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포립이 개발하고 라인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모바일 보드게임 '주사위의 잔영 for kakao'가 서비스 1주년을 앞두고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하지만 글로벌 서비스 준비를 위해 국내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유저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주사위의 잔영'은 지난 2001년 출시돼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는 동명의 PC 온라인 게임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재해석한 게임이다. '창세기전'의 IP를 활용해 인기를 얻었던 이 게임은 성장 시스템과 귀여운 그래픽, 빠른 템포의 플레이 등을 앞세워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표방하며 지난 2018년 4월 출시됐다.

그런데 지난 26일 '주사위의 잔영' 공식 카페에 스튜디오포립 이병훈 디렉터는 개발자노트에 글을 올려 서비스 종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로 예정된 서비스 지역의 글로벌 확대를 위해 ‘주사위의 잔영’의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고 글로벌 서비스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것.

이 디렉터는 “서비스 유지를 위한 방안들을 오랜 시간 찾았지만 어떤 것도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판단, 서비스를 종료하고 글로벌 서비스 준비에 더욱 집중하자는 방향으로 결정하게 됐다. 글로벌 서비스 준비에 더욱 집중하여 빠르게 다시 찾아 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매우 이례적이다. 보통 게임의 서비스 종료는 자금 혹은 인력의 부족, 권한 상실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개발과 서비스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일 때 이뤄진다. 또한 이미 진행 중인 글로벌 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고 글로벌 서버로 개인정보를 이관하는 사례는 종종 있다. 

하지만 아직 하지 않고 있는 글로벌 서비스 준비를 위해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은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드문 경우다. 개발이나 서비스 인력이 적은 인디 개발사도 아닌 나름 중견급 회사인 라인게임즈를 통해 서비스를 하고 있음에도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는 것에 유저들은 쉬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게다가 이관을 대비하기 위한 어떤 내용도 언급되어 있지 않았다.

이같은 결정이 내려지자 ‘주사위의 잔영’ 유저들은 분노하고 있다. 게임이 이제 출시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고, 현재 유저 주도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게임 리그가 진행 중인 상황이면서 최근 신 캐릭터 추가로 많은 과금이 이뤄졌을 상황에서 종료 결정이 내려진 것에 황당해하고 있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주사위의 잔영’의 부활을 기다려왔던 입장에서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인 것. 

‘주사위의 잔영’은 최근 슈퍼모드 시즌3를 업데이트하며 ‘창세기전’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인 셰라자드가 추가됐다. 이 캐릭터를 얻기 위해서는 수백개의 조각을 모아야 하는데, 이 캐릭터를 기다렸던 유저 입장에서는 캐릭터를 많은 과금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던 것. 하지만 추가 한 달만에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것이 유저들의 입장이다.

또한 게임의 부흥을 위해 유저들이 힘을 모아 리그를 추진했고, BJ강콩의 주도 하에 “BJ강콩배 ‘주사위의 잔영’ 리그‘”가 지난 16일부터 진행 중이었다. 리그 상황은 아프리카TV를 통해서도 생중계됐고, 트위치로도 방송을 넓혀나갈 계획이었다. 리그 참여 인원에게는 운영팀의 권한으로 게임 캐시 지급도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리그 진행 도중에 서비스 종료 발표를 접하게 된 것.

이번 리그를 진행하던 BJ강콩은 게시물을 통해 “5명의 유저가 모여 게임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준비한 리그 중간에 이런 결정이 내려지니 굉장히 혼란스러우며 낙담하고 있다. 몇 년간 기다려온 게임이 단기간에 종료하다니 믿겨지지 않는다. 앞으로 라인게임즈의 게임은 더 이상 방송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며 좋게 언급하지 않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무엇보다 서비스 종료 결정이 내려졌다면 게임 내에서 유저에게 강제로 이번 결정에 대한 내용을 접하게 하고 더 이상 과금을 하지 않도록 해 소비자의 피해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주사위의 잔영‘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보여지는 것은 주사위 이벤트 공지사항 뿐이며, 서비스 종료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려면 옵션 내의 공지사항에 직접 들어가 제목에도 언급되어있지 않은 개발자노트의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공식 카페나 공지사항을 보지 않는 유저라면 이 상황을 모른 채 과금이 가능한 것. 때문에 이에 대한 빠른 대처가 시급하다.

그러나 라인게임즈 측은 남은 기간 연속 출석 이벤트와 핫타임 이벤트 등 푸짐한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공지를 올려 유저들의 분노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유저들은 “서비스 종료한다면서 유저를 농락하는 것도 아니고 정 떨어진다”, “누구 머리에서 나온 것인지...종료한다면서 마지막까지 조각을 주다니 대단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유저분들께 불편을 드린 점 사과드리며 인앱 결제 차단 및 신규 다운로드 중지를 비롯해 구체적인 환불 절차와 서비스 종료 일정 등을 안내 드리는 공지를 조만간 안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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