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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든어택’ 기획팀장의 조언, “게임을 사랑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기획자가 되길”

‘서든어택’은 지난 2005년 8월에 출시되어 현재까지 16년째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는 장수 FPS 게임 중 하나다. 비슷한 시기에 ‘크로스파이어’, ‘스페셜포스’, ‘아바’ 등 경쟁 게임이 있었지만, 현재 기준으론 국내에선 서비스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이후 ‘블랙스쿼드’, ‘본투파이어’, ‘배터리 온라인’ 등은 물론 유명 IP를 활용한 ‘솔저 오브 포춘 온라인’, ‘배틀필드 온라인’ 등 ‘서든어택’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다양한 게임이 나왔지만 원활한 서비스가 이어지지 못했고, 대부분 서비스를 접었다. 반면, ‘서든어택’은 PC방 순위에서 한때 106주 연속 1위 기록을 유지했고, 지금도 2위를 마크하고 있다. 

넥슨지티의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서든어택’의 매출이 2019년 147억 원, 2020년 235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393억 원으로 점점 증가세에 있다. 따라서 지금의 ‘서든어택’ 정도의 성과를 국내에서 거두는 PC 온라인 FPS 게임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이렇게 이른바 역주행을 하고 있는 ‘서든어택’ 개발실의 김태현 기획팀장은 올해로 게임 업계 18년 차를 맞은 베테랑 기획자다. 첫 직장은 여행사였지만, 학창 시절부터 게임을 정말 많이 즐겼고, 게임 할 때의 즐거움을 넘어 개발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 게임 회사에 입사했다고 한다.

넥슨지티 '서든어택' 개발실 김태현 기획팀장

그렇게 2004년부터 11년간 캐주얼 액션 게임과 FPS 게임의 개발에 참여했는데, 20대에 인생 게임으로 ‘서든어택’을 즐기던 열혈 유저였던 만큼 좋은 기회가 닿아 지난 2015년 넥슨지티에 입사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6년 간 ‘서든어택’의 기획 업무를 맡고 있다.

그렇다면, 기획팀장으로서 ‘서든어택’이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할까? 이에 대해 그는 “‘서든어택’은 FPS 본연의 재미인 쏘고 맞히는 것에 충실한 게임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 지점에 바로 타격이 이루어지는 빠른 반응성이 특징”이라고 꼽았다.

‘서든어택’이 가지고 있는 직관적이고 빠른 게임성 자체가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에, 다양한 FPS 게임들이 가진 특유의 매력에 뒤지지 않는 재미가 있고, 이런 부분들이 여전히 ‘서든어택’ 유저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서든어택’은 PC방에서 많이 즐기는 게임으로 꼽히고 있다. 과거에는 장기간 1위를 할 만큼 독보적인 인기를 누렸고, 지금은 오래 즐기는 메인 게임보다는 중간중간 가볍게 즐기는 서브 게임으로서의 포지셔닝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인 팀 전투 기반 FPS다 보니, 함께 즐기는 유저들이 꾸준하게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서든어택’은 새로운 재미를 선보이기 위해 신규 모드 개발에 많은 역량을 투입하고, 이러한 서비스 전략이 잘 작동하며 2010년대 중반까지 ‘서든어택’의 위치를 굳건하게 지켜주었다고 김 팀장은 밝혔다.

 

