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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 스타트업 투자, 빈익빈 부익부로 흐른다

게임은 대표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사업으로 꼽힌다. 게임사가 10개의 게임을 개발한다고 쳤을 때, 9개가 망해도 1개가 성공하면 손해를 모두 메꾸고 남는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든다. 최근 게임 스타트업의 월 유지비는 적게 들면 2~3천만 원, 많이 들면 1억 원 이상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개발 인력이다. 개발자의 능력에 따라 게임의 퀄리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저마다 높은 연봉과 특별한 복지 등을 내세워 인재를 모시려는 이유다.

그리고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을 창업한 대표의 입장에서는 부자가 아닌 이상, 운영 비용 조달은 쉽지 않다. 그래서 회사가 보유한 맨파워와 기술력의 성공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하는 곳이 존재한다. 

스타트업의 투자에는 창업 초기에 진행되는 ‘시드’ 혹은 ‘Pre-A’ 투자, 성과를 얻은 이후 진행되는 ‘시리즈A’, 사업 확장을 목적으로 진행되는 ‘시리즈B’, 해외 진출이나 인수 목적으로 진행하는 ‘시리즈C’가 있다. 대부분의 투자는 시드 단계에서 이뤄지는데, 그때가 가장 좋은 수익율을 기록하기 때문이다.

 

■ 과거에는 벤처캐피탈, 현재는 게임사가 투자 주도

한국은 과거에는 스타트업의 투자를 벤처캐피탈(이하 VC)이 해왔다. 그리고 위험 부담을 막기 위해 2개 이상의 VC가 함께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블루홀(현 크래프톤)과 펄어비스, 넵튠도 창업 당시 VC의 투자를 받아 큰 성공을 거뒀고, 큰 수익을 안겨줬다.

하지만 게임 산업이 계속 성장하면서 게임회사 주도의 투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VC보다 게임을 더 잘 알고, 옥석 가리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망한 스타트업이면 자회사로 편입시켜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 주자들은 넥슨과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스마일게이트, 펄어비스 등이다. 모회사나 자회사를 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스마일게이트와 펄어비스는 별도의 VC 법인을 두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게임 제작 지원 사업’을 통해 심사를 통과한 게임의 개발 비용을 지원하는 것. 하지만 정해진 예산을 고루 나눠주는 형식이다 보니, 막상 받을 수 있는 돈은 단기적으로 도움이 될 뿐, 장기적 도움은 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게임사의 투자가 더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게임사의 투자 성과, 위메이드가 가장 앞서

그래서 많은 게임사들이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그중 가장 돋보이는 업체는 위메이드다. 그동안 위메이드가 투자한 게임사들의 이름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블레이드’를 개발한 액션스퀘어, ‘영웅’을 개발한 썸에이지, ‘다크에덴’ 개발사인 소프톤엔터테인먼트, ‘헌드레드 소울’을 개발한 하운드13, ‘아키에이지’를 개발한 엑스엘게임즈, ‘린:더 라이트 브링어’를 개발한 펄사크리에이티브, ‘데스티니 차일드’의 퍼블리셔인 넥스트플로어, ‘트리 오브 세이비어’ 개발사인 IMC게임즈, 조이시티의 모회사인 엔드림, 메타버스 플랫폼 ‘디토랜드’ 개발사인 유티플러스인터렉티브 등이 있다.

위메이드에게 엄청난 이익을 안긴 스타트업 게임사들도 다수 있다. 대표적으로 ‘오딘:발할라라이징’ 개발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꼽힌다. 위메이드는 2018년에 50억 원을 투자했고, 이후 일부 지분을 매각해 1,187억 원을 벌어들였다. 남은 지분 가치도 1,675억 원으로 평가되며, 예상 수익은 2,862억 원으로 57배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승리의 여신:니케’의 개발사인 시프트업에도 2018년에 100억 원을 투자했다. 이 지분은 최근 텐센트 자회사로 알려진 ACEVILLE PTE. LTD. 등에게 800억 원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8배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나이트 크로우’를 개발한 매드엔진에 200억 원을 투자했다. 위메이드는 이 게임을 퍼블리싱했고,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실적 급등의 1등 공신이 됐다. 위메이드는 이후 투자를 더 진행해 투자금을 500억 원으로 늘렸고, 자회사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분 평가액은 2,400억 원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이나 메타버스 등 관련 업체에도 투자를 이어갔다. 2021년 하이퍼리즘(Hyperithm)을 시작으로 작년에 알타바(ALTAVA), 팬시(FANC), 이스크라(Iskra), 플라네타리움랩스(Planetarium Labs), 자두(Jadu), 더블 점프 도쿄(double jump.tokyo) 등에 시드, 혹은 시리즈 투자를 진행했다. 올해에는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하는 중국의 5개 게임사에 대해 약 86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게임사는 아니지만 카카오에 250억 원을 투자해 1,900억 원에 매각하며, 8배 이상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투자와 성공 사이에 시간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라며 믿음을 가진 투자는 시간이 지나 성공으로 돌아온다는 철학을 내비치기도 했다.

