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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명 즐긴 ‘던전앤파이터’ 16년 역사...모바일로 차세대 K-게임 될까

네오플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 중인 PC 액션 RPG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가 모바일 플랫폼에서 새로운 신화에 도전한다. 네오플의 액션 개발 노하우를 집약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이 오는 3월 24일 출시를 예고하며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원작인 ‘던파’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16년간 어떤 역사를 썼을까?


■ 누적 이용자 8억 5천만 명...누적 매출은 21조 원

3D 그래픽을 활용한 온라인 RPG가 큰 인기를 끌던 2005년 8월, 2D 도트 그래픽과 횡스크롤 진행 방식을 전면에 내세운 ‘던파’가 등장한다. 과거 오락실에서 즐기던 아케이드 게임의 조작 방식을 온라인에서 구현, 개발 모토인 ‘액션 쾌감’을 내세우며 다양한 콤보 액션이 가능한 손맛을 핵심으로 내세웠다.

그 결과 입소문을 타며 출시 후 1년 만에 회원 수 100만 명, 동시 접속자 수 5만 명을 기록하고 2007년엔 누적 회원 500만 명, 동시 접속자 수 15만 명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고 성장세를 이어갔다. 

2008년 중국에 진출한 ‘던파’는 서비스 한 달 만에 중국 온라인게임 1위에 올랐다. 2009년 말에는 국산 게임 중 최초로 한-중-일본 3개국 동시 접속자 수 200만 명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유저 의견을 적극 반영한 대형 업데이트는 장기 흥행의 원동력이 됐다. 2012년에 신규 캐릭터 여귀검사 효과로 PC방 점유율 순위가 상승하고, 2013년 대전이(大轉移)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신규 콘텐츠를 잇달아 도입해 이용자가 크게 몰렸다. 유저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콘텐츠는 안톤 레이드가 꼽힌다. 최대 20명이 모여 난이도 높은 던전을 공략하는 ‘던파’ 최초의 레이드다.

현재 ‘던파’는 글로벌 누적 유저 수가 8억 5천만 명에 달하는 거대한 팬덤을 구축하며 액션 장르의 독보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PC방 통계서비스 ‘더 로그’에 따르면 2016년 8월부터 2021년 현재까지 PC방 액션 장르 1위를 기록하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특히, ‘던파’가 기록한 누적 매출은 180억 달러(한화 약 21조 원)로, SF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인 '스타워즈'의 모든 시리즈의 극장 수입을 합친 것보다 수십억 달러가 더 많은 것이다.


■ 게임한류 원조, 중국 동시 접속자 500만 명 기록, 수출 10억불탑 수상

최근 넷플릭스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BTS, ‘기생충’ 등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에 대한 인기가 뜨겁다. 하지만 드라마나 영화보다 더 이른 시기에 게임은 한류의 원조로써 자리매김했었다.

규모 면에서도 압도적이다. 지난해 7월 한국 콘텐츠진흥원에서 공개한 ‘2019년 기준 콘텐츠산업조사(콘텐츠산업 통계 조사)’에 따르면 영화, 음악, 방송, 출판 등 전체 콘텐츠 시장 중 게임은 12.3%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음악과 영화 산업이 각각 5.4%, 5.1% 비중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큰 규모다.

특히 2000년대 후반에 한국 온라인게임은 중국 시장에서 한때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중국 정부의 외국 게임 규제와 중국산 게임의 추격으로 인해 점유율이 40%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짝퉁(산자이)' 게임이 득세하면서 한국 게임 입지가 극도로 위축됐다. 하지만 네오플을 필두로 국내 게임사는 중국 업체보다 앞선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중국 시장 회복에 나섰다. 당시 ‘던파’는 중국에서 게임 한류 열풍을 이끈 가장 대표적인 국산 IP로 중국 동시접속자 수 500만 명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게다가 네오플은 2016년 중국 유통사인 텐센트와 계약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계약 기간을 무려 10년으로 체결하며 업계를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텐센트가 ‘던파’의 잠재력을 믿고 기꺼이 장기 계약을 품은 것이다. 