■ 경쟁작의 등장에 추락 시작한 ‘서든어택’을 살린 건 ‘서든패스’였다

출시 이후 국내 한정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서든어택’이었지만, 한때 부침도 있었다. 바로 다양한 신작 때문이다. 지난 2016년, 블리자드의 ‘오버워치’가 출시되면서 근 10년간 유지하고 있던 국내 FPS 게임의 왕좌 자리를 빼앗긴 것. 여기에 ‘배틀그라운드’도 출시되면서 유저들에게 다양한 선택지가 생겼고, 텃밭이던 PC방에서 ‘서든어택’의 순위는 점점 떨어졌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 팀장은 “새로운 슈팅 게임들이 시장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기존 전략이 주효한 것인지 의문을 갖게 됐다. 이에 게임이 가지는 재미의 본질에 집중하면서 게임 환경을 개선해 보자는 취지로 서비스 전략의 방향을 내부로 다시 돌리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 과정에서 ‘서든어택’이 장기간 고수해왔던 호스트 서버 환경을 데디케이트 환경으로 변경했고, 폭파미션이라는 ‘서든어택’ 고유의 재미를 더 빠르고 재미있게 하기 위해 경쟁 시스템인 랭크전을 새로 도입했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기반 개선을 바탕으로 게임 로비 화면 개편 및 패스 시스템 도입 등 새로운 UX(유저 경험)와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했고, 그 과정들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왔다고 생각한다고 그는 밝혔다.

실제로, ‘서든어택’이 다시 부활하게 된 데는 서든패스의 공이 상당히 크다. 서든패스는 3개월을 주기로 1년에 4개의 시즌이 진행되며, 각 시즌마다 시즌 콘텐츠를 플레이하면서 레벨업을 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획득하는 시스템이다.

매 시즌마다 시즌 테마가 적용된 새로운 캐릭터와 무기들이 등장하고,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새로운 보상을 획득하고 이용할 수 있다는 경험과 목표를 제공하는 것이 패스의 핵심이라고 김 팀장은 설명했다.

초기에는 패스를 이용하면서 리워드를 획득해야 한다는 부담이 존재했지만, 플레이가 가미된 확정형 보상을 제공하는 패스 시스템의 도입에 유저들이 긍정적 평가를 내릴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시스템을 구현하는 한편, 패스 보상의 매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거쳤다고 한다.

그리고 실무를 하는 입장에서 매 시즌마다 매력을 끌어 올리기 위한 치열한 고민을 하는 부담은 있지만, 감사하게도 유저들이 서든패스 제공 보상이나, 챌린지패스/로얄패스 등 확장 시스템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줘서 좋은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물론 시즌패스 개념은 다른 게임에서도 많이 적용된 비즈니스 모델이다. 당연히 차별화가 우선이었을 텐데, 개발진의 고민은 패스 자체의 차별화보다는 서든어택에 맞는 시스템의 구현에 더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유저들이 게임을 그대로 즐기면서도 패스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취지에서 ‘서든어택’의 메인 콘텐츠와 퀘스트가 연결됐고, 이를 토대로 패스 시스템이 구성됐다. 또 게임을 즐기면서 꼭 필요한 아이템이나 재화들을 시즌마다 매력적으로 구성하는 부분이 주효했다고 김 팀장은 언급했다.

경쟁 게임의 유저들이 상당수 복귀하는 타이밍인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서든패스가 자리를 잡으면서, 장기간 ‘서든어택’에 부재했던 목표성이 다시 자리를 잡게 됐고, 자연스레 일일 접속자나 동시 접속자 등 다양한 지표들에서 성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 년 전 ‘서든어택’의 PC방 점유율이 3% 안팎 대까지 떨어졌었는데, 올해 초에는 9%대까지 올랐고, 최근에는 8%대를 유지하고 있다. 

 

■ 서든패스로 잊혀졌던 시놉시스가 살아났다

사실, ‘서든어택’에는 서비스 시작 당시부터 게임 세계관의 모티브가 되었던 시놉시스가 존재했다. 2010년 경 내전 중인 아프리카의 국가인 탄지리로 공화국에서 발견된 대규모 유전 지대를 놓고 잔호크 중령이 이끄는 특수부대인 사일런트 폭스, 그리고 강대국의 특수부대인 서든어택이 투입되는 것이 주요 스토리다.

