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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악재 계속되는 인텔, 바닥을 딛고 다시 올라올 방법은?
  • 안병도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8.0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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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현상을 분석할 때 흔히 많이 지적하는 현상이 있다. 거대한 규모인 국가경제 등에서 정책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이나 금리 조절, 세제 혜택 등은 분명 효과가 나오지만, 마치 질량에서 유래되는 가속도나 관성처럼 효과는 몇 개월, 심하면 몇 년 뒤에나 나타난다. 

어떨 때는 시행된 직후에 상황이 더 나빠지기도 한다. 그럴 때는 마치 그 정책 자체가 상황을 악화시킨 것처럼 보이지만 그게 아니다. 이전부터 계속된 잘못된 상황이 정점을 향해 치달리는 시간이 충분히 있어야, 그것이 바닥을 찍고는 새로운 정책의 효과를 보게 되는 것이다.

최근 인텔이 연이어 터지는 악재를 맞아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경쟁사보다 우월했던 기술과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믿고는 연구개발 예산을 줄이고, 성능 향상보다는 모바일 칩과 경쟁하려는 기술만 키우고, 주주들에게 배당 등을 늘리는 데 열중했던 지난 경영진의 실수가 종합적인 나쁜 효과를 주면서 가속해가는 것이다.

인텔은 올해 2분기 매출이 20% 이상 감소하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냈다 경기침체로 PC와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인텔은 하반기 업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며 연매출 목표를 14조 원 이상 낮췄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는 경제활동이 급격하게 둔화한 게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하면서, 10년 동안 본 적이 없는 수준의 재고 조정을 맞아 지금이 바닥이라 생각하고 반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의 평가도 매우 좋지 않다. AMD는 7월 말에 주가가 3% 상승하면서 시가총액 1,530억 달러를 기록했고, 인텔은 주가가 9% 가까이 떨어지면서 시가총액이 1,48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역사상 처음으로 AMD가 인텔 주가를 추월한 결과가 나왔다. 일단 단기적으로 볼 때 인텔이 AMD보다 매출이나 순이익 면에서 더 나아질 거라 보지 않는다는 투자자들의 냉정한 평가일 수 있다.

필자는 이전에 컬럼을 통해 위기의 인텔 상황을 말하면서 차분하게 투자하며 힘을 기르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두에 말했듯이 지금 바닥으로 내려가는 상황은 이전에 저지른 경영전략의 실패에서 비롯된 가속도 같은 것이기에 당분간은 계속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에 의기소침해서 핵심 역량에 투자를 줄인다거나, 섣불리 사업축소를 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쇠락을 맞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인텔의 악재는 지금 전방위적이다. 인텔 제온 사파이어 래피드 프로세서는 한 번 더 지연될 예정이다. 500여개 이상의 보안 취약점 및 버그가 존재하여 12번의 스테핑 개선 작업으로 해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야심차게 발표한 인텔 아크 그래픽 칩셋은 3월에 노트북용, 6월에 데스크톱PC용 첫 출시 이후 진전이 없다. 아크 5, 7 그래픽카드를 오는 9월 말까지 출하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고 있다. 발표된 제품의 성능은 시장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암호화폐 채굴 기능은 처음부터 지원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인텔 내부에서 아크 그래픽 칩셋을 담당하는 AXG(가속 컴퓨팅 시스템 및 그래픽) 그룹은 지난 2분기 5억 7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때문에 인텔이 그래픽칩셋 사업을 접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인텔은 채용을 늦추고 설비투자를 줄이고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는 등 긴축 경영에 들어갔다. 올해 설비 투자액을 40억 달러 감액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 오하이오주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한 200억 달러 투자는 연기하지 않겠다는 발표가 있다.

인텔이 현재 맞고 있는 상황이 정말로 바닥일까? 아닐 수도 있다. 흔히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다는 말처럼 한동안은 더욱 내려갈 수도 있다. 그동안 약화된 연구개발과 제품 역량이 충분히 올라와서 실적을 만들 때까지의 더욱 혹독한 상황을 만들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올라올 힘을 착실히 만드는 것이다. 당장 맞고 있는 고통은 그동안의 안일함에서 온 결과일 뿐인데, 이것을 딛고 올라가기 위한 것은 꾸준한 기술개발과 투자 밖에는 없다. 경쟁력에 도움이 안되는 투자는 줄여야겠지만 핵심역량 투자는 오히려 늘려야 한다. 그래야 결국은 팻 겔싱어가 말한 대로 인텔이 겪는 지금 상황이 바닥이 되어 그것을 찍고 종합적인 역량이 상승하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인텔의 독주 시기는 최악이었다. 마찬가지로 인텔이 여기서 무너지는 것도 절대로 바람직하지 않다. AMD와 인텔, 그 밖에 애플, 엔비디아 등이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서 기술을 개발해서 더 좋은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내놓는 치열한 경쟁 상황이 가장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바닥을 치고 있는 인텔이 어서 이 시기를 견디고 상승세를 맞길 바란다.

출처: 인텔

안병도 칼럼니스트  press@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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