진출보다는 엔터 산업 진출이나 부동산 매입 등을 쫓는 경향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는 과거의 재벌 기업에서 보인 무분별한 다각화의 양상인데, 이게 여러 게임사에서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은 격화되고 있지만 국내 메이저 게임사들은 신규 IP 개발이나 글로벌 시장 진출 의지가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메이저 게임사는 대형 정통 제조업 기업보다 더 보수적이고 현상유지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10년 후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는 없다고 보며 암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위 교수는 최근 텐센트가 한국 게임사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며 “텐센트는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가 키워준 회사다. 그런데 이런 회사가 한국 게임사를 산다며 한국이 기대감으로 들뜨는 것을 보면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 주요 게임사들이 텐센트에 흡수되는 건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발표를 마쳤다.

한편, 최근 게이머의 트럭 시위가 화두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게임사에서 소비자를 감당하는 조직이 과거처럼 열정과 애정이 없다. 또 게이머들이 회사에 가지는 기대감이 과거와 다르다. 그래서 헤비 유저들의 자신들의 공헌에 비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며 단체 행동에 나서고 있는건데, 예전에 비하면 굉장히 온건해진 것”이라며 “그에 비해 게임사는 소통의 의지가 적고, 이들을 귀찮은 존재로 인식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든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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