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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게임] 참신하고 다양한 시도는 무리수였다...‘딥 인새너티 어사일럼’

미디어 믹스 프로젝트란 하나의 지적 재산권(IP)을 활용해 만화나 소설, 애니메이션, 게임 등 여러 미디어 형태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에서는 주로 미디어 믹스라고 하지만, 국내나 해외에서는 원 소스 멀티 유즈(OSMU)로 표현하곤 한다.

그런데 최근, ‘파이널 판타지’와 ‘드래곤퀘스트’로 유명한 스퀘어에닉스도 미디어 믹스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4년간의 연구를 거쳐 탄생시킨 것이 바로 ‘딥 인새너티’라는 작품이다. 스퀘어에닉스는 ‘딥 인새너티’의 세계관을 활용해 만화책과 애니메이션, 게임을 만들어냈고, 최근 연이어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중 모바일과 PC 플랫폼을 통해 일본 지역에서 먼저 선보인 게임이 ‘딥 인새너티 : 어사일럼’이다. 게임의 개발사는 스퀘어에닉스, 그리고 과거 ‘수도고 배틀’ 시리즈와 ‘검호’ 시리즈를 만들었던 겐키다.

 

■ 5억 명을 혼수상태로 만든 질병을 해결하라....독특한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수집형 RPG

가까운 미래, 지구 전역에 알 수 없는 질병인 랜돌프 증후군이 만연해 감염자들은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남극에 출현한 거대 지하 세계인 ‘어사일럼’으로, 내부에서 발견된 것은 지상과는 다른 이형의 생물군과 미지의 풍부한 자원이었다.

이에 사람들은 랜돌프 증후군의 해결, 그리고 생물군의 유전자 정보와 지하 자원으로부터 막대한 부를 얻기 위해 생명을 건 모험을 떠난다는 것이 딥 인새너티 미디어 믹스 프로젝트의 기본 세계관이다.

이중 만화는 랜돌프 증후군에 의해 혼수상태에 빠진 감염자가 전 세계에 8천만 명을 돌파할 때의 시점을 다루고 있고, 애니메이션은 그 이후의 시점을, 그리고 게임은 애니메이션 이후 감염자가 전 세계에 5억 4천만 명에 도달했을 때의 시점을 다루고 있다. 

이 게임은 기억을 잃은 주인공인 우 이노미네타스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우는 중국어로 없을 무, 이노미네타스는 라틴어로 무명의 뜻이 있어 이름 자체가 무명씨임을 뜻하고 있다. 

그는 랜돌프 증후군의 원인 규명을 위한 조직인 ‘앤타티카 프론트’의 일원이 되어 남극 대륙에 있는 어사일럼을 조사하게 되는데, 랜돌프 증후군에 내성을 가진 능력자들, 통칭 ‘슬리퍼’들과 협력해가며 어사일럼을 조사하고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것으로 게임의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등장 인물에는 모치키 스미레, 벨라 루스타모와, 코바토 레이카 등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캐릭터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성우 역시 키노 히나, 히로세 유야, 누마쿠라 마나미, 토미타 미유, 코시미즈 아미, 혼도 카에데, 노구치 류리코 등 애니메이션에 기용된 유명 성우들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이 게임은 2D 일러스트로 구현된 캐릭터들의 대화, 그리고 풀 3D로 구현된 필드 및 전투로 구성됐다.

이 게임에서는 대화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양쪽에 배치된 캐릭터들이 가운데에 등장하는 말풍선 형식으로 대화를 하는데, 전투의 시작 전과 끝난 후까지 대화 장면이 꼼꼼하게 들어가 있다. 

널리 알려진 IP가 아닌, 이제 막 알려가는 미디어 믹스 세계관이기 때문에 이를 자세하게 알려주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대화가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일러스트는 훌륭한 편이며, 스토리에서 대화가 진행될 때 혼잣말이 따로 부각되고 할 수 있는 대답을 선택할 수도 있어서 모바일 게임이 아닌 패키지 게임이나 콘솔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대화 중에는 스토리에 등장하는 고유의 용어들이 등장하는데 이 부분은 붉은 색으로 표시된다. 그래서 만약 이해가 가지 않는 유저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대화창 위에 용어집 메뉴를 통해 고유 용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게임에는 메인 베이스인 탐사기지가 있고, 챕터로 나눠진 어사일럼을 탐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 챕터는 하나의 맵으로 만들어져 있고, 캐릭터를 직접 움직여 필드를 탐험하고 각 지역에 접근하면 전투가 이뤄지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는 특수 지역과 탐색 지역으로 나뉘는데, 주로 특수 지역에서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가 진행된다. 메인 퀘스트의 진행 정도에 따라 서브 퀘스트가 개방되며,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더 넓은 지역에 대한 조사가 가능해지고, 접근할 수 있는 특수 지역이 많아지게 된다.

