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이 9월 3일부터 4일까지 양일간 개최된다. 2009년부터 매년 꾸준히 열리고 있는 이 행사는 장애학생들을 위한 이스포츠 대회, 정보 경진대회 및 게임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열정의 e공간, 행복한 e순간>이라는 행사 슬로건처럼 게임을 매개로 한 소통과 즐거움이 가득하길 기대해 본다.

일상 및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 장애인들에게 게임은 중요한 문화 여가 활동이다. 이러한 이유로 장애인 게임 접근성에 대한 관심 또한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게임 접근성은 장애인을 비롯한 다양한 이용자들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게임 접근성 향상은 게임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민관산학연 모두가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해 협력하며, 게임이라는 문화를 향유하는데 소외가 없도록 사각지대를 찾아내야 한다.

게임 접근성에 대한 고려는 다름을 인지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개선을 위해서는 이용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게임 플레이에 어려움이 없도록 물리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 게임에서도 이용자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양한 입력 방식을 지원해 이용자의 편리한 조작을 돕는 한편, 자막/음성 해설, 텍스트 크기 조절, 게임 난이도 조절, 색약 모드 제공과 같은 UI/UX 개선은 게임 접근성 강화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해외에서 개최되는 게임 시상식인 '더 게임 어워드'(The Game Awards)에서는 2022년부터 '접근성 혁신'(Innovation in Accessibility Awards) 부문을 시상하고 있는데, 2023년 수상작은 Xbox 드라이빙 게임 ‘포르자 모터스포츠'(Forza Motorsport)였다. 이 게임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블라인드 드라이빙 어시스트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 게임 개발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게임 접근성 가이드와 테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장애인을 위한 전용 컨트롤러를 선보이는 등 게임 접근성 향상의 모범적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게임사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도권 지역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게임 보조 기기를 맞춤형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보완대체 의사소통 앱 ‘나의 AAC’ 신규 버전을 출시했고, 스마일게이트는 ‘게임 접근성 개념과 사례’라는 전자책을 발간해 접근성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넷마블은 콘텐츠진흥원, 국립특수교육원과 함께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을 공동 주최하고 있고, 넥슨은 마비노기 20주년을 맞이해 음성 지원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배틀그라운드, 검은사막, 로스트아크 등 색약 모드를 지원하는 국산 게임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게임 문화 사각지대 해소에 함께 하고 있다.

전 세계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의 축제인 2024 파리 패럴림픽이 개막했다. 아쉽게도 이번 패럴림픽에 이스포츠 종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이스포츠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장애인들의 모습을 가까운 시일 내에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을 거라 믿어본다. 우선적으로 스포츠 게임들의 접근성부터 개선해 보면 어떨런지.

임지현 칼럼니스트  brand9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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