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장에서 게임은 드물지 않은 소재다. 게임업체가 직접 제작과 배급을 추진하는 경우도 있고, 영화사가 게임 콘셉트와 기획을 사들여 영상물로 재창조하기도 한다. 이는 IP(지식재산권)의 중요성과 맞물려,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확장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게임 원작 영화의 상반된 소식이 들려왔다. 영화 ‘수퍼 소닉’의 기록적인 흥행과 ‘콜오브듀티’의 무기한 연기다.

출처=영화진흥위원회 홈페이지

미국에서 지난 14일 개봉한 ‘수퍼 소닉’은 3일간 미국에서만 5700만 달러(약 674억원)의 수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벌 격인 피카츄가 등장한 ‘명탐정 피카츄’의 5430만 달러(642억원)보다 270만 달러 높은 기록이다.

‘수퍼 소닉’은 파란색 고슴도치 소닉 더 헤지혹이 주인공인 영화다. 소닉은 엄청난 속도로 달리며, 여러 문제를 풀어주는 해결사로 큰 사랑을 받았다. 1991년 세가 메가드라이브로 첫 게임이 출시된 뒤, 서구권 시장에서 마리오와 대등한 인기를 얻었다. 게임과 동시에 여러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제작됐고, 국내에서도 공중파 방송채널을 통해 노출된 바 있다.

상영까지 과정은 험난했다. 데드풀 감독으로 명성을 쌓은 팀밀러, 악역 닥터 에그맨 역에 짐 캐리를 기용했지만 캐릭터 재현도가 문제였다. 지난 2018년 공개한 소닉의 디자인이 악평을 받은 것. 이에 파라마운트픽처스 등 제작사는 개봉을 연기하고, 소닉의 이미지를 게임에 가깝게 바꾸는 등 공들였다.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 게임화면

비슷한 행보를 걸은 ‘콜오브듀티’의 영화는 무기한 연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스테파노 솔리마 감독은 이탈리아 매체 배드테이스트와 인터뷰에서 “콜오브듀티의 영화화는 더이상 그룹(액티비전블리자드)의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게임 원작 영화의 무기한 연기는 자주 발생한다. 영화화 판권을 확보했음에도 제작비와 개봉일정 등을 이유로 제작이 지연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현대전을 배경으로 한 ‘콜오브듀티’는 출연자와 그래픽 처리 비용 등 제작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게임 자체가 영화와 같은 스토리텔링을 즐길 수 있는 만큼, 재창조를 통한 영상화 작업에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국내외 게임업체들은 게임 콘텐츠를 활용한 부가 콘텐츠 생산에 주목하고 있다. 많은 게임들이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캐릭터 상품(굿즈) 판매 시장도 커지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소닉 더 헤지혹’의 흥행과 ‘콜오브듀티’ 무기한 연기는 기획과 콘셉트, 추진 과정에서 보다 확실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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