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밸런스 디자인은 훌륭항 콘텐츠만큼이나 중요하다. 경쟁 시스템을 갖춘 게임에서는 유저 피드백이 유독 많은 부분이기도 하다.

밸런스는 업데이트와 콘텐츠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예민한 시스템이자 콘텐츠다. 따라서 이를 결정하는 밸런스 디자이너는 다양한 변수를 관리하고, 데이터와 수치를 공정하게 분배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숙련된 디자이너는 물론 초보에게는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개발자를 위해 넥슨코리아에서 ‘AXE’ 프로젝트 조찬만 글로벌파트장은 11일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에서 사수 없이 독학으로 얻은 경험을 아낌없이 풀어놨다.

그는 넥슨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거친 전문가다. 시작은 시스템 엔지니어였다. 어느 날 장비 아이템을 디자인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클래스나 전투, 스킬에 대한 이해도, 대미지 공식, 아이템의 효율을 예측할 수 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경험이 없는 업무라 최대한 정보를 수집해 대응에 나섰다. 당연히 결과물은 문제가 많았다. 전투 테스트를 진행하며 흐름이 보였다. 업무에 한정된 영역을 토대로 작업을 진행하면, 게임의 다른 요소의 영향으로 문제점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조 파트장은 간단한 예시로 발생한 문제를 설명했다. 3개의 무기를 제작하고, 무작위 피해 발동과 체력 회복 등의 옵션을 부여했다. 일반적인 디자인의 형태를 그대로 따라간 것. 하지만 게임에 적용했을 때 문제가 커졌다. 회복 효과를 가진 아이템은 방어와 회복에 특화된 캐릭터의 편향 플레이를 유발했고, 확률 기반 아이템은 공격 속도가 빠른 캐릭터가 썼을 때 효율이 너무 좋았다. 디자인 의도와 다른 결과 나온 것은 물론, 게임의 밸런스까지 영향을 주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발동 조건에 대기시간(쿨타임)을 적용해 해결했다.

업무를 힘들게 하는 피드백은 대부분 추상적이고 주관적이었다. 따라서 상호작용 고려한 적절한 기준을 세워야 작업 효율이 오를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규칙이 마련됐다.

이어 밸런스의 기준과 관리하는 나름대로의 방법이 발표됐다. 먼저 밸런스의 기준은 전투의 호흡과 강함의 역치를 근간으로 작업을 추진한다고 한다. 전투가 적당한 시간에 맞춰져야 몰입도가 높아진다는 이유다. 반대로 아이템 교체와 같은 컨트롤에 따라 적정 전투 시간에 변화를 줄 필요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유저가 성장을 실감하고, 다음 목표를 수립할 수 있게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기준을 정할 때는 팀원의 종합적인 의견을 듣고, 새로운 콘텐츠에 맞춰 적정한 수준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모바일게임에서 일반 던전은 입장부터 완료까지 평균 2분, 파티 던전 혹은 레이드는 5분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식이다.

강함의 역치의 중요성과 디자인할 때 주의점도 소개했다. 가장 먼저 명중과 회피의 역치다. 대전과 액션게임은 유저 캐릭터의 능력치에 따라 공격이 성공하고 실패할 확률이 결정된다. 이때 사용되는 공식을 조정함으로써 전투의 시간과 육성에 대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대상에게 피해를 입혔을 때 발생하는 피격 모션을 사용해 경직의 역치 설계도 가능하다. 높은 레벨의 몬스터를 공격할 때 대미지에 가중치를 늘리고 줄이면 레벨 편차에 가중치를 일정 기준으로 도입하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최근 자주 쓰이는 절대수치 전투력을 기준 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역치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전투에 영향을 주는 콘텐츠의 이해도와 하이엔드 플레이의 이해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의해야 할 점으로는 밸런스 설계 규모를 감당할 수 없게 키우지 말라는 것이다. 작업량이 합연산이 아닌 곱연산으로 커질 수 있다는 이유다. 정밀하고 민감도가 크게 설정하면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아진다. 따라서 효용성과 디자이너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파악해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치는 다양한 요소와 능력치를 바탕으로 계산된다. 목표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잘 배분해서 관리해야 성장 수단들이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이를 결정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전투에 영향을 주는 각 영역의 데이터를 분산해 정리하고, 중요 역치 팩터를 기준으로 공격자와 방어자 시점의 시뮬레이터를 만들기를 추천했다. 특히 애매한 피드백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근거로 답변할 수 있게 돼 업무도 한결 편해질 것이라는 팁을 제시했다.

끝으로 조 파트장은 “밸런스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면 걱정과 설렘이 교차할 것이다. 작업을 진행할 때 공식 짜는데 매몰되거나 무의미한 작업을 반복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란 말로 강연을 마쳤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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