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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법 전부개정안 내용과 문제점 1) 국내대리인 조항, 실효성 확보해야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 전부개정안이 지난 2020년 12월 15일 국회에 발의됐다. 아직까지 전부개정이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게임법 입장에서는 꽤 의미 있는 작업이다. 이에 게임법 전부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문제점을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첫 번째 기사에서는 국내대리인 관련 조항과 이 조항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 국경이 없는 모바일 게임 산업과 일부 외국 업체의 물흐리기

일단, 게임법 전부개정안에 추가된 국내대리인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살펴보자. 게임법 전부개정안은 한국에 주소나 사업장이 없는 외국 게임 사업자에게 ‘게임 이용자 보호에 관한 업무’ 및 ‘광고에 관한 사항’을 대리하는 자를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전부개정안 제74조 제1항) 이 업무를 대리하는 자가 바로 ‘국내대리인’이다.

다만, 모든 외국 업체에 이 규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게임 이용자 수와 매출액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 업체에 적용된다. 아직 이와 관련된 대통령령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

전부 개정안에 이런 내용이 추가된 것은, 최근 몇 년간 한국에 사업장이 없는 외국 업체가 한국에서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다양한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한 표준약관이나 문화체육관광부가 만든 콘텐츠이용자 보호지침을 어기는 경우는 다반사였고, X.D. 글로벌 같은 중국 업체는 다수의 게임에서 전자상거래 관련 법률의 청약철회 조항을 대놓고 위반했다. 전자상거래 관련 법률에 따르면, 유저는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고 7일 이내에 사용하지 않은 게임 아이템을 청약철회할 수 있는데, X.D. 글로벌은 약관에서 '2일 이내'라고 규정한 것이다. 이는 청약철회 관련 법률을 명백하게 위반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업체들은 대부분 한국에 사업장을 두고 있지 않다 보니, 법률을 위반해도 처벌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한국 게임 업체들은 약관에 관한 법률이나 전자상거래 관련 법률을 위반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과징금 처분 등의 제재를 받는데, 외국 업체들은 이런 것에서 사실상 자유로운 것이다. 한국 게임 업체 입장에서는 ‘역차별’이라고 호소할 만도 하다.

국내대리인 제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로 게임법 전부 개정안에 새로 도입된 것이다. 국내대리인의 의무는 크게 두 가지다. 게임 이용자 보호와 관련된 업무와 광고에 대한 사항을 대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국내대리인이 게임 이용자 보호와 관련해서 게임법 조항을 위반하면, 외국 게임 사업자가 그 행위를 한 것으로 간주한다. (제74조 제4항) 이런 구조를 만들어 놓으면, 외국 업체가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한국 법률을 위반했을 때, 국내대리인에게 처벌을 가할 수가 있다.

 

■ 취지는 좋은 국내대리인 조항, 실효성 확보하는 것이 과제

국내대리인 조항의 주요 내용과 취지는 좋다. 이런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업계에서는 공감하고 있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외국 업체가 국내대리인 관련 조항을 무시하고 국내대리인을 아예 지정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 

물론, 게임법 전부개정안에는 '이 조항을 위반한 업체에 1천 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처벌 조항이 있긴 하다.(제92조) 하지만 외국에 있는 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다.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외국에 있는 업체에 한국 법률을 적용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도 제기될 것이다.  

이런 정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국내대리인 조항은 이른바 ‘상징적인’ 조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징적인 조항을 가지고 각종 꼼수를 부리는 외국 업체, 특히 몇몇 중국 업체를 제대로 규제할 수 있을까? 본 기자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물론 최대한 선의를 가지고 전망한다면, 이런 규정을 의식해서 한국 법률을 존중하는 외국 업체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상징적인 규정을 의식하고 한국에서 각종 법률과 규정을 존중하면서 사업을 전개할 업체였다면, 이런 규정이 없었어도 한국 법률을 존중했을 것이다. 그리고 온갖 꼼수를 부리면서 한국에서 이익만 취하는 몇몇 중국 업체들은 앞으로도 그렇게 행동할 것이라고 본다.

본 기자의 결론은, 지금 상태의 전부개정안으로는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 외국 업체들, 특히 중국 업체들이 야기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형사처벌까지는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할 필요는 있다.

현실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것은 플랫폼을 통한 제재다. 예를들면, 외국 업체가 국내대리인 규정을 지키지 않고 모바일 게임을 한국에 서비스하는 경우에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원스토어 등의 플랫폼 업체에 통보해서 해당 업체의 게임을 전부 내리라고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꼭 이런 내용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현실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제재인 ‘플랫폼을 통한 제재’를 게임법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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