지난 2018년에는 유의미한 글로벌 성과에 힘입어 제55회 무역의 날 수출 10억불탑 정부포상을 받기도 했다. 2015년 제주도로 이전한 이후 제주 지역 수출액(약 10억 달러) 가운데 43%를 차지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 지금도 F2P 게임 최고매출 10대 게임...던파 페스티벌부터 던파걸도 눈길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PC F2P(Free to play, 부분유료화) 게임 매출은 안정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 중 2020년 F2P 최고 매출 순위에서 텐센트의 모바일게임 ‘왕자영요’와 ’화평정영’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고,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가 3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모바일 게임 비중이 커지는 와중에서도 ‘던파’는 대한민국 게임으로 유일하게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여전히 그 위상을 높이고 있다. 

매출 뿐만 아니라 마케팅에서도 눈에 띄었다. 네오플은 지난 2007년 12월 국내 게임 중 가장 큰 규모의 오프라인 행사인 '던파 페스티벌'을 열었다. 별도의 초대장 없이 선착순으로 진행된 첫 행사에 3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고, 티켓 판매 직후 단 5초 만에 5,000석이 모두 매진됐다. 

던파 페스티벌은 매년 유저끼리 컨트롤 대전을 펼치는 e스포츠 대회를 선보이거나 대형 업데이트 정보를 최초로 소개하며 이용자 호응을 이끌어냈다. 윤명진 디렉터는 "매년 열리는 던파 페스티벌에서 열정적으로 호응하는 유저들을 보면 감동할 수밖에 없다"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게임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영광'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던파’는 통념을 깨는 이색 광고로도 성과를 냈다. 2014년 1월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CF는 유저들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적에게 둘러싸인 아이유가 난데없이 신봉선으로 변신해 칼을 휘두르는 장면은 충격과 함께 웃음을 자아냈다. 아이유와 신봉선이 닮은꼴 연예인으로 자주 언급된 점을 착안해 과감히 둘을 동반 출연시킨 것이었다. 

지난해 ‘던파’에서 공개한 ‘출동! 아라드 레인저!’ 광고도 유튜브 조회 수가 한 달 만에 500만 회를 넘기며 각종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과거 유행했던 특촬물 콘셉트의 이 광고는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히어로들이 광고 제안을 받아 광고를 제작하기까지 과정을 담았다.

홍보모델인 ‘던파걸’도 이용자 소통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이유는 지난 2009년 던파걸로 게이머들을 처음 만났다. 당시만 해도 노래 잘하는 소녀로 알려진 아이유는 던파걸 활동 이후 '3단고음'을 터뜨리며 대세로 떠올랐다. 

던파걸에는 아이유 외에도 달샤벳과 걸스데이 등을 홍보모델로 기용하며 아이돌 스타의 등용문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또 3대 던파걸인 서유리가 과장된 리액션으로 기술을 소개하며 ‘이름하야~열파참!’이라고 말한 영상은 아직까지도 유저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서유리는 로즈나비라는 예명으로 ‘던파라디오’ DJ를 2년 동안 맡았다.


■ 네오플, 국내 게임 개발사 최초 영업이익 1조 원 돌파...복지도 만점

2008년 넥슨은 ‘던파’ 개발사인 네오플을 당시로서는 거금이라고 할 수 있는 3,800억 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흥행에 힘입어 네오플은 한국 게임사 중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으며 거금 이상의 투자 성과를 거둔 셈이 됐다. 

지난 2017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네오플은 매출 1조 1,495억 원, 영업이익 1조 63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92.53%다. 이후에도 1조 2,156억 원(2018년), 1조 367억 원(2019년)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던파’의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2003년 넥슨코리아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이정헌 대표가 2010년 네오플 조종실장을 역임하며 ‘던파’의 마케팅 업무를 총괄하고, 강대현 COO가 2012년 ‘던파’ 디렉터로 활동하는 등 현재 넥슨을 이끄는 주요 경영진이 ‘던파’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 성과에 맞게 네오플은 업계 최고 수준의 복지 제도를 운용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직원들의 주거 고민 해소를 위해 기혼 직원에 32평(105㎡), 미혼 직원에 27평(89㎡) 규모의 아파트를 사택으로 제공한다. 다른 거주지를 원하면 사택에 상응하는 주거비를 지원한다. 

