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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어둠의 전설’, “새 엔진 교체, 유저와 미래를 위해 내린 결정”

넥슨이 서비스 중인 MMORPG ‘어둠의 전설’은 지난 1998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이다. 최장수 게임인 ‘바람의 나라’에 이어 두 번째로 긴 서비스 역사를 갖고 있어 국내 게임사에서 나름 중요한 부분을 장식하고 있는 게임이다.

그런데, ‘바람의 나라’도 하지 못했던 큰 변화가 진행돼왔다. 바로 유니티로의 게임 엔진 업데이트다. 첫 시작은 2020년이었고, 이후 개선을 통해 완전히 리뉴얼된 게임 엔진이 작년 12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물론, 기존 유저들을 위한 구버전 클라이언트 서비스도 지속해왔다.

그리고 지난 7일 부로 구버전 클라이언트의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하고 신버전 클라이언트로의 완전 전환을 단행했다. 일부 유저들의 반발이 상당했던 만큼, 내부적으로는 굉장히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보여진다.

이에 넥슨에서 ‘어둠의 전설’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오용대 기획유닛 팀장, 지도윤 기술유닛 파트장, 이준규 기술유닛 파트원을 만나 이번에 단행된 클라이언트 교체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좌로부터 넥슨 '어둠의 전설' 이준규 기술유닛 파트원, 지도윤 기술유닛 파트장, 오용대 기획유닛 팀장

Q : 각자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오용대 (이하 오) : 모바일 신규 개발 및 ‘AXE’팀에 있다가 작년 3월부터 ‘어둠의 전설’에 합류했다. 기획 전반과 설정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지도윤(이하 지) : 넥슨에 입사한지는 13년 정도 된다. 여러 업무를 해왔고 ‘AXE’와 ‘테일즈위버’에 참여했다가 작년 4월 ‘어둠의 전설’에 합류했다.

이준규(이하 이) : 2017년 넥슨에 입사했을 때부터 ‘어둠의 전설’팀에 근무했으며 클라이언트 개발을 맡고 있다.

Q : ‘어둠의 전설’이 어떤 게임인지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오 : 올해로 서비스 25주년을 맞이한 게임이다. 그리고 게임 내에서는 서비스 이후 200년의 시간이 흘렀다. 초창기부터 파티 플레이를 강조하고 유저간 상호 협동, 죽었을 때 부활시켜주는 요소, 속성에 대한 시도, 각자의 롤을 맡아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등 당시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했던 게임이었다. 

Q : 두 분이 2022년에 합류를 하셨는데, 기점이 어느 시점에서 합류하게 됐나?

오 :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전배가 이뤄진다. ‘AXE’ 프로젝트의 종료 결정이 되고, '어둠의 전설' 서비스 개선을 위한 보직을 찾는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됐다. 그러면서 ‘어둠의 전설’ 개발팀의 규모가 기존 대비 3배 증가하게 됐다. 그러면서 기존에 할 수 없었던 시도를 할 수 있게 됐다.

Q : 오래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와 원동력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이 많다.

오 : ‘어둠의 전설’에 애정을 느끼는 유저들 덕분이다. 우리 게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와 시스템을 경험했기에, 지금까지 열정적으로 플레이해서 유지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Q : 클라이언트에서 신-구 버전이 UI에서 차이가 크다. 그래서 신 버전이 낯설다는 지적 많다. 변경하게 된 이유는?

오 : UI 변경에 대한 부분은 많은 팀과 이야기를 나누고, 기술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진행하게 된다. 여기서 판단해 적용을 하거나 제안을 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 협업을 진행했다. 느낌과 분위기, 색감 등에서 더 나은 방향을 잡았다. 포인트는 기존 유저의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 다음 버전으로 넘어가고, 기존 엔진이 문제점에 대해 고민하는 것들을 새 엔진에서 해결하는 것이다.

