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18] '바람의나라' 업데이트 사례로 보는 '직업 밸런스 조정'

MMORPG에서 직업간 밸런스는 중요하다. ‘바람의나라’ 업데이트 사례를 통해 개발팀이 직업 밸런스 조정을 어떻게 했는지 알아보자.

넥슨 송지훈님이 4월 25일 넥슨 판교 사옥에서 열린 NDC(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8에서 MMORPG의 직업간 밸런스 조정에 대해서 발표했다.

그는 ‘시소’ 이야기로 발표를 시작했다. 시소는 균형이 중요하다. 양 쪽 탑승자의 무게가 비슷할 수록 타는 것이 재미있어진다. 게임은 어떨까? 게임의 재미 요소를 개발자와 유저 관점에서 바라보면, 양 쪽이 모두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게임이 재미있어진다. 그러려면 유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잘 파악해야한다.

MMORPG는 보통 여름과 겨울에 대형 업데이트를 실시한다.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직업, 새로운 던전 등이다. 매년 진행되는 신규 업데이트에서 유저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새로운 콘텐츠로 무엇을 할 수 있나?’이다. 물론, ‘새로운 것 개발하지 말고 있는 것부터 잘하라’라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게임을 지속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서 신규 콘텐츠는 필수다. 그렇게 직업을 추가하다 보면 여러 직업간의 밸런스를 잡아야 할 때가 온다.

넥슨이 서비스하는 MMORPG ’바람의나라’의 현황을 보자. 22년 동안 서비스되고 있고, 총 7가지 직업이 있다. 각 직업을 평가할 때, 전투에서는 얼마나 강한지, 사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바람의나라' 2017년 여름 업데이트에서는 각 직업간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주 목표였다. 그래서 개발팀은 각 직업의 조작 난이도 등을 고려해 사냥 효율을 측정했다. 그리고 각 직업이 사냥에서 최대한 비슷한 효율이 나오도록 조정했다.

업데이트 결과, 전체적인 직업 분포 비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개발팀은 밸런스 조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왜 유저들이 반응하지 않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사냥’만을 기준으로 밸런스 조정을 했던 것이 문제였다고 결론이 났다. 한 캐릭터는 PVP, 사냥, 레이드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데,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오로지 ‘사냥의 효율성’ 만을 비슷하게 맞췄다. 그래서 다른 요소를 즐기는 유저 입장에서는 굳이 새로운 직업을 키울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개발진은 겨울 업데이트에서 다시 밸런스 조정을 실시했다. 이번에는 기준을 변경했다. 한 캐릭터를 다양한 갈래로 성장시킬 수 있게 만들었다. 유저의 선택에 따라서 PVP에 강력하게 육성할 수 있거나, 레이드에서 강력하게 육성할 수 있는 식이다. 그리고 기술특성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사냥 밸런스도 맞췄다. 그 결과, 여름 업데이트에 비해 직업 분포도에 변화가 감지됐다. 사냥만을 기준으로 밸런스 조정을 하지 않고 다양한 요소를 기준으로 밸런스를 맞춘 결과였다.

송지훈님은 마지막으로 “전반적인 난이도가 너무 쉬우면 흥미를 유발시키기 힘들다. 반대로 너무 어려우면 유저가 적응하기 힘들다”며 “밸런스를 조절할 때 중요한 것은 너무 쉽지도 않고, 너무 어렵지도 않은 ‘꿀잼’ 난이도를 찾는 것이다. 또한, 각 직업의 조작 난이도와 유저가 원하는 역할 등 각 직업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밸런스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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