어린이집 ‘도토리소풍’ 제주원도 네오플이 자랑하는 복지 중 하나다. 실내 700평, 실외 1,200평에 달하는 이 어린이집은 수도권과 달리 전 직원의 자녀를 모두 수용할 수 있다. 3년마다 리프레시 휴가와 휴가비를 주고, 서핑-낚시-골프 등을 즐길 수 있는 동호회 활동비도 지원한다.


■ 윤명진 총괄 디렉터가 이끄는 ‘던파 모바일’···3월 24일 국내 시장 출격

이처럼 넥슨과 네오플의 최고 흥행 IP 중 하나가 된 ‘던파’를 기반으로 한 ‘던파 모바일’이 오는 3월 24일 국내에 출시한다. ‘던파 모바일’은 빠르고 호쾌한 원작 고유의 액션성을 모바일 플랫폼에 담아냈다. 각 던전을 돌며 몬스터를 공략하는 전투와 유저 간 대전(PvP)도 수동 전투를 기반으로 한다. 수동 전투의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조작 방식에도 공을 들였다.

윤명진 총괄 디렉터는 “좋은 게임을 만들어 모험가들과 오랜 기간 함께하고 싶은 만큼 손맛을 위해 30번 이상 조이스틱을 개선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며 “여러 돌발 상황에서도 플레이가 끊기지 않고 다시 연결돼 이어 할 수 있도록 클라이언트 최적화에 힘썼다”고 강조했다.

넥슨은 지난해 두 차례의 사내 테스트를 통해 ‘던파 모바일’의 게임성과 시장 경쟁력을 파악했다. 정식 서비스에 앞서 유저의 잠재된 요구를 파악해 선제적으로 사업에 반영하기 위한 취지다. 참가자들은 캐릭터 성장 및 피로도 시스템의 만족도부터 전투 스킬 조작, 이탈하고 싶었던 순간, UI(User Interface)까지 게임 전반에 대한 사용자 경험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결과는 고무적이다. 테스트 종료 후 임직원들은 “네오플 개발팀 진심으로 응원한다”, “게임의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다”, “수동 전투 기반의 액션성을 제대로 구현했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테스트 기간 높은 참여율과 호응에 힘입어 이례적으로 테스트 일정도 연장했다.

사내 테스트의 엄격한 게임성 시험을 거쳐 곧바로 유저 테스트에 나섰다. 작년 12월 20일 6시간 동안 한정적으로 열린 게릴라 테스트는 서버 오픈 직후 수십만 명의 사용자가 동시에 몰리면서 30분 가까이 대기열이 발생했다.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수동 전투, 2D 도트 그래픽, 편리한 스킬 사용, 주점난투 등에 공통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유저명 ‘웅*브’는 “연속적인 스킬 사용을 돕는 콤보 시스템과 매우 섬세한 옵션 조정이 가능한 가상패드가 인상적이었다”며 “엘븐가드, 로리엔, 비명굴 같은 원작 콘텐츠는 물론 격투가 등 새롭게 디자인된 오리지널 캐릭터를 체험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개발력 강화를 위해 넥슨은 지난 2020년 제주도에 본사를 둔 자회사 네오플의 던파 모바일 개발팀을 서울 역삼동 사무실로 이전하며 유관부처 간 협업을 강화했다. 게임 기획, 프로그래밍, 그래픽, 기술 지원,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직군의 인재를 영입하면서 개발에 속도를 냈다. 

현재 인력은 250여 명으로, 300명까지 규모를 늘리고 있다. 원작인 특히 ‘던파’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윤명진 디렉터가 모바일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며 액션 게임 개발 노하우를 신작에 반영하고 있는 만큼, 흥행 가능성도 높다.

자동 전투 시스템은 구현되지 않은 대신 소탕이나 패스와 같은 콘텐츠가 반복 사냥을 대신하도록 디자인됐으며, 손맛을 높이고, 조작 피로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PC 버전도 준비 중인 만큼 ‘던파’를 새로 즐기려는 유저들이 모바일에서 다 함께 새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BM(사업모델) 구조는 원작과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온라인 버전에 등장했던 월정액(아라드 패스), 특판 패키지, 이달의 아이템 등으로 꾸며진다. 특히 게임의 수명을 갉아먹는 BM은 지양한다고 강조한 만큼 세부적인 BM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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