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가 지난 6월 27일 출시한 닌텐도 스위치용 액션 어드벤처 게임 '루이지 맨션 2 HD'는 2013년 발매된 닌텐도 3DS용 소프트웨어 '루이지 맨션 2'의 HD 버전이다. 지난 2023년 6월의 '닌텐도 다이렉트'에서 개발 소식이 처음 발표된 지 약 1년 만에 드디어 정식 출시됐다.

■ 유령 계곡에 출몰한 유령과 퇴치 임무를 맡은 루이지

신비한 힘을 가진 '다크문'이 밤하늘에 떠 있는 유령 계곡. 그곳에서 유령을 연구하는 아라따박사는 명랑한 유령들과 즐겁게 생활하고 있었다. 하지만, 킹부끄가 다크문을 산산조각 내버려둔 탓에 유령 계곡에는 수상한 보라색 안개가 자욱해지면서 유령들은 정신을 잃고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가까스로 도망쳐 나온 아라따박사는 루이지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다.

킹부끄가 다크문을 파괴했다.

지금까지 사이좋게 지내던 유령들이 갑자기 광폭해져 버렸다!

아라따박사의 부름을 받은 루이지는 반강제적으로 탐험을 의뢰받는다. 하지만 그는 소심하고, 유령을 유독 싫어한다. 결국 루이지는 전작인 '루이지 맨션'에 이어 두 번째로 오싹한 건물을 탐험하게 된다. 루이지가 등을 웅크린 채 겁에 질린 표정으로 두려움에 벌벌 떨며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은 안쓰럽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다.

루이지는 몇 번을 싸워도 유령에 익숙해지지 않는 듯 겁에 질려 있다. 한편, 뻔뻔하게 유령 퇴치를 의뢰하는 아라따박사는 매우 즐거워 보인다.

킹부끄에 의해 여러 조각으로 파괴된 다크문. 흩어진 조각을 모으기 위한 길에는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무방비 상태로는 도저히 갈 수 없다. 그래서, 아라따박사가 건네준 것은 통신기 '도코데모 샤벨레~'(통칭 DS)와 핸디 라이트였다. 그리고, 진공청소기와 비슷한 형태의 유령 흡입기 '유령싹싹'이다. 단순히 흡입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추가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루이지는 이를 파트너로 삼아 유령이 배회하는 저택을 탐험해 나간다.

닌텐도 DS와 매우 흡사한 'DS'는 HD 버전에서도 건재하다. 핸디 라이트는 유령싹싹의 끝에 부착하여 사용한다

유령싹싹에는 많은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어두운 곳을 비춰서 여러 가지 물건을 빨아들이거나, 플래시를 터뜨리는 기능과 함께 때로는 바람을 뿜어내기도 한다. 유령과 싸우는 무기이자, 장치를 푸는 도구로서 맹활약한다.

먼저 플래시로 유령을 깜짝 놀라게 해 정지시켜서

ZR 버튼으로 멈춘 유령을 유령싹싹에 흡착시키자. L 스틱을 유령이 도망가는 방향과 반대로 꺾으면 빨아들인다. 표시되는 숫자가 0이 될 때까지 흡입을 계속하면 유령을 포획할 수 있다.

전투 시에는 유령을 유령싹싹에 빨아들여 쓰러뜨리는 것이 기본 전투 방식이다. 플래시가 먹히지 않는 유령, 삽 등으로 무장한 유령 등 단순히 빨아들이는 것만으로는 쓰러뜨릴 수 없는 유형도 속속 등장한다. 하지만,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다 보면 반드시 어딘가에 틈이 보일 것이다.

어떤 유령이 나오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관찰하여 약점을 찾아보자!