구 엔진의 메인 화면(위)과 신 엔진의 메인 화면(아래)

제일 중요한 건 기존 유저들이지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신규 유저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들어와야 하는지 봐야 하고, 타 게임으로 눈높이가 높아진 신규 유저들도 납득해야 하기에 이런 방향으로 진행하게 됐다. 유저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랐기에 작년 9월부터 두 달간 개발자노트를 통해 선공개했다. 당시에도 찬-반이 많았다. 고민 포인트였고 극복을 위해 노력했다.

지 : 이제는 4K 모니터를 많이 쓰는데, 오래 된 게임을 띄우면 화면이 아주 작게 나온다. 이걸 해소하려면 해상도를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UI를 큰 화면에 띄울 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흘러가는 개발 상황이 진행됐다.

이를 위해 테스트를 많이 했는데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이 발견됐고, 고민도 많이 했다. 신규 입장에선 개선점이지만 기존 유저 입장에선 익숙한 것이기 때문이다. 유동성 측면에서도 새 조작 방식이 필요하기에 최적화에 대해 고민을 통해 적용된 것이다. 한 예로 장비 착용 그림을 처음엔 1열로 나열했다가, 의견이 많아 마네킹 모양으로 바꿨다.

Q : 신 엔진을 채택한 이유가 신규 콘텐츠를 목적으로 한다는 거였는데, 그로 인해 선보이고 싶은 새 콘텐츠는 무엇인가?

오 : 그것은 이번에 이뤄진 기존 엔진 종료와 엮여 있는 이슈다.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한계와 효율 부분을 따질 수밖에 없다. 기존과 신규 버전을 다 같이 준비하기엔 2배의 리소스가 필요하고, 기능을 추가하고 싶지만 기존 엔진은 한계가 많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필요로 했다. 내적으로는 그랬고, 외적으로는 기술 자체가 되지 않아 하고 싶어도 못했다. 

그런 부분을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3차 승급을 진행하는데 있어 효율이 떨어진다. 3차 승급과 함께 컷신이나 이펙트, 그 외에 장비 스킬 등 추가할 것들의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데 제약으로 못하는 상황 발생하니, 지속된다고 하면 3차 승급에 대한 퀄리티를 보장할 수 없다. 이런 부분을 납득시키고 싶은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작년 11월 이후 두 클라이언트를 함께 서비스하며 설득 작업을 거쳤다. 그래서 제대로 선보이는 신규 콘텐츠는 3차 승급이 될 것이다.

이 : 과거 한때 ‘어둠의 전설’에 대한 관리를 중단한 적이 있었다. 그 상황에서 이전 데이터의 관리 문서가 없어진 상태였고, 거기에 데이터를 추가하고 업데이트하는데 분석 시간을 많이 들였다. 추가를 하려면 새로 만드는 게 더 낫다는 판단에 진행을 했다.

지 : 여러 개발 프로젝트를 경험하다 보면 윈도XP나 익스플로러 종료에 대한 발표가 나오는데, 그 발표 이후 대응을 하려면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여러 클래식 게임이 그런 사유로 위기가 크게 온 바 있다. 윈도 라이브러리 동작이 다음 주부터 되지 않는 상황도 있었다. ‘어둠의 전설’은 유독 더 오래 된 게임이라 과거 기술이 많이 들어있는데, 종료 발표에 대응하려면 시간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가장 범용적 엔진인 유니티를 선택해 대응하자는 측면도 있었다. 

'테일즈위버'의 사례

Q : 구 엔진 종료로 게임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유저들도 있었다. 그들을 잡을 방법은 없나?

오 : 정말 많이 고민한 포인트다. 그건 익숙함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프로세스를 바꾸려고 하면 긍정과 부정의 두 부류로 갈린다. 이런 부분을 생각하고 앞으로 더 나가기 위해서는 멈추면 안 된다. ‘익숙한 걸 버리기 싫다’고 하면 우리 입장에서는 ‘더 좋게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기존 경험 그대로 가져오기 위해 일부 옵션을 설정할 수 있도록 접근하기도 했다. 그렇게 노력한 부분들을 봐줬으면 좋겠다.

