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산업의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게임산업에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는 말은 여러 경로를 통해 나왔지만, 이것이 수치로 드러나는 자료가 나왔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던 게임산업에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위기 경보가 울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9일 발간한 2018년 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도 국내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전년의 113조 원 대비 5.2% 증가한 119조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지난 2014년부터 5년 간 연평균 5.8%씩 꾸준히 성장해오고 있으며, 애니메이션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것은 BTS의 효과로 보이는 음악(11.9%)이 차지했고, 이어 지식정보(9.7%), 만화(7.0%) 산업이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게임산업은 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10조 8,945억원이었던 게임산업 매출액은 2017년 13조 1,422원으로 급증했지만, 2018년 13조 9,335억원으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를 반기별로 자세히 보면 게임산업의 매출은 오히려 하향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산업의 2018년 하반기 매출액은 6조 8,607억원으로 2018년 상반기의 7조 727억원 대비 3%가 감소한 것이고, 전년동기대비 4.9% 감소한 결과다. 여타 콘텐츠 산업 중 하반기 매출이 전반기 및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산업은 게임이 유일했다.

이는 중국산 게임의 국내 진출 공세로 국내 게임 랭킹에서 국산 게임이 밀려나며 매출이 하락함과 동시에, 중국산 게임을 서비스하는 중국 업체들은 국내에 회사를 차리지 않고 현지에서 직접 서비스를 하기에 매출이 조사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벌어진 현상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올해들어 더 심해진 만큼 2019년 상반기 조사에서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게임산업의 수출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서 발표한 2018년도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8.4%인 7억 4천만 달러 증가한 약 95억 5천만 달러(한화 약 11조 3천억원)로 나타났다.

그리고 수출액은 전 산업에서 증가했으며 특히 출판, 만화, 음악, 애니메이션, 방송, 캐릭터 산업 등이 전년대비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게임산업은 여전히 총 수출의 66.9%를 차지하며 전년대비 7.9%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산업의 수출액은 2016년 32억 7천만불(한화 약 3조 7천억원), 2017년 59억 2천만불(한화 약 7조 1백억원), 2018년 63억 9천만불(한화 약 7조 5천억원)로 연간 단위로 보면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작년의 증가폭은 훨씬 낮아졌고, 2018년 하반기에는 국내 매출액처럼 감소폭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산업의 2018년 하반기 수출액은 31억 4천만불(한화 약 3조 7천억원)로 상반기의 32억 5천만불(한화 약 3조 8천억원)에 비해 3.3%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년동기대비로는 무려 16.1%가 감소했다.

이같은 감소는 2017년부터 수출에 혁혁한 공을 세운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한 주요 게임들의 수익 둔화세도 있지만, 중국 시장에 대한 진출이 막히면서 신규 매출원의 부재로 인한 감소세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업체들은 중국 이외의 시장을 열심히 공략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콘텐츠기업경영체감도(CBI)에서도 게임산업의 위축은 그대로 드러났다. 조사된 자료에 따르면 매출이나 수출, 투자, 자금사정 등 모든 수치가 전반기인 2018년 하반기 대비 하락했고, 모든 수치가 100 이하를 기록하며 2019년 상반기의 업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특히 자금사정 부문에서 90.6을 기록하며 다른 부문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내, 기업들의 향후 자금에 대한 걱정의 우려를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시카우가 없거나 아직 뚜렷한 흥행작이 없는 중견 혹은 소규모 게임사의 자금 걱정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는 만큼 경영의 어려움은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 코드에 등재시키면서 국내외의 게임산업 및 게임문화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게임산업의 매출 및 수출액 감소를 넘어 게임산업 종사자의 감소도 급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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