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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게임] 그라비티 ‘알트F42’, 매운맛 여전하네

그라비티가 지난 3월 31일, 3D 플랫포머 게임 ‘ALTF42(이하 알트F42)’를 스팀에 얼리 액세스 방식으로 출시했다. 한국 개발사 펌킴이 개발한 인디게임 '알트F4'의 정식 후속작으로, 그라비티가 글로벌 퍼블리싱을 담당한다.

‘알트F42’는 제목부터 특이하다. 윈도우 창을 강제 종료하는 단축키를 제목으로 삼았다. 이를 풀어보면 게이머가 어려운 난이도나 난관을 만났을 때 좌절하고, 게임을 종료하는 것을 의미한다. 2는 후속작을 뜻하는 숫자다. 이번 게임 역시 전작 못지않은 어려운 게임으로 완성됐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직접 플레이 해본 ‘알트F42’는 확실한 매운맛이 첨가된 난관이 가득했다. 전작에서 호평과 악평을 동시에 받는 레벨 디자인, 함정 등은 여전히 매콤했다. 아이템 구매와 룰렛을 추가해 매운맛을 중화했지만, 어려움에 기반을 둔 특유의 플레이 경험(UX)은 전작 못지않다.


■ 높아진 권장사양, 그래픽 수준부터 달라졌다

‘알트F42’의 첫 인상은 깔끔함이다. 어딘지 모르게 어색했던 전작의 텍스처와 오브젝트 외곽선 표현에서 디테일을 높이고, 대비가 높았던 색채 표현도 자연스럽게 바꿨다. 이는 2GB에 불과했던 설치 용량이, 7배가 넘는 15GB로 늘어난 이유로 보인다. 물론, 게임의 콘텐츠와 분량이 늘어난 게 원인일 수 있다.

전반적인 그래픽 표현 수준이 오르면서 권장 사양도 크게 올랐다. 전작은 10년 전에 출시된 CPU와 그래픽카드로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반면 ‘알트F42’는 하이엔드로 분류되는 지포스 RTX 2060이 권장사양에 포함됐다. 화면에 포함된 광원효과와 심리스 로딩 표현 등을 위한 조정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는 긍정적으로 보인다. 다소 부족했던 보는 재미가 채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맵 로딩 이후 간헐적으로 끊김 현상이 발생하는 문제도 생겼다. 아직 얼리 액세스 단계인데다, 렉 현상이 플레이 초기에만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이슈는 아니다. 하지만 순간적인 조작과 반응이 게임성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정식 서비스 전까지 꼭 고쳐야 할 부분으로 지적하고 싶다.


■ 조작과 컨트롤러 지원은 합격점

본격적인 게임은 가벼운 튜토리얼로 시작된다. 이동과 점프, 아이템 사용, 달리기와 구르기 등 기본적인 조작을 알려준다. 이때 화면 구성과 심상치 않은 문구는 어려움을 상징하는 소울라이크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조작 방식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WASD 조작방식을 사용한다. 3D 액션게임이나 FPS(혹은 TPS)를 즐긴 유저라면 익숙한 방식이다. 아직은 불안전하지만 게임패드를 연결해 즐길 수 있다. 액션게임은 패드로 즐기는 걸 선호하는 필자는 엑스박스 게임 패드를 연결해 게임을 즐겼다.

패드와 키보드 마우스 조작 자체의 느낌은 매우 비슷했다. 기본적인 조작 방식이 간단하고, 사용하는 버튼도 많지 않다. 시점을 바꾸는 조작방식과 속도 등에서 차이가 있지만, 플레이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선호하는 방식을 선택해도 무방해 보인다.

단, 패드를 사용할 때는 몇 가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상점에서 구매 상품을 옮길 때 인터페이스(UI)에는 십자키를 사용하라고 표기되지만, 실제로는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해야 하는 오류가 있다. 상호작용 키와 결정키가 다른 것도 은근히 불편하다. 인터페이스와 접근성 부분은 개발 마지막 단계에서 완성되는 만큼, 정식 버전에서는 이런 부분을 고쳐주길 바란다.


■ 익히긴 쉬운데 숙달은 어렵다

게임업계에서는 익히기 쉽고, 숙달은 어렵게(이지 투 런, 하드 투 마스터) 난이도를 조정하라는 격언이 있다. ‘알트F42’는 이런 공식에 어느 정도 들어맞는다. 간단한 조작으로 누구나 원하는 대로 캐릭터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은 익히기 쉬운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반면, 게임을 진행하는 때는 어렵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난이도를 높이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재도전 기회가 한정돼 있고, 반복적이란 점이다. 이 게임은 정해진 구간이나 얻는 횟수가 제한된 아이템을 사용해야 중간 저장을 할 수 있다. 이마저도 일회용이기에 죽을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힘들게 넘어간 구간을 다시 플레이해야 한다.

