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취재를 하다 보면 인디 게임 개발사에서 일하는 분들을 많이 만난다. 그분들 사이에서도 ‘과연 인디 게임의 정의는 무엇인가?’는 활발한 논쟁거리다.

인디 게임은 말 그대로 인디펜던트(independent), 독립된 형태로 만들어지는 게임을 말한다.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개발사 역시 다른 회사의 힘을 빌리지 않는 것을 지칭하곤 한다. 지원도 유저들의 펀딩 정도로 한정했었다.

인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회사를 만든 대표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내가 만들고 싶었던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자본이나 외부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고 오롯이 자신이 생각했던 길을 찾아가는 게임이 바로 인디 게임이고, 그것을 만드는 곳이 인디 게임사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개발사 대표들은 게임의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것에 더해 어떤 방식으로든 투자를 받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인다. 공모전 응모는 기본이고 정부나 벤처 캐피탈의 지원 혹은 투자를 위해 밤낮으로 고민하며 서류를 만든다. 

혹여나 지원 사업에 선정되더라도 많은 검증을 거치고, 그러다 보면 게임에 투입되는 휴먼 리소스는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다. 회사에 있는 인원은 소규모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투자라도 받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게임사가 훨씬 더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게임의 개발 인력 몸값은 타 산업 대비 높은 편에 속하다 보니, 창업 때 뜻을 맞춰 합류한 사람이 아니면 쉽게 다른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만들고 싶었던 게임의 개발은 후순위로 미뤄지고, 회사의 운영을 위해 점점 다른 외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운영을 위한 자금을 버는 등 주객이 전도되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게다가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일정 규모 이상의 게임사도 자신들이 인디라고 주장하며 공모전에 모습을 들이밀고, 만드는 게임의 장르도 엇비슷해졌다. 인디 특유의 감성과 아이디어가 사라진 게임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인디 게임의 정의나 의미는 퇴색됐다고 말한다. 과거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도 인디 게임을 이용하려는 일부 업체들도 있다는 게 인디 게임 개발사 대표들의 증언이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 인디 게임에 대한 시선과 저변은 여전히 좁다. 해외에서는 오랜 경력의 베테랑들도 과감하게 인디 개발에 뛰어들지만, 국내에서 인디 게임은 여전히 학생들이 만드는 수준이라는 인식이 강한 분위기다. 그러다 보니 국내 베테랑들의 인디 게임 진입은 쉽지 않다.

인디 게임을 만드는 분들에게 필요한 것을 물어보면 정말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돈과 개발공간, 인력은 당연히 필요하고, 나아가 보다 게임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안정적으로 인디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것들이 단순히 일부 인원이 노력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현실 역시 어렵다. 정부 차원에서의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할 것이며, 그것이 이른바 K-게임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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