 

■ 점점 줄어드는 투자, 빈익빈 부익부 심화돼

하지만 게임계 입장에서는 호황이었던 코로나19가 잦아들고, 전 세계적으로 불황이 찾아오면서 게임 스타트업에 투자가 진행되는 수나 금액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블록체인과 메타버스의 붐이 사라지면서 그 여파가 게임에도 미치고 있다.

한국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올해 1분기 벤처투자 현황에 따르면 게임 부문은 196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3.7%가 감소했다. 전년보다 투자 금액이 549억 원 감소한 것이다. 그리고 그 금액은 지난 2019년 이후 1분기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집계 사이트인 더브이씨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국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진행된 투자나 인수합병은 50건이 넘었다. 그리고 금액은 1조 3천억 원 이상이 투입됐다. 하지만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진행된 건수는 30여 건 정도에 불과했고, 금액은 2천억 원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유망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의 게임 자회사인 하이브IM은 아쿠아트리에 300억 원의 시리즈A 투자를 진행했다. 아쿠아트리는 넷마블에서 ‘리니지2 레볼루션’과 ‘제2의 나라’ 개발을 총괄한 박범진 전 넷마블네오 대표가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AAA급 대작을 추구하는 MMORPG ‘프로젝트A’를 개발 중이다.

크래프톤은 최근 바운더리에 대해 시드 투자를 진행했다. 바운더리는 핵앤슬래시 액션 RPG ‘언디셈버’ 개발사의 전 대표인 구인영 대표와 주요 개발진이 합류한 스타트업이다. 핵앤슬래시 장르 신작 ‘프로젝트 너트(Project NUT)’를 개발 중이다.

다수의 VC가 참여한 투자도 있었다. 3개 VC가 RPG 전문 스타트업 블랙스톰에 대해 150억 원의 시리즈A 투자를 진행했다. 이곳은 ‘요괴워치: 메달워즈’, ‘마블 퓨처 레볼루션’의 개발진으로 구성됐으며, '프로젝트 XT'와 '프로젝트 NB' 등 2종의 게임을 개발 중이다.

리치에일리언은 모회사인 111퍼센트를 포함해 4개 VC로부터 115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일본의 유명 만화인 ‘도박묵시룩 카이지’ IP를 기반으로 한 도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카이지: 격렬의 도시’ 등의 게임을 개발 중이다.

그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공격적으로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투자할 게임을 찾는 업체나 VC는 여전히 많지만, 멤버의 역량과 콘텐츠를 따지는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 그러다 보니 시드 투자도 신중해지고, 시리즈A 투자는 검증된 곳만 진행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더불어 투자를 하려는 게임의 플랫폼 비중이 모바일에서 PC와 콘솔로 넘어가는 것, 흔한 장르를 찾지 않는 것도 최근 특징 중 하나다. 모바일 게임이 이미 레드 오션이 된 만큼 특별함이 없다면 성공이 어렵기 때문이다. 모 개발사 대표는 “최근 투자자들은 방치형이나 ‘리니지 라이크’ 등의 장르는 거들떠도 안 본다”고 밝혔다.

게다가 플랫폼 특성상 마케팅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모바일 마케팅 비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그래서 많은 퍼블리셔들이 마케팅 비용에 대한 개런티를 하지 않는 추세라고 한다.

즉, 현재 한국의 게임 스타트업 투자 상황은 보다 안정적이고 가능성이 높은 쪽에 투자를 하는 것으로 흐르고 있다. 따라서 우수한 개발 인력과 차별화된 콘텐츠, 모바일과 특정 장르 탈피 등이 투자를 받을 가능성을 높일 필수 요소로 작용할 될 전망이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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