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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게임] 원작 모르면 재미도 반감되는 ‘어둠의 실력자’ 

일본은 IP(지식재산권) 기반 모바일게임이 높은 평가를 받는 시장이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대표되는 서브컬처 문화의 본고장이기 때문이다. 이에 소설을 원작으로 만화, 애니메이션, 최종적으로 게임까지 아우르는 IP 확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지난해 11월 29일, 일본과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마스터 오브 가든(이하 어둠의 실력자)’이 여기 포함된다.

‘어둠의 실력자’는 동명의 소설에 근간을 둔 게임이다. 이 소설은 만화, 애니메이션으로 적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이런 흥행성 덕분에 모바일게임 역시 일본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기(다운로드)와 매출 순위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한 게임을 진득하게 즐기는 일본 시장임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사례다. 


■ 원작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가는 애니메이션 스타일 스토리

‘어둠의 실력자’는 IP 기반 게임의 흥행 공식을 답습해 개발됐다. 원작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스토리 모드를 중심으로 캐릭터 육성과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이다. 여기에 가벼운 경쟁 모드와 길드 활동 시스템을 추가했다는 점에 눈길을 끈다. 일본에서 개발된 IP 게임이 싱글플레이를 추가하는 것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이는 영어 문화권 유저를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게임은 주인공인 시드 카케노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세계물이자 착각물이다. 주인공은 영화나 만화에 등장하는 조력자(실력자)를 동경해 각종 무술을 섭렵한 인물이다. 이후 불의의 사고로 다른 세상(이세계)으로 오게 되며, 마력과 전투 기술을 사용해 자신의 꿈인 조력자로서의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새로운 세상에서 눈을 뜬 주인공 자신은 평범한 인물(모브)을 연기하며 실력자로서의 인생을 즐긴다. 이때 만난 인물들과 의도치 않은 인연이 얽히면서 세계의 비밀에 접근하게 된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이 서로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면서 조금씩 어긋나는 상황이 재미 요소이자 핵심이다. 

게임 역시 이런 세계관을 알려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애니메이션에 사용된 영상 일부와 스틸 컷, 3D모델링을 통한 대화 등 다양한 연출로 IP의 초반부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간다.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면 메인 퀘스트와 서브 스토리(칠음열전)을 하나씩 감상하며 즐기는 게 핵심 콘텐츠다. 개발사 에이밍(Aiming)은 이를 두고 3D 애니메이션 RPG라고 정의했다.
 

■ IP를 사용한 전형적인 수집형 RPG

‘어둠의 실력자’는 IP 프랜차이즈 중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캐릭터 디자인과 이야기 전개, 연출에서 애니메이션 리소스를 재활용했다. 여기에 전투 시스템은 기존 수집형RPG의 틀을 그대로 답습했다. 속성 시스템을 기반으로 자동 전투가 진행된다. 유저는 캐릭터 파티를 구성하고, 전투 중에 스킬을 사용 타이밍을 결정하는 정도의 컨트롤이 포함됐다.

차별화 요소는 스트라이크 콤보 시스템이다. 캐릭터 스킬과 별개로 사용할 수 있는 버프이자 스킬이다. 콤보 게이지가 가득 차면 발동이 가능하며, 지정한 공격 순서에 따라 다양한 효과가 발동한다. 일종의 전술 요소이자 수동 조작에 이점을 더하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개발사는 이 스트라이크 콤보 시스템 비중을 대단히 높게 책정한 듯하다. 게임 내에서는 적의 버프 상황에 따라 스트라이크 콤보를 사용해 전투를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튜토리얼이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될 정도다. 

단, 기대와 달리 실제 전투에서 쓰임새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사용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운데다, 한 웨이브에 적용된 시간제한이 빡빡해 되는대로 사용하는 편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아주 강력한 보스전이나 타임어택 등 기록 경쟁 모드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초반 전투에서는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게임 속 전투는 속성을 기반으로 디자인된 다른 RPG 게임과 큰 차별화를 느끼기 어렵다.
 

■ 부족한 캐릭터, 제한될 수밖에 없는 파티 조합

‘어둠의 실력자’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약 37개의 캐릭터가 구현된 상태다. 각 캐릭터는 속성과 역할(탱커, 딜러, 힐러)의 속성을 가진다. 한 파티는 5명으로 구성되는데 탱커와 힐러가 각각 한 자리를 차지하며, 나머지 3명을 딜러로 구성하는 게 추천된다. 

