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양국 정부의 조치로 IT기업들의 중국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6일, 중국 정부가 공공기관의 공무원들을 상대로 아이폰 사용 금지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중앙정부 기관 공무원들에게 애플 아이폰 등 외국산 통신 기기의 사무실 휴대와 업무 사용을 금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소 3개의 중국 정부 부처가 이런 지시를 내렸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사이버 안보를 명분으로 첨단 산업 분야에서 진행 중인 미국의 중국 봉쇄에 대한 반격을 가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국민들까지 자국 통신사 살리기에 나서며, 아이폰 15 출시를 앞둔 애플에게 타격을 입히고 있다.  

전체 매출의 18%를 중국에 의존하는 애플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은 당연하다. 이 소식이 알려지며, 애플 주가는 이틀 연속으로 4%, 3% 이상 하락했다. 시가총액으로 253조원이 증발했다. 애플에 부품을 제공하는 업체인 퀄컴, 브로드컴, TSMC, 도쿄 일렉트론 등도 주가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국 리스크는 한국 업체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29일, 공개된 화웨이의 5G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에 대해 공식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그런데 앞서 반도체 컨설팅업체 테크인사이츠에서 해당 제품을 해체해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의 스마트폰용 디램 LPDDR5과 낸드플래시 메모리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지난 8일, SK하이닉스 주가는 4% 넘게 하락했다. SK하이닉스측은 미국 제재 조치가 도입된 이후 화웨이와 거래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추후 미국의 제재 조치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한국 반도체 기업에 더 큰 부담이 생길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중국 지역 매출 비중이 30.9%이며, 미국(50.4%)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영토 내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물량 가운데 약 40%를 중국 시안에서 만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의 20%를 중국 우시에서, 중국 다렌에서 만들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기본적으로  미중 경제 갈등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심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반도체 분야는 한국 업체가 생산과 수출 양쪽에서 중국 의존도가 큰 만큼 커지는 리스크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출처=애플

안병도 기자  press@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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