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4일, 티빙이 KT의 시즌을 품으면서 웨이브를 제치고 국내 최대 OTT 업체가 됐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의 월 사용자수는 티빙이 401만명, 시즌이 157만명을 기록했다. 합병을 통해 월 사용자수를 단순 합산한다면 558만명으로, 웨이브의 423만명을 뛰어 넘는 수치다. 컨텐츠면에서도 최근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 KT의 오리지널 컨텐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품게 됐고, 지난 6월에는 티빙과 파라마운트 플러스 간에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해외 컨텐츠 부분도 강화됐다.

하지만, 이번 합병으로 국내 최대 OTT라는 수식어는 얻었을지언정 해외 OTT와 비교하면 컨텐츠와 서비스면에서 아직 부족한 모습이 많다. 월 사용자수의 경우 티빙과 시즌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가 있을 수 있고, 월마다 갱신하는 OTT의 특성상 사용자 수가 다음달에 그대로 유지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 무엇보다 합병으로 인해 이론적인 월 사용자수와 컨텐츠의 숫자가 늘어나 몸집은 불렸지만, 화질과 음질 등 컨텐츠의 내실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외출을 자제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OTT 가입자수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에 따라 집에서 큰 TV를 이용해 OTT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덩달아 TV와 같은 디스플레이 가전의 수요도 급증했다. 하지만, 국내 OTT는 큰 TV 보다는 모바일과 태블릿에 특화된 퀄리티의 화질로 컨텐츠를 송출하여 화질과 음질에서 해외 OTT와 비교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국내 OTT인 웨이브, 티빙의 경우 지원하는 4K 컨텐츠의 숫자는 해외 OTT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HDR, 돌비 비전 등의 컨텐츠도 마찬가지다. 4K 영상의 경우 해외 OTT와 비교해 떨어지는 비트레이트를 지원해 같은 영상물을 시청해도 육안으로 떨어지는 화질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흔히 말하는 깍두기 현상이라는 노이즈 상황은 그래서 발생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해상도와 프레임이 높아짐에 따라 비트레이트도 높아져야 하지만, FHD(1080P) 해상도의 비트레이트에 4K UHD(2160P) 컨텐츠를 억지로 우겨 넣어 송출하는데 좋은 화질로 컨텐츠를 감상하기는 힘들다. 음질 또한 티빙과 웨이브 모두 돌비 애트모스는커녕 5.1 채널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다. 2채널이 대부분으로서 단지 들리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수준이다. 결국 눈으로 보여지는 화질과 귀로 들리는 음질 부분에서 해외 OTT와 비교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서비스 해지라는 수순으로 이어진다.

웨이브와 티빙의 요금제를 살펴보면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으로 4K 전용 요금제가 준비되어 있으며, 금액도 월 13,900원으로 서로 동일하다. 하지만 4K 컨텐츠가 적고, 존재하는 4K 컨텐츠도 비트레이트의 문제로 인해 제대로 된 화면을 송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연 4K 요금제에 대한 금액을 받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묻고 싶다. 높은 망 사용료와 해외 판권료 등의 변명을 늘어놓고 싶다면, 현재 송출되는 영상의 퀄리티에 맞춰 요금제 또한 그에 걸맞은 금액을 책정하는 것이 먼저다.

티빙(좌)과 웨이브(우)의 프리미엄 요금제

장용권 칼럼니스트  mir3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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