이를 조합해 보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파티 구성은 대단히 단출해진다. 메인 스토리 3장부터 본격적인 속성 시스템이 전투 결과에 반영돼, 사실상 속성 기반 파티 구성이 강제되기 때문이다. 또한, 좋아하는 캐릭터를 쓸지, 아니면 성능 위주로 파티를 꾸릴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초반 무속성 몬스터를 상대할 때는 권장 전투력의 10% 정도 여유를 두면 무난하게 승리할 수 있다. 반면, 속성 몬스터가 등장하는 시점부터 속성을 맞추지 않으면 전투가 대단이 힘들어진다. 전투 난이도만 보면 이 시점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어둠의 실력자’는 한 캐릭터의 복장이나 등장 시점을 나누어 캐릭터 풀을 늘리는 방법을 사용했다. 따라서 열심히 캐릭터를 모았다면 좋아하는 캐릭터만으로 파티를 꾸리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문제는 아직 구현된 캐릭터가 적다는 점이다. 명확한 역할 구분에 속성까지 맞추려면 자연스럽게 파티 조합이 정형화될 수밖에 없다. 

물론, 앞으로 업데이트를 통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캐릭터 추가 업데이트가 느리게 진행되고 있어 문제다. 출시 이후 인기와 매출순위가 빠르게 식은 것도 이런 느릿한 운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 원작 팬에게는 매력적인 콘텐츠가 더 많다

IP 기반 게임은 분명한 타깃 유저 층이 존재한다. 원작을 즐긴 마니아들이다. 반대로 게임을 통해 원작 IP를 알리는 경우도 존재한다. ‘어둠의 실력자’는 이 중 전자에 가까운 포지션으로 느껴진다. 서브컬처 게임에 사용되는 호감도(인연) 시스템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호감도 시스템은 완성도가 대단히 높게 개발됐다. 홈(메인) 화면에 원하는 캐릭터를 지정할 수 있고, 대화 인터렉션으로 호감도를 높이면서 다양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캐릭터 뽑기로 얻은 의상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도 있다. 

또한, 움직이는 3D 애니메이션으로 원작 팬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대거 투자했다. 덕분에 홈 화면으로 이동할 때 약간의 로딩이 추가됐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애니메이션에 사용된 풀보이스 더빙이 반영된 것도 팬이라면 반가울 수 있다. 사소한 대화까지 대부분 음성으로 지원돼 보고 듣는 맛이 쏠쏠하다. 일본 특유의 제작위원회 시스템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사례로 꼽고 싶다.
 

■ 초보 유저에게는 그저 흔한 RPG일 뿐

원작을 모르는 유저라면 이런 시스템이 계륵일 수 있다. 육성에 필요한 보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미션과 선물로 관련 아이템이 계속 제공되기 때문이다. 캐릭터 대화와 세계관 소개가 플레이 시간을 대부분을 차지하는 점은 호불호가 갈리는 영역이다. 

인터페이스 오른쪽 위에 빨간색 표시가 계속 생성되는 것도 눈에 밟힌다. 캐릭터 교체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표시인데, 이를 하나씩 지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매우 귀찮은 노동처럼 느껴질 정도다.

들쭉날쭉한 스토리 전개도 눈에 밟힌다. 게임 속 이야기는 주인공 섀도우(메인 스토리)와 조력자 섀도우 가든의 이야기인 칠음열전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두 이야기는 사건의 진행과 시간 선을 공유하는 데, 진행 속도가 점차 달라지면서 두 이야기가 어긋나는 시점이 빠르게 찾아온다. 스토리를 모르는 초보라면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종합해 보면 ‘어둠의 실력자’는 원작 팬을 위해 개발된 게임으로 볼 수 있다. 원작을 재현하려는 시도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여기에 매몰된 나머지 초보 유저를 배려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영어 문화권 지역에서 서비스되고 있지만, 이렇다 할 흥행 지표가 나오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한국 출시 여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어둠의 실력자’ 관련 콘텐츠가 정식 수입 중이고, 서브컬처 및 IP 게임이 주류 장르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출시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단, IP 소유권을 공동으로 가지는 제작위원회 시스템, 일본 시장에 집중하는 개발사의 특징 등을 생각했을 때 가능성은 반반 정도로 보는 것이 적당해 보인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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