전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슬리퍼의 캐릭터 수는 많지 않다. 대신 같은 캐릭터라도 속성과 레어도, 복장을 다르게 해서 캐릭터의 수를 늘렸다. 전투 스타일은 탱커와 어태커, 서포터 등 3가지를 가지고 있는데, 하나의 캐릭터는 하나의 스타일만은 그대로 유지한다. 

레어도는 R부터 SR, SSR, UR 등 4종류가 있으며 6종의 소재를 모아 강화하면 등급을 올릴 수 있고, 레어도도 성장을 통해 최고까지 올릴 수 있다.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수집형 RPG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만큼, 슬리퍼는 게임 내 재화인 백당석을 소모해 뽑을 수 있다. 

뽑기 연출은 평범한 편으로, 어사일럼에 도착한 헬리콥터에서 캐릭터가 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등장하는 슬리퍼의 배경 조명의 색깔에서 슬리퍼의 레어도가 표현되는 모습이었다. 

비교를 하자면 넥슨이 서비스 중인 모바일 게임 ‘카운터사이드’와 유사한데, 화려한 액션의 ‘카운터사이드’와 달리 풀 3D를 활용한 헬리콥터에서 캐릭터가 걸어나오니 상당히 비교가 되는 모양새다.


■ 적절한 스킬 운용이 승리의 열쇠...상대를 밀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전투에 참여할 파티는 최대 4명까지 구성할 수 있다. 메인 파티의 슬리퍼마다 지원 슬리퍼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메인 슬리퍼의 능력치가 증가한다. 그리고 특수 무기인 FIBE도 하나씩 장착할 수 있다.

자동 편성 기능이 있어서 버튼만 누르면 원하는 설정에 따라 최대의 전투력을 낼 수 있도록 파티를 짜주는데, 같은 이름의 다른 속성 슬리퍼는 파티나 지원 슬리퍼로 편성할 수 없다. 이를 허용하는 다른 게임과 달리 현실적인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전투는 모든 캐릭터가 동시에 공격을 하는 실시간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본 공격은 자동으로 진행되며, 적이 여러 명이 등장해도 특정 적에 대한 타겟팅은 되지 않는다. 각 배틀에는 제한 시간이 있어서, 시간 내에 적을 섬멸하지 않으면 패배하게 된다. 

이 게임에서 전투의 핵심은 스킬 운용이다. 각 스킬마다 필요한 포인트가 있고, 시간이 지날 때마다 채워지는 스킬 게이지를 소모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스킬 카드에는 일반 스킬과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FIBE 스킬, 스페셜 스킬이 있다. 성능에 따라 소모하는 스킬 포인트가 다르다. 그리고 스페셜 스킬에 보면 아이콘이 표시돼있는데, 공격과 회복, 방어, 버프와 디버프 등 어떤 효과가 나는지 표시되어 있다.

이 스킬들은 스킬 카드 형태로 화면에 배치되며, 소모하면 사라진다. 그리고 다른 카드로 채워지는데, 화면 한 쪽에 다음에 나올 카드를 미리 보여준다. 그래서 다음 카드의 상황을 파악해 어떤 스킬 카드를 먼저 쓸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짤 수 있다.

스킬 사용시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체인이 발생하고, 겹칠 때마다 스킬 효과 배율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스페셜 스킬 출현률이 상승하게 된다.

그리고 만약 전투 중 아군 한 명이 전투 불능 상태가 되면 배치되는 스킬 카드의 숫자도 감소한다. 즉, 전투 중인 파티 구성원의 숫자만큼 스킬 카드가 표시된다. 전투의 편의를 위해 배속 기능과 오토 기능도 지원해 스펙이 충분하다면 오토로 돌려도 된다.

눈에 띄는 색다른 점은 스테이지마다 상대 진영에 브레이크 라인, 아군 진영에는 DoT 라인이 있다는 것이다. 공격을 통해 상대를 그곳에 밀어넣게 되면 추가로 피해를 입게 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따라서 후열에 배치되어 있다면 해당 영역에 진입할 경우 계속 HP가 감소해 결국 전투 불능이 된다. ‘배틀그라운드’의 자기장과 같다고 보면 된다. 

적들은 스페셜 스킬로 밀어낼 수 있으며 스킬의 성능에 따라 적게는 1칸, 많게는 3칸까지 밀어낼 수 있다. 개발진은 이 배틀을 일본의 스포츠인 ‘스모’로 부른다고 한다. 적들을 브레이크 존에 전부 밀어넣으면 브레이크 스킬이 발동되어 화려한 액션과 강력한 공격을 보여준다.

