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임 업체 아크 시스템 웍스 개발자들이 4월 24일 넥슨 판교 사옥에서 열린 NDC(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8에서 아크 시스템 웍스의 2D 그래픽 개발 과정을 발전시킨 역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개발자들은 2D 그래픽 작업의 작업량이 늘어날 때마다 효율적인 방식을 찾고 적용했지만, 마지막 단계에서는 항상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근성’이 필요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발표에는 아크 시스템 웍스 개발자 이시와타리 다이스케와 암베 히데유키가 참가했다.

일본 게임 개발사 아크 시스템 웍스는 약 30년 정도가 된 회사다. 다이스케와 히데유키는 약 20년 전부터 이곳에서 근무했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다른 게임 업체의 수주를 받아서 액션, 스포츠, 레이싱 등 다양한 장르 게임을 개발했다. 그러다가 1995년 처음으로 아크 시스템 웍스이름으로 출시되는 게임 ‘이그젝터’를 개발했다. 그러다가 1998년 대전 격투 게임 ‘길티기어’를 출시했다. 이 게임은 당시 유명 대전 격투 게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래서 후속작도 계속 나올 수 있었다.

‘길티기어’ 개발은 1996년 시작됐다. 당시 회사 사정을 돌아보면 직원 수는 대표이사 포함해서 6명이었다. ‘길티기어’ 개발자는 학생신분이었고 3명에 불과했다. 대전 격투 게임을 개발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2D 그래픽 대전 격투 게임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게임에 대한 청사진도 없이 진행했다. 그래서 다른 대전 격투 게임의 공략집을 보고 어떤 게임을 만들지를 기획해나갔다. 건물로 치면 설계도 없이 뭔가를 짓는 셈이었다.

다이스케는 “당시 개발자들은 경험도 없었고, 자산도 없었다. 가진 것은 ‘근성’ 밖에 없었다. 그래서 잘 모르지만 배우면서 앞으로 가보자고 결정했다. 돌아보면, 젊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 다음은 ‘길티기어X’였다. 전작에 비해 여러가지로 발전했다. 그래픽 사양은 640*480 해상도였다. 전작인 320*240 해상도와 비교하면 화면의 픽셀 수가 약 4배로 증가했다. 여기에 윗선에서는 더 부드러운 그래픽을 위해 애니메이션을 위한 그림의 숫자를 전작의 2배로 늘려줄것을 요구했다. 이래 저래 작업량이 상당히 많아졌다.

이번에도 ‘근성’으로 돌파했다. 다이스케는 “대표님은 잘 했다고 칭찬했고, 좋은 작품이 나올 때 까지 열심히 하라고 쉽게 말씀하셨다. 그게 말은 쉽지 실제로 하면 굉장히 힘들다. 지금 돌아보면 정말 괴로운 기억이었다”고 밝혔다.

2009년에는 ‘길티기어’의 인지도가 꽤 높아졌다. 그래서 다른 게임도 고민했고 그게 ‘블레이블루’ 였다. 이번에도 그래픽에 대한 발전이 필요했다. 그래서 화면 비율을 4:3 에서 16:9로 변경했고, 해상도는 1280*720으로 결정했다. 해상도가 늘어남에 따라 또 다시 작업량이 약 4배로 늘어났다. '길티기어' 초기 버전과 비교하면 단순 계산으로 작업규모가 약 16배로 증가한 것.  

이번엔 ‘근성’이 아닌 다른 해결책을 동원했다. 3D 그래픽을 사용해서 랜더링하고 그것을 토대로 2D 그래픽을 만들어냈다. 작업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색깔을 입히는 일은 자동화 절차도 도입했다. 작업 결과물의 품질도 전반적으로 균일해졌다. 그런데 뭔가 디테일이 부족했다. 그래서 캐릭터의 얼굴, 표정, 팔의 각도 등을 모두 수작업으로 수정했다. 중간에 자동화 작업, 효율적인 작업 공정을 도입했지만, 결국 마지막에 가서 필요한 것은 또 다시 ‘근성’ 이었다.

이 ‘근성’ 덕분에 아크 시스템 웍스의 개발력은 인정을 받았다. 다이스케는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추구하면, 그 끝에는 새로운 도전이 있게 마련이다. 이것은 효율성 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고, 항상 ‘근성’이 필요했다”며 “그 결과 우리 회사는 업계에서 인정을 받았고, 지금도 대작 게임 수주를 받고 있다”며 “게임 개발은 즐겁기만 한 작업은 아니다. 아크 시스템 웍스는 앞으로도 근성과 장인정신으로 좋은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소식도 전달했다. 대전 격투 게임 ‘길티기어 XX’가 닌텐도 스위치로 이식되어 출시될 예정이며, 한국판에만 실렸던 故 신해철이 제작한 배경음악이 이번에는 모든 국가판에 수록될 예정이라고 한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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