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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택의 콘텐츠 이야기, 게임 투자에서 중요한 것
  • 박형택 칼럼니스트
  • 승인 2024.05.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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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많은 투자사가 있고, 그중 벤처기업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벤처 투자회사도 있다. 그리고 벤처 투자회사에는 투자 심사역이라고 불리는, 많은 투자 담당자가 있다. 전국에 천명 내외로 추정되는 게임 심사역 중 게임을 투자하는 심사역은 상대적으로 그 숫자가 매우 적다. 비록 적은 수 이지만, 각 투자 심사역은 저마다 다양한 기준으로 게임 회사를 평가하고, 투자를 결심한다.

어떤 기준이 바람직한 투자 기준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투자의 결과는 대부분 투자의 수익률로 평가하지만, 그 외에도 투자 후 고용 창출이 기준이 되기도 한다. 투자금으로 만들어진 게임에 대한 평가가 기준이 될 수 있고, 해외 수상 실적이 평가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런 평가는 대부분 정량적인 기준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투자를 결정하는 시점에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투자를 결정하는 시점에서는 투자를 평가하는 기준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래서 결과를 추정하여 평가하기도 하고, 참여하는 인력이 투자 결정의 기준이 될 수도 있다. 이런 평가 기준은 정성적인 기준이 많이 반영된다. 그래서 심사역 개인의 기준이 투자에 많은 영향을 주고, 심사역마다 다양한 다른 기준으로 투자 의사 결정을 한다.

많은 기준이 있을 수 있지만, 필자는 게임 제작사 대표와 PD의 게임에 대한 제작 철학을 중요하게 본다. 그리고, 게이머로서 내가 좋아할 수 있는 게임인지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투자의 결정은 심사역 1인의 의사결정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투자사 내부의 심사역들이 동의해야만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 스스로 좋아하지 않는 게임에 대한 투자는 설득하기 어렵다. 그리고 제작 철학이라고 표현하면 거창하지만, 정확히는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이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이 있다. 그것이 구체적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제작사 대표라면 구체적인 게임의 지향점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표나 PD의 지향점이 없는 프로젝트는, 목적지 없이 출발한 배와 같다.

제작사 대표에게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고, 어떤 게임을 만들고 있는지 물어보았을 때, 화려한 그래픽과 최신 트랜드, 최적화된 프로그램 등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결론은 많은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한다. 물론 투자사는 많은 매출이 기대되는 게임에 투자한다. 그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유명 감독과 최고의 배우로 흥행 장르 영화를 제작하고 있으니, 성공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유명 감독이 최고의 배우와 흥행 장르 영화를 찍어서 실패한 많은 사례를 보아왔다. 게임의 본래 목적이 재미에 있다면, 어디에서 게이머가 재미를 느끼도록 디자인된 게임이고, 어떤 재미를 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답을 해야 한다. 이런 식의 답변은 어디로 가는 배냐는 질문에 튼튼한 배와 좋은 항해사가 있으니 안전하게 도착할 것이라고 답하는 것과 같다.

게임 산업은 국내 콘텐츠 시장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 주목받고 있는 K-pop이나, 웹툰 산업보다 압도적으로 규모가 크고, 이들 산업에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합친 것보다도 규모가 크다. 그리고 국내 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절반 이상이 게임 수출이다. 매출과 수익성을 제외하고, 이런 규모의 산업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영화, K-pop 등의 산업을 평가하면서 매출과 수익만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각 콘텐츠가 가지는 매력, 세계 시장에서의 위상 등을 이야기하며 평가한다.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2022년 하반기 및 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물론 나 역시 게임의 흥행성과 수익성을 강조하는 사람 중 하나이고, 투자에서 그런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게임을 평가할 때 가장 먼저 이야기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최근 국내 게임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산 게임이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해서 꼭 좋은 게임이라고 평가하지만은 않는다. 나는 아직도 캔디크러시사가 같은 오래된 퍼즐 게임이 좋고, 20년이 넘은 드림캐스트나 플레이스테이션2 시절의 게임이 지금의 게임보다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잘 만들어진 게임이 아니라 재미있는 게임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박형택 칼럼니스트  acean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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