이 시놉시스가 출시 초반에는 로딩 중 맵의 배경 설명이나 주요 등장인물의 유료 캐릭터 판매 등으로 적극 활용됐지만, 언제부턴가 쓰이지 않게 되어 자연스레 잊혀져갔다. 그리고 그 캐릭터들의 자리는 유명 연예인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김 팀장도 “그간 세계관을 크게 신경 쓰지 못했었다. 항상 이에 대한 생각과 고민이 있었지만, 독립적으로 진행되는 업데이트에 스토리나 세계관을 이어가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며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서든패스가 도입되면서 정기적으로 시즌과 패스가 운영되는 환경이 만들어졌고, 제작하는 캐릭터들에게 시놉시스를 기반으로 한 생동감과 스토리를 부여하는 한편, 게임 내에 서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시즌을 구성하는 취지에서 시즌 캐릭터를 추가하는 운영을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스토리와 시즌 캐릭터 제작 및 구성에 대해 김 팀장은 “시즌 스토리 라인을 기본적으로 연간 기준으로 러프하게 잡고, 매 시즌 스토리에 부합하는 콘셉트와 무기들을 선정한다. 이 과정에서 무기와 캐릭터가 시즌 스토리 내에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콘셉트들을 고안하고, 그 중에서 유저들이 선호할 수 있는 테마들을 좁혀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시즌 캐릭터와 이들을 구성하는 전반적인 스토리가 유저들에게 잘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러한 포인트들도 꾸준히 고민하면서 콘셉트를 개발하고 캐릭터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시즌의 이야기를 조금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는데, 2차 콘텐츠까지 당장 바라보고 있진 않지만, 현재 시즌을 조금 더 탄탄히 운영하고 보강하면서 이후 스텝으로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게 김 팀장의 생각이다.

그리고 하나의 시즌이 3개월 주기인 만큼 매 시즌마다 무기와 캐릭터를 추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시즌 간격이 약 3개월 텀이라고 하면 사실상 빈틈 없이 매 시즌을 준비하는 스케줄이고, 모든 조직에서 타이트하게 고민과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서든패스의 향후 로드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022년에도 패스를 중심으로 한 시즌 운영은 계속될 예정이고, 매 시즌마다 크고 작은 변경 사항들을 담을 예정이라고 한다.

우선 2022년 시즌1에는 챌린지 패스에서 종료되던 패스 시스템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도록 시스템적 개선을 담아 선보일 예정이고, 이후 시즌에도 시스템이나 보상 기획 측면에서의 다양한 변경 사항들을 펼쳐 놓고 검토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서든패스와 시즌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더 밀도 있게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 “생각을 정리하는, 게임을 사랑하는 기획자 되라” 조언

이미 서비스 중인 게임에 합류해서 오랜 기간 반복적인 업무를 하다 보면, 기획 업무에 패턴이 생겨 자칫 무뎌질 수 있다. 그리고 ‘서든어택’ 프로젝트를 하면서 이전에 했던 프로젝트와 다르게 기획적으로 변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서든어택’이 과거와 달리 워낙 타이트한 업데이트를 하는 프로젝트다 보니, 기획 단계에서 구체적이고 오류가 없게 설계되어야 일정 내에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다. 그래서 단순히 기획적 고민에 그치지 않고, 다른 직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문이나 허들들을 최대한 함께 고민하며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오래 하나의 라이브 프로젝트에 있다 보면, 완전히 새로운 신작 개발에 대한 욕심도 나기 마련이다. 게임 개발자라면 분명 존재할 텐데, 그는 당장은 손사래를 쳤다.

그는 “신작에 대한 욕심보다는 ‘서든어택’ 유저들이 좀 더 만족스러운 재미와 경험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최우선이다. 당분간은 ‘서든어택’의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생각 뿐”이라며 “먼 미래에는 모바일 FPS 게임을 기획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며 FPS 장르에 애정을 드러냈다.

그리고 좋은 게임 기획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때야 하는 지 묻자 그는 ‘생각을 잘 정리해 나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머리 속에만 있는 생각은 실제로 구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을 꺼내어 잘 다듬고 동료들과 공감대를 만들어 구현해 나가는 방법에 대해 깊이 있게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여기에 더해 이 과정에 필요한 수학적 혹은 통계적 요소들을 가까이하고 경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게임 기획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게임을 기획하는 사람은 게임을 정말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흔히 하는 말처럼 게임을 재미로 하는 것과 업으로 삼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는데, 다양한 어려움과 허들을 뛰어넘을 정도로 게임을 사랑하는 것이 핵심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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