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18] 시작부터 출시까지 2년, ‘테라’ 콘솔 포팅하기

MMORPG ‘테라’는 최근 해외에서 콘솔 버전 서비스를 시작했다. 블루홀은 어떤 계기로 ‘테라’를 콘솔로 이식했을까? 그리고 이식과정에서 가장 큰 장벽은 무엇이었을까?

MMORPG ‘테라’ 개발사 블루홀 이해찬님이 4월 25일 넥슨 판교 사옥에서 열린 NDC(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8에서 ‘테라 콘솔 포팅기’라는 제목으로 MMORPG ‘테라’를 플레이스테이션4(PS4)와 Xbox One으로 이식한 경험담을 발표했다. 2016년 3월 연구개발을 시작한 이 '테라' 콘솔 프로젝트는 약 2년 뒤인 2018년 4월 해외 서비스를 실시했다.

블루홀이 ‘테라’를 콘솔 버전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북미 자회사 엔메스 엔터테인먼트의 제안이었다. 북미에서 ‘테라’를 서비스하는 엔메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가 콘솔 버전을 출시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이에 블루홀은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콘솔 이식 작업을 외주로 진행하는 것도 생각했지만 결국 블루홀이 직접 개발하기로 했다. 핵심 기술을 소재로 외주를 진행하는 것은 피하고 싶었고, 콘솔 프로젝트에 대한 경험도 쌓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테라’를 콘솔로 원활하게 이식할 수 있는지를 검증했다. 이 때에는 이해찬님 혼자 연구개발을 했다. 혼자서 기존 소스를 사용해서 언리얼 엔진3를 개조한 엔진으로 프로토 타입을 개발하기로 했다. 그러다가 ‘언리얼엔진 언서포티드’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발견해서 이 엔진으로 테라를 다시 만들기로 했다. 언리얼엔진4로 개발하는 것도 좋았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들었다. 프로그래머 혼자서 일하고 있고, 언리얼엔진3로 개발된 게임을 언리얼엔진4로 다시 개발하려면 아트팀의 지원이 필요한데 그 때에는 지원을 기대할 수 없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달 동안 ‘테라’ 콘솔 버전 프로토 타입을 만들었다. 잘 돌아갔다. 콘솔 이식이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프로그래머를 2명 더 영입해서 작업을 계속했다. 중간에 이해찬님은 미국으로 출장을 가서 언리얼엔진3 포팅 전문 업체에서 기술 상담을 받았다. 그 와중에 한국팀은 UI를 개발했다. 미국팀은 안정화 작업을 했다. 8월에 다시 한국으로와서 한국팀과 미국팀의 결과물을 결합했다. 그리고 9월 7일 ‘테라’ PS4 버전의 첫 알파 테스트가 진행됐다. 그 결과, 가능성은 확실히 확인됐다. 그래서 이 시점부터는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다.

개발 초기 목표는 2017년 4월 정도에 PS4 버전과 Xbox One 버전을 모두 심사받는 것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심사를 통과하는 것은 기대하지 않았다. 몇 번 떨어지면서 수정하다보면 승인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사를 받을 때 마다 보고서에는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잘 나왔다. 개발팀은 그 부분만 고치면 앞으로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바로 ‘최적화’ 였다. 로딩 최적화 작업도 진행했지만, 프레임이 나오질 않았다. 그래서 5월 부터 8월까지 모든 인원이 최적화 작업에만 매달렸다. 콘텐츠 개발은 멈췄다. 9월에 최적화 작업 중감 점검을 해보니 가능성은 보였다. 그래서 연말에 테스트 하고 2018년 초에 출시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2018년 4월에 출시됐으니 실제로도 비슷하게 됐다.

지금 돌아보면 최적화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MMORPG가 다른 장르 게임과 가장 다른 것은, 유저가 플레이하는 중에도 계속 뭔가를 로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UI가 많아서 메모리에 다 올려 놓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런 제한이 많아서 최적화 작업이 힘들다. 개발 초기에는, 특정 그래픽 효과가 나오는 기술을 쓰고 UI를 열면, 게임이 약 10초 정도 멈추는 현상도 발생했다.

이해찬님은 “언리얼엔진으로 개발된 게임을 콘솔로 포팅하면 분명히 최적화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특히 멀티 쓰레드 최적화는 프로젝트 초기부터 잡아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몰라서 나중에 했다. 그래서 멀티 쓰레드 최적화는 반년 이상 걸렸고 지금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테라’가 좋은 사례로 자리잡아서 국내 업계에도 콘솔 프로젝트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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