유령을 쓰러뜨리는 방법은 직관적이지만, 단순히 데미지를 입혀서 쓰러뜨리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조작에서 다소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적당한 난이도와 함께 유령이라는 존재를 잡는다는 느낌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그리고, 플레이 중반에 접어들 무렵에는 이런 답답함 따위는 완전히 잊고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될 것이다. 유령싹싹의 조작감은 루이지와의 일체감과 상쾌함을 만들어내는 점 중 하나다.

조작 방식은 옵션에서 닌텐도 스위치에 최적화된 설정으로 변경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R 스틱의 방향 조작 설정을 '수평 조작'으로 변경하면 전투 시 움직임이 훨씬 편해졌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다. 그 외에 스틱 입력 방향이나 자이로 센서의 유무 등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각자에게 적합한 조작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 기쁘다.

선글라스를 쓴 유령은 플래시로 정지시킬 수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플레이를 진행하다 보면 유령싹싹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점차 늘어난다. 전투나 수수께끼 풀이를 비롯해 가지고 있는 도구와 오브젝트의 사용법을 고안하여 해결책을 생각하는 것이 즐겁다. 다양한 콘셉트의 장치 중에는 이전에 나온 장치를 조합하는 등 플레이하면서 얻은 경험을 활용해 풀 수 있는 것도 있다. 노하우를 쌓고, 다양한 재료를 자유롭게 사용해 시행착오를 겪는 재미가 있다.

난이도도 적당히 설정되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기분 좋게 머리를 굴릴 수 있는 수준이다. 만약 수수께끼 풀이에 막히면 차분히 주위를 둘러보면서 다른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곳은 없는지 찬찬히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즉, 관찰과 시행착오가 중요하다.

자이로 기능을 이용한 외나무다리 건너기

■ HD화로 더욱 풍부한 표정과 코믹함! 현장감도 대폭 향상!

3DS판 '루이지 맨션'의 화면도 매우 보기 편하고 당시로서는 상당한 퀄리티였지만, HD로 재탄생한 이번 작품에서 느껴지는 깊이감과 중후함은 탐험과 상호작용의 단순한 재미를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오브젝트의 세밀한 묘사는 보고 있어도 지루할 틈이 없다. "혹시 여기에도 뭔가 장치가 있을지도 몰라?"라고 구석구석 살펴보고 싶어진다.

유령이 출몰하는 유령 계곡은 음산한 저택, 저주받은 거목, 오래된 시계 공장, 비밀의 갱도 등 총 6개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각 구역은 전혀 다른 디자인과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각 지역은 여러 개의 스테이지가 구성되었으며 스테이지마다 탐험 범위가 정해져 있다. 완전히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한된 환경에서 아라따박사의 의뢰를 빠르게 클리어해 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루이지와 함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유령의 거처를 탐험해 나가자.

거친 성격의 박사와 건강하고 불쌍한 루이지. 두 사람의 텐션 차이도 재미있다

본편의 스토리를 어느 정도 진행하면 타워 1층부터 정상을 목표로 하는 '헌터타워'에 도전할 수 있다. 여기서는 온라인 및 로컬 통신을 통한 최대 4인 협동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각 층에 숨어있는 유령을 발견하고, 제한 시간 내에 모두 잡으면 다음 층으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부끄부끄를 비롯해 등장하는 유령들은 동글동글한 실루엣과 풍부한 표정 때문인지 그다지 무섭지 않다. 어두운 곳에서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하지만, 어린 유저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그런 귀여운 유령들을 무서워하는 루이지의 다양한 표정 변화가 더 재미있다.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오리지널 '루이지 맨션 2'가 발매된 것은 2013년, 약 11년 전이다. 지금의 초등학생들은 대부분 태어나지 않은 시기라 그 나이 또래의 유저들이 실시간으로 플레이할 기회는 없었을 것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그리고 3DS로 본작을 플레이했던 어른들을 위해, 리뉴얼된 아름다운 그래픽은 한층 풍성한 재미로 다가와 섬뜩하고 장난기 가득한 세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장용권 기자  mir@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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