전투의 상성은 3개의 속성이 서로 맞물리는 구조다. 슬리퍼와 적들 모두 각각 피지컬과 멘탈, 테크니컬 등 속성이 있고, 피지컬은 테크니컬에 약하고 테크니컬은 멘탈에 약하다. 그리고 멘탈은 피지컬에 약한 만큼 상대의 속성에 맞게 파티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리 및 불리 상황에서 공격력 추가 및 감소 수치는 25%다.

이러한 전투를 바탕으로 유저는 메인 콘텐츠인 메인 스토리와 메인에서 파생되는 서브 스토리를 중심으로 ‘딥 인새너티’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그 외에도 경험치나 유전자 등 재화를 모을 수 있는 마테리얼 영역, 다른 유저들과 파티의 강력함을 겨룰 수 있는 투기장인 아레나, 타워 등반 콘텐츠인 칼코사 타워, 보스만 상대하는 보스 배틀 콘텐츠인 대 위협훈련 타코 등이 준비되어 있다.

 

■ 색다른 시도가 불러온 무리수...미디어 믹스 게임이라면 더 투자했어야 했다

이처럼 ‘딥 인새너티 : 어사일럼’은 기존의 일본 모바일 게임에서는 하지 않았던 여러 모로 새로운 시도를 한 게임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다만,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서 단점이 눈에 보였다.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게임의 전반적인 진행 방법이다. 단순 수집형 RPG가 아니라 스퀘어에닉스가 잘 하던 JRPG의 게임성을 구현하려는 의도였는지, 여러 부분에서 캐릭터를 직접 조작해서 그 위치까지 이동시켜야 임무 수행이 가능했다.

예를 들어 이 게임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려면, 맵에서 캐릭터를 직접 컨트롤해서 해당 지역까지 간 다음 목적 지역 건물 근처까지 가서 활성화를 시킨 뒤 건물을 선택, 퀘스트 종류 창이 뜨면 해당 퀘스트를 선택하고 개요를 본 뒤 전투를 벌일 파티를 최종 확인하고 전투에 들어간다.

퀘스트 메뉴를 눌러 해당 퀘스트를 찾아 캠프로 이동시킬 수도 있지만, 게임 메뉴의 움직임이 느리고 단계가 여러 개이다 보니 오히려 달려가는 게 빠른 적이 많았다.

그리고 게임 중간마다 베이스 캠프 혹은 특수 지역이 나오는데, 떨어진 아이템을 습득할 수 있는 베이스 캠프에서는 직접 캐릭터를 움직여 캠프를 뒤져야 했다. 그리고 어떤 맵에서는 진짜 JRPG처럼, 맵에 있는 적에게 직접 다가가 접촉한 뒤 전투 화면으로 바뀌는 부분도 있었다. 

기존의 모바일 게임과는 다른 시도를 한다는 것 자체는 높이 살 수 있지만, 그것이 게임 플레이에 지장을 가져온다면 시도하느니만 못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게임 진행의 흐름을 여러 번 끊어놓는다고 할까?

그래픽 부분도 아쉽다. 캐릭터의 경우 일러스트와 풀 3D 그래픽이 깔끔하고 좋은 퀄리티를 보이는 것과 달리, 전투의 이펙트 그래픽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폴리곤으로 구현한 도트 그래픽이라고 할까?

칼을 휘두를 때의 효과나 총을 쏠 때 퍼지는 효과를 보면 마치 가루가 흩날리는 것처럼 보인다. 차별화를 위해 일부러 했다기엔 너무나 조악하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폴리곤도 상당히 적게 쓴 느낌이어서 원형 이펙트가 원형이 아니라 다각형으로 보일 정도다. 

성우의 활용도가 낮은 것도 아쉽다. 유명 성우들을 기용했지만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대사를 읽는 경우가 없었고, 추임새 정도만 넣어져 있다. 대사량이 꽤 많아서일지도 모르겠지만, 기왕 시작한 미디어 믹스 프로젝트라면 더 투자해야 하지 않았나 싶다.

‘딥 인새너티’는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미디어 믹스 프로젝트다. 아포칼립스의 세계관에 각 캐릭터의 개성이 상당히 잘 드러나 있는 게임으로 일본 시장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게임 자체는 여러 가지로 불편한 UI와 UX, 생소한 세계관을 담고 있고, 특히 빠른 콘텐츠 소모의 성향을 보이는 국내 유저들에게는 이 게임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아주 답답하게 느껴질 것이다. 

따라서 국내의 서브컬쳐 성향의 수집형 RPG 유저들을 타겟으로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고 해도, 새로운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접하고 싶은 유저 외에는 오래 붙잡기 힘든 게임으로 보인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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