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 기어는 게임 유저를 타겟으로 하는 한정된 제품이다. 하지만 우수한 스펙과 높은 가격으로 전 세계 하드웨어 생산 업체들은 게임 유저들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인 삼성전자는 고성능 게이밍 기어 브랜드로서 오디세이를 내세우고 있다. 그동안 노트북을 비롯해 PC와 관련 기기로 확장해나갔다. 이중 모니터는 오디세이 G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시장에서 선을 보이고 있다.

오디세이 G 시리즈는 지난 2020년 처음 등장했다. 그만큼 시장 진입은 늦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게임 유저를 아우르기 위해 하이엔드급 라인업인 G9부터 G7, G5를 거쳐 보급형 라인업인 G3까지 선택의 폭을 넓혔다. 

그런데 최근, 2년 전 선보였던 오디세이 G 시리즈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킨 제품들을 차근차근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중보급형 라인업인 G5 시리즈 중 27인치급 QHD 커브드 게이밍 모니터로 가성비까지 갖춘 S27AG550를 선보였다.

제품은 모니터 본체와 지지대, 스탠드, 전원 어댑터와 케이블, DP 케이블, 설명서 등으로 구성돼있다. 조립도 아주 쉬워서 스탠드의 경우 손으로 돌릴 수 있는 나사로 손쉽게 고정할 수 있고 모니터와의 결합은 밀어넣기만 하면 완료된다.

스탠드를 제외한 본체 크기는 가로 614mm에 세로 382mm, 두께는 9.7mm, 무게는 총 4.5kg로 27인치급 제품치고는 작고 가벼운 편이다. 

조립된 모습을 보자. 정면의 모습을 보면 커브드 모니터 특유의 휘어짐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더해 제품의 양쪽 아래 부분에는 살짝 튀어나온 모습이 보이는데, 그 안에는 구멍이 뚫려있어서 에어로 다이나믹의 스타일이 적용되어 미래 지향적인 느낌이 많이 반영된 모습이다. 

뒷면에서는 중앙에 위치한 원형 부분을 중심으로 밖으로 뻗어나가는 듯한 문양이 새겨져 있고, 왼쪽에는 오디세이 로고가 새겨져 있다. 벽걸이 혹은 모니터암의 활용을 위해 중앙에 마련된 베사홀의 규격은 75 X 75다.

Y자 모양의 스탠드 부분에는 돌출형 고리가 있어서 연결선을 한데 모아 깔끔하게 아래로 내릴 수 있도록 했고, 제품 중앙 부분의 아랫쪽에는 상태 표시 LED와 스틱 형태의 버튼이 있다. 이를 통해 상하좌우 및 누름 조작을 통해 전원 및 메뉴 작동과 설정을 할 수 있다.

이 스탠드와 본체의 접점을 통해 모니터를 상하로 조절할 수 있는 틸트 기능을 제공한다. 아래로는 8도, 위로는 20도까지 조절할 수 있는데, 좌우로 조절하는 스위블과 화면을 회전시키는 피벗 기능은 제공되지 않는다.

패널과 제품 겉면의 두께는 아주 얇아서 베젤이 거의 없는 제로베젤의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 화면은 주위에 있는 섀시 부분을 제외하고 출력되기 때문에 실제로 보여지는 전체 베젤의 두께는 9mm로 측정됐다. 그리고 패널의 하단 부분은 21mm로 측정됐다.

커브드 모니터란 화면이 평면이 아니라 구부러진 모니터를 말한다. 사람의 눈이 원형인 만큼, 평면 모니터의 경우 화면을 바라볼 때 정면과 측면의 거리가 다르기 때문에 정면과 측면을 볼 때마다 눈의 움직임과 초점 변경 등으로 눈이 쉬 피로해진다. 

하지만 커브드 모니터는 화면이 곡선인 만큼 정면과 측면의 거리 차이를 최대한 줄여준다. 그래서 눈의 움직임과 피로도가 덜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리고 커브드 모니터에는 곡률(R)이라고 하는 수치가 반영되는데, 바로 구부러진 모양을 원으로 그렸을 때 나오는 반지름의 크기다. 따라서 숫자가 작은 만큼 더 구부러졌다는 뜻이 된다.

2014년에 처음 나온 커브드의 곡률이 4,000R이었고 다음 해인 2015년에 나온 제품이 3,000R, 그리고 다음 해인 2016년에 1,800R, 2019년에 1,500R 제품이 등장하며 커브드 곡률을 줄이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20년에 드디어 화면 곡률이 1,000R 까지 감소한 제품이 등장했고, 아직도 이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소개하는 S27AG550 제품 역시 1,000R 곡률이 반영된 제품이다. 그래서 다른 제품 대비 몰입감이 뛰어나다.

실제로 제품을 위에서 보면, 아름답게 휘어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커브드 제품인 만큼 제품의 전체 두께는 다소 두꺼운 편이다.

사실, 디자인 면에서는 지난 2020년에 처음 공개한 오디세이 G5 27인치 제품과 완전히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오디세이 G5만의 전-후면 디자인과 로고 위치, 곡률, 스탠드의 고리 등 기존의 특징이 그대로 남아있다.

하지만 디자인과 달리 스펙은 강화됐다. 먼저 패널부터 보면, 16:9 비율의 2,560 X 1,440 QHD 해상도를 갖추고 최대 1,670만 색의 컬러 표현이 가능한 3서브 픽셀 RGB 방식의 VA 패널이 탑재되어 있다. 

기본 밝기는 300cd이며 기본 명암비 2,500:1, 응답속도는 MPRT 기준 1ms, 상하좌우 시야각은 178도, 그리고 최대 주사율은 HDMI의 경우 144Hz, DP의 경우 165Hz까지 지원한다. 패널 표면에는 논 글레어 코팅 처리가 되어있어서 빛 반사를 상당히 줄였다.

