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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저 평가 극적으로 바꾼 넷마블 ‘페그오’ 운영

넷마블이 한국에 서비스하는 ‘페이트/그랜드 오더’가 21일 한국 서비스 5주년을 맞이했다. 이 게임은 지난 2021년 1월에 한국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유저들의 트럭 시위가 시작됐었는데, 2022년에는 한국 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완전히 달라졌다. 덕분에 지난 9월에는 유저들에게 응원의 마음이 담긴 커피 트럭을 받았다. 불과 1년 만에 유저들의 평가가 극적으로 달라진 사례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지난 2021년 1월, ‘페이트/그랜드 오더’ 한국판에서는 큰 논란이 발생했다. 한국판에서 진행됐던 스타트 대시 캠페인이 갑자기 중단됐고, 이를 납득하지 못한 유저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한 것이다. 이에 ‘페이트/그랜드 오더’ 한국판 운영진과 넷마블 관계자들은 수 차례 사과문을 올렸지만, 유저들의 반발은 수그러지지 않았고 오히려 넷마블에 대한 여론이 더 악화됐다. 결국 이 사건을 계기로 한국판 서비스에 대해서 지금까지 누적된 불만이 한꺼번에 터졌다. 그리고 유저들은 ‘트럭 시위’라는 방법을 고안해내며, 넷마블과 ‘페이트/그랜드 오더’ 한국판에 대한 불만을 성토하기에 이른다.

지금 돌아보면, 이 ‘트럭 시위’는 한국 게임 업계에서 벌어진 나름 역사적인 사건이다. 기존에는 유저들이 특정 게시판 등을 통해 하소연을 하거나 성토를 하긴 했어도, 그것이 오프라인 집단 행동으로 이어지진 않았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유저들이 ‘트럭 시위’라는 방법으로 오프라인에서 게임 업체를 통해 항의했다. 유저들이 게임 업체에 불만을 표시하는 방법으로,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될 수 있고, 상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처음으로 나온 것이다. 참고로 이 ‘트럭 시위’는 이후에 다른 게임으로도 퍼져나갔다.

한국 게임 업계에서 최초로 ‘트럭 시위’를 마주한 넷마블은, 한국 유저들의 민심을 돌리기 위해 노력했다. 우선, ‘페이트/그랜드 오더’ 한국판 운영을 담당하는 본부장을 교체했고, 한국 서비스를 위한 인력을 충원했다. 많은 지적을 받았던 오역과 오타에 대해서는 오류를 최소화 하기 위해 작업 과정을 개선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조치가 이어졌다. 2021년 2월에는 연간 업데이트 로드맵을 공개하고, 3월에는 온라인 공식 방송을 시작하는 등 한국 서비스를 위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공개된 관련 콘텐츠가 있으면, 자막 번역을 해서 한국 유저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넷마블은 한국 서비스의 부족했던 점들을 다양한 측면에서 하나씩 개선하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으로, 2021년 11월에 한국판 4주년을 맞이했을 때는 유저들의 평가가 꽤 달라졌다. 유저들 사이에서는 ‘일단 연말까지 지켜보자’라는 말이 많았었는데, 실제로도 연말까지 노력하는 모습이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지난 2022년 9월, ‘페이트/그랜드 오더’ 한국판 유저들은 넷마블에게 응원과 격려의 취지로 ‘커피 트럭’을 보냈다. 한국 게임 업계에서 최초로 ‘트럭 시위’를 받은 게임이, 1년 8개월 만에 ‘커피 트럭’을 받은 것이다. 

지난 15일에는 한국판 5주년을 기념하는 공식 방송과 사업팀 인터뷰가 진행됐다. 현장을 찾은 유저들은 대부분 우호적이었고, 넷마블이 한국판을 지금처럼 계속 서비스해주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했다. 한 유저는 행사 마지막에 소감을 말하면서 울먹거리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정말 극적인 변화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넷마블이 무슨 ‘마법 같은 해결책’을 들고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넷마블이 한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타와 오역을 줄이기 위해 작업 과정을 개선하고, 유저들에게 업데이트 로드맵을 공개하고, 일본 현지에서 공개된 콘텐츠를 번역해서 선보이고,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캠페인에는 추가 설명을 붙여주는 것이었다. 하나 하나를 살펴보면, 유저들의 평가를 극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활동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한국 운영진이 유저들을 위해 이런 방향으로 ‘계속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런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기에, 한국 유저들의 ‘민심’도 극적으로 바뀐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결국 유저들이 바라는 것도 그렇게 ‘극적인’ 것은 아니다. 애초에 한국판 유저들의 요구도 뭔가 ‘대단한 보상’을 달라는 것은 아니었다. 일본판에 비해서 차별받는 느낌을 주지 않고, 한국에서 진행할 수 있는 것들이라도 해달라는 것이었다. 추가로, 이 게임을 잘 아는 사람들이 한국 서비스를 담당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그리고 이는 어떤 게임이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조금 다른 말을 하자면, ‘페이트/그랜드 오더’ 한국판은 ‘게임 운영’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잘 보여준 사례로 앞으로도 계속 언급될 것이라고 본다. 게임이나 게임 운영에 대한 평가가 역주행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극적으로 달라진 사례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페이트/그랜드 오더’ 한국판의 이런 훈훈한 분위기가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란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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