Q : 구 엔진 분리 운영을 원하는 유저들도 있었는데,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었나?

오 :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더 나은 것들을 위해 집중하는 게 더 맞다고 생각했다.
지 : 서버도 상황에 따라 다 작업을 하고 있다. 분리 운영을 하게 되면 프로그래머 입장에서 코드가 10배 이상 어려워지고 양도 많아진다. 

구 엔진의 장비 화면(위)과 신 엔진의 장비 화면(아래)

Q :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처럼 엔진은 바꾸되 구버전의 비주얼과 UI를 가져오는 방법은 고려했었나?

오 : 시작되는 시점부터 두 세트를 가져오려고 했는데, 선택과 집중이라는 결정을 해야 했고 모든 것을 신경쓰기에는 한계가 있다. 많은 분들이 만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다.

지 : 이런 식으로 하는 게 흔치 않다 보니 기획 파트에서 그 고민만 6개월을 한 걸로 알고 있다.

Q : 클라이언트 전환 과정을 평가하기에 잘 이뤄졌다고 보나? 아니면 아쉬운 부분이 있나?

오 : 기존의 경험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기술-기획적 부분을 달성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자유도를 확장하는 부분도 신경을 썼다. 하지만 유저가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알 수 없고, 이를 선택할 때 어떤 게 아쉬운지 명확히 알 수 없어서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유저들이 생각하는 포인트를 찾기 위해 9개월간 계속 보여주며 수정하고 아쉽지 않도록 했다. 그럼에도 눈과 귀를 닫고 하지 않겠다는 부분은 우리가 어떤 설득을 해도 달성하지 못하더라.

이런 부분까지 끌어안기 위해 시간을 끌기보다 할 수 있는 걸 보여드려 만족감을 높이는 게 나은 선택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질질 끌 바엔 팩트를 말하고 매를 빨리 맞자는 마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분석을 통해 매일 이용률을 조사했다. 처음에는 진짜 낮았는데, 계속 개선하며 80:20 비율까지 끌어올렸다. 사실 일부 강제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 노력의 결과가 여기까지 왔다고 본다. 

Q : 엔진을 바꾸는 이유 중 하나는 신규 유저 유입 시도일 텐데, 이를 위해 계획하는 것이 있다면?

오 : ‘어둠의 전설’ 개발의 최대 가치는 기존 유저다. 그분들이 즐겁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발팀에서도 공감대가 있어서 제일 많이 신경쓰고 있다. 그럼에도 신규 유저가 없으면 게임을 멈출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기존 업무도 벅찼기에 아직까지 새로운 것들을 선보이지 못했다. ‘어둠의 전설’의 문제점은 처음 게임에 들어오면 뭘 해야 하는지 가이드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초반 동선이나 기존에 감히 할 수 없었던 튜토리얼도 준비했다. 

적용 시기 공개는 어렵지만 타 게임처럼 안내를 강화해 잘 따라오면 쉽게 정착할 수 있는 것들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개발팀이 이제 하나만 바라보게 된 만큼, 개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Q : 다중 클라이언트 이슈에 대한 개발진의 입장과 방향은 어떤가?

오 : 서비스 이래로 다중 클라이언트 제공을 안 한 적이 없다. 4개까지 허용했고 편의성에 가까운 지원이다. 처음부터 필수여서 제공한 건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유리한 상황을 유저가 찾다 보니 활용된 부분이다. 개발진은 당연히 이를 지양한다. 클라이언트 하나로도 충분히 게임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게 최종 목표다. 아이템과 관련해 불편한 게 있어 다중을 썼던 유저도 있었다. 그래서 경매장 같은 요소를 검토하는 등 기능 업데이트를 최대한 당겨서 하나의 클라이언트로도 충분히 게임을 잘 즐기게 하는 게 목표다. 선택지를 아예 없앨지, 드릴지는 지금 단계에서 결정하기 어렵다. 충분히 검토한 이후 결정하려고 한다.

