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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PC MMORPG의 자존심 ‘로스트아크’, 그리고 빛강선의 은퇴

스마일게이트RPG가 개발하고, 서비스 중인 쿼터뷰 MMORPG ‘로스트아크’는 한국 PC MMORPG의 부흥을 다시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는 게임이다.

그만큼 다사다난한 행보를 보여 왔고, 가끔 게임 서비스에 영향을 끼칠 만큼 큰 위기가 왔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게임의 수장인 금강선 디렉터가 나서면서 위기를 잠재운 것은 물론, 그것을 반등의 기회로 삼았다. 그리고 게임은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금강선 디렉터가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를 선언하면서 게임의 수장이 바뀌게 됐다. 빛강선으로 불린 금강선 디렉터가 은퇴한 후 과연, 게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 찬사와 비난을 차례대로 받으며 성장한 '로스트아크'

‘로스트아크’는 2011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약 1천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 7년이 지난 2018년에야 선을 보이게 됐다. '쿼터뷰 놀이의 블록버스터화'를 추구하며, 개발된 게임이다.

초반 성과는 좋았다. 한국 PC 액션 RPG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찬사를 얻으며 동시접속자 35만 명, PC방 점유율 14%를 달성하기도 했다. VPN을 써서 접속하는 해외 유저도 많았다. 2019년 열린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는 대상 포함 6관왕을 달성하는 등 한국에서 인정받는 게임이 됐다. 

하지만 2019년에 접어들며 '로스트아크'는 위기를 맞는다. 그 대표적 사건이 레이드를 직접 돌지 않아도 클리어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레이드 즉시 완료권’이다. PC MMORPG에서는 유례가 없었던 기능을 추가하면서 유저들에게 큰 분노를 샀다. 

그 외에도 시즌2를 앞두고 벌어진 휴면계정 캐릭터 삭제, 거래소 중지와 아이템 삭제, 시즌2 오픈 당일 25시간 연속 점검 등의 이슈가 벌어졌다. 결국 유저들은 게임을 떠나기 시작했고, PC방 점유율은 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는 긴급 진화에 나섰다. 금강선 디렉터를 중심으로 빠르게 실패를 인정한 뒤 각종 콘텐츠를 개선하고 보완했다. 다양한 레이드를 추가하고, 적극적으로 게임 유저들과 소통하는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소통의 중심에는 쇼케이스 방송인 '로아온'이 있었다. 한 번 시작하면 3시간은 기본으로 진행하고, 유저들을 만족시키는 독보적 진행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은 1년 뒤인 2021년이었다. 특히 ‘로스트아크’ 운영에 만족한 기존 유저들이 타사 게임 유저에게 적극 홍보에 나섰고, 이것이 게임을 옮기는 연쇄 작용으로 일어난 것이다.

그 결과 전월 대비 일일 이용자가 306%, 월 이용자가 427%, PC방 점유율은 4배가 늘어났다. 또 당시 신규 및 복귀 이용자가 258%가 증가했다. 순수 이용자는 100만 명, 동시접속자는 26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금 디렉터는 '빛강선'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2022년에 시작한 글로벌 서비스는 ‘로스트아크’의 본격적인 흥행을 알렸다. 출시 이후 스팀 플랫폼에서 최대 동시접속자 132만 명을 기록했고, 미국과 유럽 매체에서도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그러면서 출시 당시 누렸던 영광이 다시 찾아오는 것처럼 보였다.

 

■ 건강 문제로 물러났지만, 결국 돌아온 금강선 디렉터

그러나 금강선 디렉터가 건강상의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고, 스마일게이트RPG의 CCO(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가 된 2022년 하반기부터 ‘로스트아크’는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금 디렉터의 뒤를 이어 3인 수석팀장 체제가 가동된 뒤부터 여러가지 이슈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자사 모바일 게임을 이용한 해킹 사고와 확률 버그, 밸런스 패치, 부실한 핫딜샵 , 중국서버 검열 한국서버 적용 등 운영 부분에서 여러 문제와 논란이 발생한 것. 글로벌 서버도 1년만에 접속자가 일 평균 2만 명 가량으로 감소해 전반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특히 6월에 열린 ‘로아온 서머’ 유저간담회는 위기의 정점이었다. 이 행사에서 업데이트 연기와 시기 공개 거절, 부실한 편의성 개선 등의 발표가 진행되면서 유저들의 분노가 쌓여갔다. 

