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부분 동원령을 선포한 직후에 러시아 게임 업체들이 자사 직원들을 해외로 출국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러시아 매체 ‘콤메르산트’(kommersant)가 보도했다. 몇몇 업체는 전세기를 동원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예비군 중에서 약 30만 명을 전쟁터로 보내기 위한 부분 동원령을 선포했다. 이에 동원될 가능성이 높은 러시아 남성들은 해외로 도피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 게임 업체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어느 나라든 게임 업체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젊고 남성의 비중이 높다. 러시아 게임 업체 입장에서는 남성 직원들이 모두 동원되면, 해당 업체의 업무는 사실상 마비가 된다.

러시아에 소재한 게임 업체로는 mail.ru, Playrix, Gaijin Entertainment, PlayKot, Herocraft, ZeptoLab, TAPCLAP, Azur Games, Pixonic, Nival, 101XP 등이 있다. 시장 조사 업체 뉴주의 2018년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게임 시장 규모는 17억 달러로 전 세계에서 11위다. 2012년부터 인터넷 보급율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게임 시장이 꾸준하게 성장해왔기에, 현지에 다양한 게임 업체가 있다.

러시아 매체 ‘콤메르산트’(kommersant)의 기사에 따르면, 이런 게임 업체들은 부분 동원령이 선포된 직후부터 자사 직원들을 러시아에서 탈출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제보에 따르면, 한 게임 업체는 약 100명의 남성 직원과 그들의 가족을 함께 대피시키기 위해 전세기를 동원했다고 하며, 이런 업체가 다수 있다고 한다. 다만, 러시아 정부가 해외 출국을 엄격하게 통제하기 시작했기에, 이런 시도가 얼마나 성공했는지는 알기 힘들다.

해외 출국이 실패했다면, 유일한 대안은 징집 유예다. 러시아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고등교육을 받은 IT 및 통신 관련 근로자는 '우선 징집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러시아 게임 업체들은 일제히 자사 직원들을 이 ‘특별 리스트’에 올리기 위해 신청하고 있다. 하지만 ‘콤메르산트’의 기사에 따르면, 러시아 IT 인력의 대부분은 관련 고등 교육을 받지 않은 채로 IT 산업에서 근무하고 있기에 이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적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탈출이나 징집 유예를 모두 하지 못한 러시아 게임 개발자는 매우 큰 위험에 처하게 된다. 러시아 게임 업체의 한 관계자는 “스튜디오에서 근무하는 70%의 직원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지역에서 사업을 하다가 중단했던 몇몇 외국 게임 업체들은 러시아를 탈출한 개발자들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몇몇 게임 업체가 러시아에서 완전히 철수했고, 그 중에서는 러시아인 채용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업체들도 지금은 러시아인의 탈출을 돕는다는 이유로 다시 러시아인을 고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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