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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배틀로얄’을 ‘배틀필드’로 표기한 게임백서, 검수 제대로 해야

‘대한민국 게임백서 2022’가 지난 2일 발행됐다. 그런데 심각한 오류가 있다. ‘배틀로얄 장르'를 ‘배틀필드 장르'라고 표기한 부분이 있고, ‘발로란트’의 장르를 배틀로얄이라고 설명했다. 게임 제목에 대한 오타도 있다. 정부 기관이 발행하는 백서라는 점을 고려하면, 심각한 문제다. 앞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발행할 때, 내용의 전문성에 대한 검수를 제대로 해주길 바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일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발행했다. 2021년 한국 게임 시장 규모를 비롯한 세부 지표가 담겨있는 백서다. 워낙 다양한 지표가 자세하게 나와 있기에,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참고하는 자료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 발행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자세히 살펴보니, 심각한 오류를 몇 개 발견할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배틀로얄 장르’ 혹은 ‘배틀로얄 게임’이라고 표기해야 할 부분을 ‘배틀필드 장르’ 혹은 ‘배틀필드 게임’이라고 표기한 것이다. 참고로, ‘배틀필드’는 EA가 출시하는 1인칭 총싸움(FPS) 게임 시리즈다. 다양한 배틀로얄 게임들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자, ‘배틀필드’ 시리즈도 나중에 배틀로얄 모드를 추가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이 게임을 배틀로얄 게임이라고 설명하진 않는다. 그리고 '배틀필드'는, '로그라이크', '리니지라이크', '원신라이크' 처럼 한 장르를 대표할 만한 게임으로 평가받진 않는다.  

<사진>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다행히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배틀필드 장르’라고 표기된 부분은 일부다. 처음에는 ‘배틀로얄’이라고 제대로 표기되어 있지만, 중간에 갑자기 ‘배틀필드’라고 표기된 부분이 등장하고, 나중에는 다시 ‘배틀로얄’이라고 되어있다. 아마도 여러 사람이 문서를 작성했는데, 그중에 한 명이 ‘배틀필드 장르’라고 잘못 표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해당 부분을 작성한 사람의 명백한 잘못이다. 이것이 단순한 실수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만약 이 작성자가 평소에도 배틀로얄 장르를 배틀필드 장르라고 표현하는 사람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게임 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심각하게 결여되어 있는 사람이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집필 작업에 참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본 기자는 배틀로얄 장르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시점부터 지금까지, 특정 게임을 설명할 때 '배틀필드 장르'라고 표현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게도 책임이 있다.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는 정부 기관이 발행하는(즉, 국민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한 산업을 총망라하는 백서다. 이런 중요한 자료를 발행할 때는, 내용에 전반적으로 문제가 없는지를 제대로 검수해야 한다. 적어도 이번에는 그런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것 말고도 검수가 제대로 되지 않은 흔적은 더 있다.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을 언급하면서 오타를 낸 것이다. 다른 오타라면 몰라도, 게임 제목에 대한 오타는 심각한 것이다. 

<사진>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그리고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 제목을 놔두고 굳이 ‘롤’이라고 표현한 부분도 있다. 그러면서 다른 부분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라고 제대로 표현했다. 비슷한 사례로 ‘던전앤파이터’는 ‘던전 앤 파이터’, '던전파이터 온라인'('던전앤파이터'의 미국판 이름)으로도 표기됐다. 여러 명이 문서를 작성했는데, 문서 전체를 검수하면서 용어를 통일하는 작업을 거치지 않은 경우로 추정된다.

<사진>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게임 장르를 잘못 파악한 부분도 있다. ‘발로란트’를 배틀로얄 게임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발로란트’ 개발사인 라이엇 게임즈는 이 게임을 ‘5대5 캐릭터 기반 전술 슈팅(총싸움) 게임’이라고 설명한다. 조금 다르게 설명하면, 팀 기반 1인칭 총싸움(FPS) 게임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비슷한 게임으로는 ‘오버워치2’와 ‘서든어택’이 있다. 그런데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는 이 게임을 배틀로얄 게임으로 설명하면서, ‘포트나이트’, ‘에이펙스 레전드’와 같은 선상에 놓았다. ‘발로란트’에는 다양한 모드가 있지만, 배틀로얄 모드는 아직 없다. 만약 ‘발로란트’에 배틀로얄 모드라도 있다면 이 설명을 어떻게든 무마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도 않다. 심지어 이것은 오타도 아니고, 표기를 잘못한 것도 아니다. 아예 게임 내용과 장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사람이 이 부분을 작성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사진>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의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이런 문제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특히 같은 게임 제목이 조금씩 다르게 표현된 것은, 문서를 전체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는지를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발로란트’의 게임 장르를 잘못 설명한 것과 ‘배틀로얄 장르’를 ‘배틀필드 장르’로 표기한 것은, 작성자의 전문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본 기자가 찾아낸 것만 해도 이 정도인데, 문서를 꼼꼼하게 검수하면 얼마나 많은 오류가 숨어있을지 걱정된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늦게라도 문서를 수정해서 내놓기를 바란다. 이제는 PDF 파일로 주로 배포가 되기에, 오류가 있는 부분을 찾아내서 수정하고 다시 배포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앞으로는 내용에 대한 검수를 더 철저하게 하고 배포해야 한다. 정부 기관이 발행하는 백서에서 ‘배틀필드 장르’라는 신선한(?) 표현을 보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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