연결 포트는 왼쪽으로부터 3.5파이 오디오 포트, 2.0 버전 HDMI 포트, 1.4 버전 DP 포트, 버전 업그레이드를 위한 USB 포트, 그리고 전원 포트 등이 있다.

지난 2020년 출시된 이전 모델이 기본 밝기가 250cd였고, 최대 주사율이 144Hz, DP 포트가 1.2 버전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기본 성능이 좀 더 향상된 셈이다.

실제로 패널의 성능을 확인한 결과 색상의 표현이 우수했고 넓은 시야각도 확실한 모습이었다. 또한 텍스트의 표현도 깔끔했으며 최대 165Hz의 프레임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었다.

이러한 성능에 기반해 다양한 기능들도 탑재되어 있다. 프레임이 끊기는 티어링 현상을 막아주는 AMD 프리싱크 프리미엄과 화면의 깜박임 현상을 막아주는 플리커프리가 적용돼있다. 참고로 엔비디아의 지싱크는 호환 기능을 활성화시킬 순 있다.

블루라이트를 감소시키는 기능은 ‘눈 보호 기능’이라는 이름으로 탑재됐다. 여러 단계까지 지원하진 않지만 기능을 켰을 때 청색광의 강도를 낮추고 전반적으로 색의 차이를 낮춤으로써 눈을 좀 더 편안하게 해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의 사진에서 상단이 기능을 껐을 때, 아래가 켰을 때다.

어두운 부분만 더 잘 표현시켜주는 블랙 이퀄라이저 기능도 탑재됐다. 수치는 1부터 20까지 조절할 수 있으며 수치가 낮을수록 어두운 부분이 밝아지고, 높을수록 더 어두워진다. 수치가 낮아지면 어두운 부분이 잘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화면이 뿌옇게 보일 수 있는 만큼, 숨은 적을 찾는 특수한 상황에서만 낮추는 것을 권한다.

화면 모드에서는 게임의 장르에 맞게 화면의 세팅값을 미리 준비해놨다. 이 장르에는 FPS / RTS / RPG / AOS 및 영화가 있고, 명암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동영상 명암 조정’이라는 설정도 마련됐다.

높은 프레임과 빠른 반응속도에 가장 어울리는 게임 장르가 FPS인 만큼 조준점 표시 기능도 물론 탑재됐다. 조준점은 빨간색-파란색-흰색 등 3가지 색에 2가지 종류 등 총 6종을 지원한다. 

무엇보다 이 제품은 다른 제품과 달리 조준점 위치를 직접 지정할 수도 있다. 게임별로 최대한 화면의 정 가운데로 조준점을 세팅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미세하게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 게임에 대응하기 위한 기능으로, 아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제품에서 에픽게임즈의 슈팅 게임인 ‘포트나이트’를 실행해봤다. 기존의 60Hz 대비 2.75배나 더 많이 장면을 표시하는 165Hz를 지원하는 만큼 165프레임을 모두 출력해주기 때문에 빠른 화면 움직임에서도 끊기지 않고 모든 움직임을 표현해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조준점 기능을 켰을 때 기본값으로 정확히 가운데를 보여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만약 게임 내 조준점, 혹은 실제 느낌에서 탄착점에 차이가 난다면 조준점 이동을 통해 변경하면 된다.

명암의 표현도를 높여 색 재현도를 높여주는 기술인 HDR(High Dynamic Range) 기술의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HDR10을 지원해서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밝은 곳은 더 밝게 보여주며 눈으로 보는 실제 풍경과 흡사하게 명암을 표현한다.

실제로 펄어비스의 PC MMORPG ‘검은사막’을 구동시켜봤다. 165Hz를 지원하는 만큼 캐릭터의 액션이 부드럽게 잘 표현됐고, 게임 내 울트라 모드로 표현력을 극대화해도 깔끔하면서 화사한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HDR를 끄고 켰을 때의 차이가 명확히 드러났다. 그 차이는 어두운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위의 사진에서 캐릭터 오른쪽의 풀더미가 HDR을 껐을 때(위)는 어두운 부분이 잘 안 보이지만, HDR을 켜면(아래)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던 일부 풀의 모습이 눈에 띈다. 또한 오른쪽의 나무 문도 좀 더 잘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기능을 컨트롤할 수 있는 OSD(On Screen Display)는 미래 지향적인 슈퍼아레나 UX가 강화되어 탑재됐다. 이전 모델에서는 폰트가 다소 조잡했고, 특히 상단 부분에 수치 표치 부분에서 인터페이스와 다소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 제품에서는 보다 인식률이 높은 폰트를 적용했고, 상단 인터페이스의 폰트 변경 및 크기 확대를 통해 눈에 더 잘 들어오도록 했다.

참고로 메뉴에는 음량 조절이 가능하도록 나와 있는데, 이 제품에 스피커는 탑재되어 있지 않아서 무용지물인 메뉴다. 오디세이의 모든 라인업에 동일한 UX를 탑재했기 때문인데, 조금만 더 신경썼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오디세이 G5 S27AG550 제품은 거의 유일하게 1,000R 곡률을 자랑하는 커브드 패널에 165Hz의 주사율, 1ms의 빠른 응답속도, DP 포트 1.4 지원 등 중보급형 스펙의 게이밍 모니터가 갖출 것은 다 갖춘 게이밍 모니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기존 모델에 비해 성능은 더 업그레이드됐으면서 가격은 기존 모델 대비 비슷한 만큼 소비자에게는 더 만족스러운 가격과 스펙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특유의 A/S까지 생각한다면 이 제품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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