게다가 3인의 팀장이 Q&A 코너에서 "우리가 어떻게 만든 시스템인데, 플레이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없애야 하는게 납득이 안 된다" 등 여러가지의 반 유저 친화적인 답변들이 나왔다. 결국 그 행사는 유저들이 게임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번에도 구세주로 등장한 사람은 금강선 디렉터였다. 지난 7월부터 임시로 디렉터직에 복귀, 구원 투수로 나서게 된다. 복귀 즉시 진행한 라이브 방송을 통해 여론을 바꾸는데 성공했고, 이후 적극적인 소통과 최근 업데이트한 카멘 군단장을 통해 다시 정점에 오르는데 성공한다.

특히 카멘 업데이트 이후 신규 유저는 225%, 복귀 유저는 321% 상승했고,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카멘 레이드 관련 영상의 동시 시청자 수는 26만 명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서 터진 카멘 레이드 대리 이슈가 흥행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카멘 레이드가 가장 어려운 난이도를 자랑하는 만큼, 먼저 클리어한 10개 공격대에 대해 많은 혜택을 제공하겠다며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런데 클리어에 성공한 일부 공격대에서 대리 플레이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사실 그동안 ‘로스트아크’는 대리 플레이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었다. 대리 플레이는 주요 콘텐츠와 PvP는 물론, 여루 군단장 보스에서도 이뤄졌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특히 군단장 헬 난이도 레이드에서 대리 플레이가 활성화됐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결국 개발진은 즉시 전수 조사에 나섰고, TOP 10 중 절반 이상의 공격대에서 일부 멤버가 대리 플레이를 진행한 것이 드러났다. 이에 개발진은 해당 공격대의 클리어 보상을 회수했고, 기록이 말소됐다. 관련 인원은 모두 영구 이용 제한 조치를 받았다.

금강선 디렉터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대리 플레이가 적발될 경우 영업 방해로 인한 민-형사적 조치까지 고려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자 여론은 다시 우호적으로 바뀌었고, 이번 기회에 대리 플레이가 뿌리 뽑힐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탈 유저이 최소화됐다.

아프면 성숙해진다는 말이 있듯, ‘로스트아크’는 두 번의 호재와 두 번의 악재를 겪으며 성장해왔다. 그리고 현재로선 성인용 PC MMORPG 중에서는 국내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 잘 진행된 디렉터 교체, 빛강선은 건강 회복에 전념

시간이 흘러 금강선 디렉터는 예정된 시간을 채우고 임시 디렉터에서 물러났다. 지난 12월 17일 열린 ‘로스트아크 윈터 쇼케이스’에서 그의 뒤를 이을 차기 디렉터가 발표됐는데, 앞서 언급한 3인의 디렉터 중 한 명이었던 전재학 수석팀장이었다. 지난 6개월간 조직 개편을 준비했고, 인수인계를 완료했다고 한다.

차기 디렉터가 어떤 행보를 보이냐에 따라 ‘로스트아크’가 계속 사랑을 받을 수도 있고, 다시 위기가 올 수도 있다. 그만큼 차기 디렉터가 누구인가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았고, 걱정 또한 많았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아주 긍정적인 분위기다. 디렉터 선임 발표 당시만 해도 우려하는 분위기가 생방송 채팅창에 만연했다. 하지만 그가 진행한 발표를 통해 그 우려는 깨끗이 씻겨졌다. 부드러운 발표 진행과 더불어 빠른 호흡으로 공개한 콘텐츠 발표에 유저들은 열광했고, 되려 "금강선이 누구였더라?"라는 멘트가 채팅창에 가득 차며 새 디렉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가 발표한 겨울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되자 성과는 즉시 나타났다. 업데이트를 시작 이후 일주일 만에 전월 동기간 대비 신규 모험가 수는 291%, 복귀 모험가 수는 408% 증가한 것. 그러면서 신임 디렉터의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커졌다.

더불어 지난 11월 개최된 지스타 2023를 통해 원작을 확장하는 모바일 버전인 ‘로스트아크 모바일’이 최초로 공개됐다. 많은 기대를 모은 작품인 만큼 체험을 위해 2~3시간은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관람객들의 평가는 열광적이었다.

‘로스트아크 모바일’은 언리얼 엔진 5로 만들어진 뛰어난 그래픽과 화려한 핵앤슬래시 전투를 구현했고, 원작의 느낌과 손맛을 구현했다는 평가다. 모바일 플랫폼에 맞게 적절한 자동 기능을 지원한다. 기본 시스템은 구현된 만큼 출시가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PC와 모바일 플랫폼에서 ‘로스트아크’가 계속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더불어 매번 소방수 역할을 하며 '로스트아크'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금강선 디렉터는 이제 당분간 휴식을 취하게 된다. 이후 건강 회복에 열중하고, CCO직에 집중한다. "몸이 회복되면 '로스트아크' 개발만 하고 싶다"며 오직 '로스트아크'만을 생각하는 그의 행보를 응원한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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