Q : 최근 파티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파티 콘텐츠가 중심이 된 게임이 주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업데이트 방향은?

오 : 현 파티 콘텐츠에서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퀵던전이다. 유저가 줄면서 모여서 파티원을 구하기 어렵다 보니, 시작 버튼만 누르면 바로 즐기는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결국 양날의 검이었다. 원하지 않는 유저나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등 안 좋은 면도 있다. 그래서 새로운 타입의 매칭 던전을 준비하고 있다. 선택해 참여하는 방식이나 잠금 기능, 난입 유저 수준 설정, 비번 설정 등 매칭을 원활하며 재미를 주는 콘텐츠를 기획 중이다. 종료 결정 상황 이후 이 부분이 바로 부각될 수 있기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퀵던전 난입 임시 금지 조치나, 문제 해결 방법 제공을 통해 원래의 재미를 즐기는 콘텐츠를 최대한 빨리 제공하려고 한다.

Q : 3차 승급 업데이트에 대해 언급한다면?

오 :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시기는 장담 못하지만 최대한 우선 순위를 두고 많이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왜 3차 승급을 생각했고 왜 필요한지를 개발자 노트를 통해 공유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막바지 단계인 만큼 빠른 시간 내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경험보다 더 재미있게 발전된 형태와 방향성이라고 할 수 있다. 세부적 부분은 개발자 노트를 확인해주면 좋겠다. 

Q : 기술유닛이 그간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지 : 클라이언트와 서버 등 기술팀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많은 노력을 한다. 과거엔 DB 개념이 약하고 신기술이던 시절이었는데, ‘어둠의 전설’은 그게 없이 개발되어 20년을 이어왔다. 그러다 보니 그걸 전부 DB화했다. 유저들은 체감되는 부분이 없다면 개발자들이 정말 노력을 많이 한 것이다. 

Q : 최적화를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지 : 오픈 후 카페에 글이 올라올 때마다 할 말이 없고 죄송할 뿐이다. 계속 작업을 했고 지금도 하는데, 화면이 커지다 보니 리소스를 더 먹고, 32에서 64비트로 넘어오니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그리고 예전 클라이언트의 라이브러리는 이제 세상에서 구할 수 없다. 새로운 시스템을 붙이다 보면 그걸 찾기 위해 과거 라이브러리를 다시 찾아보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많이 미흡하다. 예전 시스템처럼 맞추는 부분에서 시간이 걸린다.

오 : 우리는 네버 엔딩 스토리다. 리소스나 렉 등 문제가 생기면 계속 해법을 찾아 업데이트하고 있다. 그래서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기에 끝이 없다. ‘겨우 이정도 때문에 신 버전으로 가냐’는 얘기가 있었는데, 체감할 수 없는 부분의 밑작업에 많은 개발력이 투입됐다. 유저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건 최적화가 잘 됐다고 보면 된다. 신 엔진 안정화 작업에 집중하고 3차 승급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지만 시간 단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

이 : 새로운 엔진으로 바꾸는 것에 좋은 경험을 했던 것 같다.

지 : 개인적으로 큰 작업이었다. 그 부분은 만족하지만 요구사항을 다 맞추지 못한 게 아쉽다. 계속 그런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

오 : 익숙함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건 누구나 어렵다. 게임 뿐만 아니라 살면서 많은 순간이 온다. 어떻게 받아들일지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고,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금 당장은 많은 부분이 불만족스럽겠지만 이번 전환이 개발팀을 위한 게 아니라 유저들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감사하겠다. 지금의 상태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어둠의 전설’의 미래를 보고 내린 결정이기에 질책도 많이 하고 응원도 많이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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