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1분기에 ‘탈러시아’와 여러 악재로 인해 가입자 수가 20만 명 감소했다. 가입자 수가 감소한 것은 11년 만에 처음이다. 여기에 2분기에는 가입자 수가 200만 명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자 넷플릭스 주가는 장마감 후 거래에서 무려 25% 하락했다.

넷플릭스가 2022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78억 6,800만 달러,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한 15억 9,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실적 자체는 무난했지만, 가입자 수는 감소했다. 1분기에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20만 명이 감소했다. 미국 증권가에서는 넷플릭스가 1분기에 270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예상이 크게 빗나간 것이다.

가입자 수가 감소한 요인은 다양하다. 가장 큰 원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러시아의 침공 직후에 다수의 미국 기업들은 러시아와 거래를 끊었다. 넷플릭스도 마찬가지였다. 덕분에 러시아 가입자 약 70만 명이 한 번에 빠져나갔다. 여기에 디즈니와 애플도 이 산업에 뛰어드는 등 전 세계 OTT 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넷플릭스가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신규 가입자 수의 상승세가 정체되고 있다. 가입자들이 지인과 계정을 공유하는 것도 성장에 걸림돌이 됐다. 북미 시장에서만 계정을 공유하는 가구가 3천 만에 이른다고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롯한 다양한 원인으로 물가가 오르는 것도 넷플릭스에겐 악재다. 각종 원자재와 원유가 오르며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는 자연스럽게 위축된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결제를 중단하는 것은 넷플릭스 같은 서비스다. 그렇다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함부로 구독료를 올릴 수도 없다. 이렇게 넷플릭스처럼 물가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힘든 업종은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 큰 타격을 받게 된다.

게다가 코로나19가 거의 종료되고 있는 단계라서 사람들이 밖으로 더 나오게 되는 것도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악재다. 이런 다양한 악재가 1분기에 한 번에 몰려온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넷플릭스가 내놓은 2분기 전망은 그야말로 처참하다. 넷플릭스는 2분기에 가입자 수가 약 200만 명 감소하고 순이익은 1분기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넷플릭스는 “코로나19의 영향이 감소하고,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하면서 넷플릭스 성장률에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렇게 실적과 전망이 모두 악화되자, 넷플릭스 주가는 폭락했다. 장 마감 후 거래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348달러에서 260달러로 무려 25% 하락했고, 장전 거래에서는 255달러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2021년 3분기에는 ‘오징어 게임’의 대성공으로 주가가 700달러까지 갔었는데, 약 반년 만에 무려 64% 하락한 것이다.

상황이 좋지 않지만, 넷플릭스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방법은 딱히 없어 보인다. 넷플릭스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게임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게임으로 인해 구독자 수가 증가하거나, 기존 구독자의 이탈을 막을 수 있는 수준도 아니다. 오히려 게임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올 수도 있다. 넷플릭스가 이런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