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GTFO, 집중력과 협동심이 필요한 총싸움 게임

‘GTFO’는 지난 2019년 12월에 출시된 4인 협력 총싸움 게임이다. 현재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미리 해보기’ 단계로 판매되고 있다. ‘GTFO’는 공개 전부터 ‘4인 협력이 필수적인, 매우 어려운 게임’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어렵고 도전적인 상황을 4인의 협력으로 풀어가는 것을 좋아하는 유저들을 공략하는 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름 틈새 시장을 잘 개척한 것이다. 게임이 어렵다는 점 때문에 인터넷 게임 방송인들에게도 주목을 받았었다.

개발사는 스웨덴에 있는 10 챔버스 컬렉티브(10 Chambers Collective)다. 2015년 설립된 이 개발사에는 총싸움 게임 ‘페이데이2’와 ‘페이데이: 더 하이스트’를 개발했던 핵심 개발진이 다수 포진해 있다. 2020년에는 텐센트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101 챔버스 컬렉티브는 최근 ‘런다운005’라는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기자들과 개발자들이 함께 플레이하는 온라인 시연회를 진행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유형의 게임을 처음 즐겨봤다. 어땠는지 적어본다.

■ 극한의 집중력과 협동심이 필요한 생존 게임

‘GTFO’를 처음 해본 느낌은 어둡고, 어렵고, ‘모든 것을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최신 게임들이 어디로 이동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것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어두워서 바로 앞에 무엇이 있는지 보는 것이 힘든 경우도 많았고, 총알이 부족해서 적들에게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화면 밝기를 조절하는 옵션도 없다. 총에 부착된 조명을 키지 않으면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것도 ‘게임의 일부’라는 생각에서다. 애초에 어려운 상황과 부족한 자원을 주고, 4명의 유저가 최대한 협력해서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미션은 무작위로 생성된 맵에서 특정 물건을 찾고 탈출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는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다.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위치를 추적하고, 그 물건이 있는 방으로 가서도 곳곳을 수색해서 찾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적들을 만나게 된다. 총알과 장비는 항상 부족하기에, 교전도 신중하게 해야한다. 적에게 조심히 다가가서 근접 무기로 기습해서 죽이는 것으로 총알을 아끼고, 동선상 피할 수 있는 교전은 피해야 한다.

이런 점 때문에 4명이 모두 음성 채팅 기능을 사용하거나 디스코드에 접속해서 게임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적들의 위치에 따라서 필요한 장비를 미리 설치하고, 각자의 위치를 잡고, 어떤 방향으로 사격할 지를 미리 정하고, 교전 중에 위험해지면 어디로 후퇴할지도 모두 상의하고 교전을 시작해야 한다.

여기에 아군 사격이 가능하다는 점도 게임을 어렵게 만든다. 대부분의 총싸움 게임은 아군을 사격해도 피해를 받지 않게 되어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동료를 쏘면 피해가 간다. 실제로 정신 없는 교전에서는 아군 사격이 종종 발생한다.

이렇게 어렵고 집중력이 필요한 게임이기에, 미션은 한 번의 시도로 완료하는 것이 힘들다. 전멸한 후에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상의하고, ‘이번에는 이렇게 해보자’라는 작전을 짜서 다시 시도하고, 이것을 반복하다 보면 미션 하나를 완료할 수 있게 된다. MMORPG에서 최고 등급의 레이드에 계속 도전하는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본 기자도 개발자 2명과 함께 했지만, 첫 시도에서는 절반도 가지 못하고 전멸했다. 그 다음 시도에서는 나름 장비를 잘 활용해서 찾아야 하는 물건을 찾았고, 탈출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마지막 관문에서 적들이 꽤 많이 나왔고, 총알이 부족한 탓에 전멸했다.

두 번 연속 실패했지만, 좌절감이 밀려오진 않았다. 오히려 도전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한 번만 더 하면 완료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자신감이 들었다. 동료들과 함께 어려움을 해쳐나가는 과정에서 성취감이 느껴졌고, 집중력을 발휘해서 상황을 조금씩 극복해가는 재미가 확실했다.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는 게임이라서 2시간 정도 하니 조금 피곤해지긴 했지만, 나중에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시연회를 마친 후에, 이 게임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인기가 있는 이유를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개발자는 이 게임을 개발한 것에 대해서 “총싸움을 좋아하고, 4인이 협력해서 고난이도를 극복하는 것을 좋아하는 하드코어 유저들을 위한 게임이다. 이 게임은 우리가 그런 유저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연애 편지’ 같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리는 유저층이 확실하고, 그런 유저들이 확실하게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을 확실한 컨셉으로 개발한 것이다. 그 결과로, 이런 유형의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플레이할 이유가 없겠지만, 이런 유형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는 확실하게 먹힐 만한 게임이 나왔다.

추구하는 색깔과 재미가 확실한 ‘GTFO’. 이 게임은 아직 미리 해보기 단계다. 개발자는 정식 출시에 대해서 “아직 정확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전반적인 개발 진척도를 말하자면, 약 절반쯤 왔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확실하게 다듬고 출시하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색깔이 확실한 만큼, 경쟁작도 그렇게 많지는 않다. 4인 협력과 고난도 게임을 즐기는 총싸움 유저들을 위한 ‘연애 편지’가 잘 완성되길 바란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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