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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 공개 의무화, 업계는 적극적 대응으로 신뢰 쌓아

국내 게임 이용자 보호를 위한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제도가, 시행 한 달 째를 맞이하고 있다. 

정부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3조 제2항 및 동법 시행령 제19조의2항에 따른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제도를 2024년 3월 22일부터 시행시켰다. 

과거에도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된 적은 있었다. 오래 전부터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첫 시도는 19대 국회 시절인 2015년이었는데 법안에 일부 문제가 있었고, 국회의 임기 종료로 인해 자동 폐기됐다. 20대 국회가 열린 2016년에도 관련 법안이 발의되었지만, 시행까지 가지 못하고 역시 국회 임시 종료로 자동 폐기됐다.

업계의 자율적인 확률 정보 공개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2015년 한국게임산업협회와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신설해 확률 공개 및 준수 여부를 감시해왔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기존 내용을 강화한 자율규제 강령을 만들어 시행해왔다. 그러나 자율규제의 위반에 대한 처벌 기준이 없다는 것은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2018년에 공정거래위원회가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과태료 및 과징금을 부과하고, 그 이후에도 업계에 여러가지 확률형 아이템 이슈가 발생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분위기는 확률 공개 의무화로 기울었고, 2020년 12월에 관련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후 2년간의 보완을 거쳐 2023년 2월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리고 1년 뒤인 지난 3월부터 시행됐다.

법 시행으로 게임 서비스 사업자는 확률형 아이템을 취급하는 게임물이 있을 경우, 반드시 유저가 알아보기 쉽도록 게임물 혹은 홈페이지에 구체적인 정보를 표시해야 한다. 또한, 광고물에도 확률형 아이템이 포함되어 있다는 문구를 삽입해야 한다. 그 대상은 유료로 구매하는 아이템 중 구체적 종류와 효과, 성능 등이 우연적 요소로 결정되는 것이다.

만약 이행하지 않을 경우 1차 적발 시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시정 요청을 받게 되고, 이후 문화체육관광부가 시정 권고나 시정 명령을 진행한다. 그래도 시정되지 않으면 게임산업법 제45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시행 이후 국내 사업자들은 적극적으로 법을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넥슨은, 확률 공개에 있어 가장 모범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넥슨은 자율적 확률 공개 시행 이전이던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발생한 확률 이슈로, 2024년 1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15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넥슨은 2021년 실시간 확률 모니터링 시스템인 ‘넥슨 나우’를 도입해 일부 게임에 적용했고, 향후 적용 게임을 확대할 예정이다. 게임의 핵심 매출원인 재화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고, 페이 투 윈(P2W), 확률형 아이템, 확률형 강화가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출시하는 신작에 적용하며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그리고 넷마블은 서비스 중인 게임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실제 게임 서버에 저장된 확률을 연동해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더불어 일부 게임은 이전의 확률 정보도 공개하며, 변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대부분의 게임사는 확률 정보를 게임 내 별도의 페이지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업체에서는 이슈가 벌어지기도 했다. 사전에 자율적으로 공개했던 확률을 법 시행 전후로 자체 검토하는 과정에서, 잘못 공지된 것이 파악됐기 때문이다. 

그라비티의 PC MMORPG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법 시행 이전이던 3월 20일 공지를 통해, 일부 아이템의 획득 확률이 게임 내 정보와 홈페이지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잘못 표시된 내용이 약 200여 건에 달했고, 그 차이가 최대 8배에 달하면서 많은 이슈가 됐다.

이에 그라비티 측은 4월 8일 공지를 통해 보상안을 공개했다. 기간 내에 관련 아이템을 구매한 이용자에 대해 캐시를 지급하기로 한 것. 피해 보상은 11일에 이뤄졌다. 그리고 오류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버 데이터와 웹 확률 페이지 간 동기화로 오류 발생을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웹젠의 모바일 MMORPG ‘뮤 아크엔젤’은 콘텐츠 내 특정 아이템의 획득 가능 및 확정 획득 회차에 대한 확률이, 안내된 것과 실제 게임 내 확률이 다른 것을 확인했다고 지난 3월 21일 밝혔다. 특히 특정 아이템의 경우 확률이 0.25%가 아닌, 최소 149회를 뽑지 않으면 획득할 수 없었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이에 웹젠 측은 해당 아이템을 구매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구매한 상품의 회수작업 없이 환불 기준에 따라 캐시 및 현금 지급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전체 이용자를 대상으로도 별도 보상을 한다는 계획이다.

위메이드의 MMORPG ‘나이트 크로우’는 특정 아이템 1종이 안내된 확률과 실제 게임 내 확률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고, 지난 3월 29일 공지를 통해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확률형 아이템들에 대한 웹사이트 내 확률 정보 등록 시의 실수로 인한 것으로, 일부 아이템은 기존 안내보다 높게 혹은 낮게 표기되었다고 밝히며 사과하고 수정했다. 보상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크래프톤의 ‘PUBG:배틀그라운드’도 아이템 공지에 오류가 확인된 사례가 있었다. 이 게임에서는 구매 혹은 플레이로 획득한 스킨 아이템들을, 제작소 내 가공 시스템을 통해 합성하여 다른 스킨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그 내용과 확률은 3월 22일에 공지로 등록됐다. 

그런데 데이터 추출 과정 중 설정 오류로 가공 시스템에서 획득 불가능한 아이템 31종이 포함, 공지로 등록됐다는 게 4월 9일 확인되어 수정됐다. 그 결과 실제 아이템 획득 확률은 상승하게 됐다.

또한 크래프톤 측은 공지 후부터 수정 전까지 가공 시스템 이용자를 대상으로 사용 도안을 재지급했고, 추가 보상 지급과 함께 획득 아이템의 회수도 하지 않았다. 향후에는 확률 및 아이템 목록 자동 공개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공지가 잘못 나간 부분은 엄연히 회사의 책임이지만, 전적으로 회사에 책임을 물 순 없다는 의견도 있다. 정보 공개 의무화의 기준이 되는 구체적인 가이드 라인은 2024년 2월 19일에 발표됐다. 그리고 별도의 계도기간이 없이 한 달 만에 바로 시행되면서, 업체들은 급하게 관련 업무를 진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관건은 확률에 대한 신뢰다. 회사가 만든 게임의 확률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이용자는 게임을 플레이하고 상품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한 실수라도 이용자의 신뢰를 해치는 상황이 생기면, 회사는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면서 국내 게임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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