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MMORPG ‘이터널 라이트’가 지난 4월 10일부터 CBT를 실시했다. ‘이터널 라이트’는 중국 게임업체 넷이즈가 개발하고 가이아 모바일이 국내 서비스를 담당한다. 중국과 북미에서는 이미 정식 서비스 중이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다양한 MMORPG가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가이아 모바일은 넷이즈 표 MMORPG로 도전장을 던진 것. 어떤 게임인지 CBT를 통해 확인해봤다.

◆ ‘가성비’ 뛰어난 그래픽과 고품질 배경음악

‘이터널 라이트’의 전반적인 그래픽 수준은 최근 출시된 ‘검은사막 모바일’처럼 최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다소 오래된 스마트폰(본 기자의 갤럭시S4)으로도 원활하게 구동된다는 점은 강점이다. 덕분에 더 많은 유저들이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그렇다고 시대에 뒤떨어진 그래픽을 선보이는 것도 아니다. 정리하자면 최고의 그래픽은 아니지만, ‘가성비’가 높은 그래픽이랄까.

전체적인 그래픽, 색감, 질감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비슷하다. 실제로 이 게임 개발에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개발에 참여했던 알렉스 메이베리가 고문으로 참가했다. 앱 플레이어를 통해 PC에서 그래픽 옵션을 최고 품질로 설정하고 전체화면으로 즐기면 정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하는 듯한 기분이다. 다만, 플레이하다 보면 일시적으로 그래픽이 깨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데 정식 서비스에서는 이런 부분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

런던 교향악단이 작업한 배경 음악의 품질도 훌륭했다. 특히, 마을에서 들리는 차분하고 서정적인 배경 음악은 일상생활에서 배경음악으로 틀어놓아도 괜찮을 정도였다. 지나가는 NPC가 한 마디씩 툭툭 던지는 대사도 괜찮았다.

국내 성우들의 연기는 전반적으로 뛰어났다. 아주 간혹 비중이 떨어지는 NPC의 목소리가 단조로운 느낌을 주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부분만 제외한다면 전반적인 성우 녹음 작업은 잘 된 편이다.

◆ 탱커-딜러-힐러 3종 직업과 최종 콘텐츠 ‘레이드’

‘이터널 라이트’에는 워리어, 레인저, 미스틱 이상 3가지 직업이 있다. 크게 보면 탱커, 딜러, 힐러에 해당하는 직업이 1개씩 있다고 보면 된다. 각 직업당 3가지의 특성이 있어서 조금씩 다르게 육성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초반 튜토리얼은 대체로 잘 되어있다. 하지만 ‘파티 탈퇴’에 대한 부분은 조금 더 자세한 안내가 필요해 보인다. 파티 상태에서는 스토리를 진행할 수 없는데, 이에 대한 안내가 부족했고, 파티를 탈퇴하는 방법이 잘 설명되지 않았다. 그래서 초기에는 파티 탈퇴는 어떻게 하냐는 전체 채팅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본 기자 역시 초반에 이 부분에서 불편을 겪었다.

게임은 퀘스트 위주로 진행되며, 이동과 전투는 자동으로 할 수 있다. 필드에서는 자동 이동, 자동 사냥으로만 진행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일반 던전에서 보스를 상대하거나 레이드 던전을 즐길 때는 수동 사냥으로 해야 원활하게 진행된다. 특히, 레이드에서는 한순간의 방심이 실패로 이어질 수 있기에 더더욱 그렇다. 각종 던전을 클리어하며 아이템을 맞춰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최종 콘텐츠는 레이드 던전이다. 20레벨부터 참가할 수 있고 최대 40명이 입장할 수 있다. 파티 매칭은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본 기자는 여성 워리어로 레이드에 참가해서 탱커 역할을 담당했다. 탱커다 보니 수동 조작으로 보스를 상대했다. 레이드에 실패하기도 하면서 정신없이 즐기다 보니 예전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레이드를 했을 때가 생각났다. PC MMORPG에서 레이드까지 가기 위한 여정을 모바일에서 압축해서 즐긴 느낌이랄까? 다른 점이라면, 레이드 파티 자리를 구하기 위한 스트레스는 전혀 없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북미 버전에 있는 ‘단축키 10키’ 모드는 없는 것 같았다. 레이드에서 더 많은 기술을 사용할 수 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정식 서비스에 꼭 추가되길 바란다.

◆ 아쉬움이 남는 PVP 콘텐츠 ‘월드 아레나’

PVP 콘텐츠 중에서 ‘월드 아레나’는 아쉬움이 남았다. 자동 전투가 가능하다 보니 조작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었지만, 단순히 여러 명이 모여서 벌판에서 싸우기만 하고 끝난다. 뭔가 전략적인 움직임이나 팀 간의 수 싸움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거기다가 입장한 유저들 간의 레벨 차이도 크게 나서 레벨이 높은 유저가 여러 명을 학살하고 다니는 광경이 자주 나온다. CBT라서 이런 것이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정식 서비스에서도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면 굳이 월드 아레나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정리하자면, ‘이터널 라이트’는 PC로 MMORPG를 재미있게 즐긴 경험을 모바일에서 압축해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모바일게임에서 던전 파티 플레이와 아이템 파밍의 재미를 원한다면 꼭 한번 해보라고 권장하고 싶다. 전반적인 완성도는 괜찮았으며, ‘월드 아레나’ 등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정식 서비스에서 개선되길 바란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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