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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게임 육성 계획 발표한 정부, 내용은 아쉬움 한가득

정부가 게임 콘텐츠를 육성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들을 보면, 여러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는 지난 18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8차 콘텐츠산업진흥위원회에서 제3차 콘텐츠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 내용에서 다뤄진 게임 분야 이슈를 크게 4가지가 정리하면 ▲게임 기술 연구 개발 투자 ▲게임 테크 허브 조성 ▲지스타의 융복합 전시회 확대 ▲콘솔게임 집중 육성 등이 있다.

먼저 게임 기술 연구 개발 투자 부분을 보자. 정부는 현실과 가상이 상호 작용하는 환경에서 사용자의 플레이를 인지하고, 동적으로 변화 및 반응하는 초몰입 Generative(생성) 게임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게임계에서는 전혀 쓰지 않았던 단어들이다. 

그 밑에 달린 부연 설명을 해석해보자면 AI 기반 생성형 게임을 지원하겠다는 것인데, 현실과 가상이 상호 작용하는 환경은 결국 ‘메타버스’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와 AI를 결합하는 게임 기술의 개발이라고 해석하면 될까? 게다가 게임계는 ‘과몰입’이라는 단어에 아주 민감한데, 정부가 생각하는 과몰입과 초몰입은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궁금하다.

과거 메타버스가 각광을 받을 때, 정부는 VR과 AR, 메타버스 등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수 천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좋지 않았고, 국내는 물론 해외의 메타버스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저 새로운 트렌드로 보이면 일단 쓰고 보는 행태처럼 보인다. 

다음은 게임 테크 허브 조성이다. 정부는 지역간 불균형 완화를 위해 지역에 특화된 콘텐츠 발굴과 육성에 나선다며 대구를 게임 기술의 허브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에는 코그, 라온엔터테인먼트 등의 게임사가 있다. 

지역간 불균형 완화라는 대전제에는 동의하지만, 게임 기술로 한정짓고 지역 특화를 하는 것은 산업 특성 상 비효율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지역별로 다양한 게임 지원 조직이 존재하는 만큼, 각자의 터전에서 게임 개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 규모를 늘리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다.

다음은 지스타의 융복합 전시회 확대를 통한 세계 3대 게임쇼로의 도약이다. 정부는 지스타의 분야를 확대해 융복합 전시회로 확대한다는 전략을 내놨다. 그러면서 게임스컴을 예로 들었는데, 게임스컴이 열리는 쾰른 메쎄의 전시 면적은 284,000제곱미터다. 체험 위주의 행사인 만큼 전시장을 넓게 쓰고, 게임사는 물론 하드웨어 업체나 게임 사업을 하는 다른 업체도 참여한다. 이건 이미 지스타도 마찬가지다. 정책 수립자들이 지스타를 잘 모른다는 방증이다.

올해로 20년째를 맞는 지스타는 그간 여러 상황을 겪으며 게임쇼로서 안착했다. 심지어 전시장의 한계로 인해 지스타에 참가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업체가 발생할 정도다. 지스타가 열리는 벡스코의 전시 면적은 총 46,000제곱미터다. 게임스컴의 1/6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라고 할 수 있다. 2028년 완공될 제3전시장의 규모를 합해도 64,000제곱미터 정도다. 심지어 K팝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라는데, 부디 게임에만 집중하는 행사였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콘솔 게임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콘솔 플랫폼사와 연계해 우수한 게임을 발굴하고 지원하며, 제작 기간과 비용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게임이 해외에서 성과를 보이자, 그제서야 편승하기 위한 움직임처럼 보인다. 이미 해외 시장은 콘솔 게임 위주지만, 국내 업체들과 정부는 PC-모바일 위주로 사업과 지원을 해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플랫폼 특성상 시도할 수 있는 업체는 극히 드물기에, 지원 대상이 결국 대기업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업계에 따르면 이들 플랫폼사는 이번 계획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어보지도 않고 같이 하겠다고 발표한 셈이다. 지원책 중 하나인 ‘K-게임 얼리액세스’도 플랫폼과 맞지 않는 정책이다.

게임은 콘텐츠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이지만, 그에 대한 정부의 이해도나 지원 방식은 여러 모로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많다. 얼마 전 한국게임정책학회 이재홍 회장은 “현 정부에 게임 전문가가 없다”며 비판한 바 있다. 이번 지원 전략을 보면서 그 말에 더 공감하게 됐다. 언제쯤 게임 친화적 정부를 만날 수 있을까.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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