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최근 들어 블록체인과 NFT(대체 불가능 토큰), 이른바 쌀먹 게임으로 알려진 P2E(Play to Earn) 게임이 화제가 되고 있다. 

‘미르4’의 글로벌 흥행을 기록 중인 위메이드를 필두로 컴투스 그룹을 비롯해 넷마블, NHN, 조이시티, 네오위즈, 액션스퀘어, 엔씨소프트, 데브시스터즈, 웹젠 등 여러 유명 게임 업체들이 관련 게임을 출시하거나 출시를 준비 혹은 고려하고 있고, 특히 중소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법적으로는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게임산업진흥에 관련 법률 제 32조 1항 7조에 따라 게임을 이용해 얻은 가상화폐는 환전이 불가능하다. 사행성 우려 때문이다. 이것이 가능한 게임은 등급분류 허가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파이브스타즈’나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 등 국내에 출시된 게임은 등급분류 취소 처분을 받아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 틈을 노려 ‘더 마르스’, ‘닌자 키우기’ 등 새로운 게임들이 속속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이 게임이 서비스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해외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P2E 게임이 활성화됐고, 최근에는 대형 게임사를 비롯해 피터 몰리뉴나 윌 라이트 등 네임드 개발자들도 뛰어들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사행성이다. 그리고 그 우려는 과거 2004년 벌어진 ‘바다이야기’ 사태로부터 기인한다. ‘바다이야기’는 평화로운 바다 속을 누비는 게임의 탈을 쓴 명백한 확률형 슬롯머신 도박 게임이다. 

그래서 자신의 돈을 넣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구조여서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매달렸고, 현금을 직접 얻을 수 없기에 상품권이 악용되면서 아케이드 업장에서 티켓을 활용한 건전한 게임들까지 피해를 입는 등 아케이드를 비롯해 게임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은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위에서 언급된 법이 제정됐고, 현재의 게임위가 출범했다.

그런데, 등장하고 있는 P2E 게임은 자신의 재화를 투자하고 확률에 의해 얻어 일확천금을 노리는 게 아니라,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며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얻는 부가적인 요소다. 기여자에 대한 공정한 보상인 것이다.

그리고 게임에서 획득한 재화 혹은 미션 달성을 통해 얻은 재화를 교환 과정을 거쳐 현금화를 시키는 구조다. 얻는 과정과 이를 교환하는 과정이 투명하다. 게임 플레이 자체도 무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코인의 가치에 따라 유저가 버는 돈의 규모도 달라지는데, 사용량과 수급량에 따라 그 가치가 변한다. 그리고 그 규모는 우려와 달리 적은 편이다.

예를 들어 ‘미르4’의 핵심 재화인 흑철을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한 달 내내 생산해도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약 4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디지털 재화가 현실 시장에 나오는 것 자체를 사행성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가상자산사업자는 금융당국의 심사를 받아 통과해 사실상 법의 테두리에 놨으면서, 이를 얻을 수 있는 게임은 불법으로 서비스될 수 없는 것은 아이러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허용은 하되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하며 최소한의 가이드 라인을 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바다이야기’ 사태가 일어난 지 벌써 10년이 지나고 있다. 이미 강산은 한 번 변했고 다시 한 번 변하고 있다. 우리가 멈춘 사이 세계는 앞서나가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게임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우선 게임위가 ‘바다이야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유연한 생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한 첫걸음이 아닐까.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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