필자 역시 초반 난관을 극복하지 못해 알트 키와 F4키를 동시에 누르고 싶은 충동을 계속 느꼈다. 상점과 룰렛 등의 요소를 도입해 매운맛을 덜어냈지만, 여전히 알싸하고 매운 특유의 경험은 여전했다. 레벨 디자인과 연결된 세이브 포인트를 늘릴 수 없다면, 중간마다 찾기 어려운 숏컷(지름길)을 배치해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 정도는 검토해주길 부탁한다.

두 번째는 극단적은 작용과 반작용이다. 벽이나 장애물에 튕기면 생각보다 먼 거리를 날아간다는 뜻이다. 일반적인 게임이나 현실과 다른 물리 법칙이 적용되는 탓에 다음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를 예측하기 어렵다.

세 번째는 오브젝트에 반영된 고저차(단차)다.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이런 고저차가 없거나, 무시하는 식으로 개발된다. 반면, ‘알트F42’는 이런 단차를 이용한 트랩을 여러 곳에 깔아 놨다. 아주 미세한 단차 구간을 지나갈 때 낙하 모션을 재생하게 한 것. 이는 비슷한 길을 걷더라도 경로나 경험이 달라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평범한 언덕에서 계속 직진하면 낙하 모션과 걷는 모션이 번갈아 재생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여기에 고자차가 있는 지형을 이동할 때 낙하 모션이 발생하면 점프나 구르기 조작이 순간적으로 제한된다. 많은 게이머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버튼 눌렀는데 점프가 안됐다’란 상황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세 가지 특징을 하나씩 대응하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나쁜 상황은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복합적으로 발생하기 마련이다. 충분히 숙달됐다고 느꼈던 부분이 갑자기 난코스로 변하는 순간 자괴감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이런 순간을 극복하는 쾌감 역시 커지는 게 사실이다.


■ 의외로 재미있는 탐험과 모험

전작의 특징이자 흥행 요소는 어려운 난이도다. 난관을 극복한 순간 느껴지는 재미에 초점이 맞춰졌다. 인터넷 개인방송에 최적화된 콘텐츠란 점도 입소문을 타는데 주요했다. 추가로 ‘알트F42’는 탐험과 모험의 재미를 구현하는 데도 신경 쓴 듯하다. 숨겨진 루트와 다양한 탐험 루트 등이 충분히 보강됐기 때문이다.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다양한 패러디와 오마쥬를 발견하게 된다. 맵에 숨겨져 있는 국제배송 박스, 분양 중인 거대한 성채, 경찰차, 매력적인 NPC 등이다. 또, 숨겨진 장소에는 다양한 수집품을 얻을 수 있다. 외형을 바꿔주는 치장성 아이템이다. 아이템 설명에는 이런 이상한 세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심각하지만 유쾌한, 그리고 반전이 있는 이야기는 소소한 즐거움을 즐기는 어드벤처 게임 유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탐험 루트가 다양하게 구현된 점도 도전 욕구를 자극한다. 일반적인 플랫포머 게임은 당장 보이는 한가지 길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게임은 주변오브젝트를 활용한 다양한 루트를 이용해 공략해볼 수 있다는 것도 특이한 재미를 준다.

이런 지름길은 당연하다는 듯 위험이 존재한다. 아주 작은 돌부리, 튀어나온 돌이나 나뭇가지에 막혀 추락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단순한 우연이라고 치기에는 매우 필연적으로 발생하기에 의도된 맵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장애물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새로운 길을 발견하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실수로 이동한 지역에서 보물을 발견하는 경험은 어려운 스테이지를 극복한 것 못지않게 즐거운 경험이었다.


■ 보는 재미만큼이나 하는 재미가 있다

현재 게임시장은 보는 게임과 하는 게임이 구분되는 경향이 강하다. 난이도 높은 게임은 보는 데 만족하는 경우가 높다. 방송용 벌칙 게임으로 익숙한 ‘게팅오버잇(항아리 게임)’이 대표적이다. 어려운 게임의 대명사가 된 전작 ‘알트F4’도 이런 보는 게임에 포함됐었다.

후속작인 ‘알트F42’는 전작의 차별화 포인트이자 강점을 계승하면서, 매운맛을 덜어내는 시스템으로 진화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주관적으로는 보는 재미만큼이나 하는 재미가 있는 게임으로 업그레이드된 느낌이 강했다.

얼리 액세스 버전은 여전히 매운맛이 강하지만, 참지 못할 수준까지는 아니다. 아마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 마다 작은 한숨과 함께 만족감 때문일 것이다. 평소 도전적인 난이도를 즐기지만, 악명 높은 이름값에 망설였던 유저라면 ‘알트F42’를 즐겨보길 추천한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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