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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집단소송까지 가는 5G, 획기적인 정책 나와야 한다
  • 안병도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4.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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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통신망은 단순히 취향에 따라 쓸 수도 안쓸 수도 있는 선택적 요소가 아니다. 현대 사회에서 전기나 수도를 이용하지 않는 삶을 상상하기 힘든 것과 같다. 깊은 산 속에 들어가서 그야말로 자연인처럼 살기 전에는 통신망을 이용해 편리한 서비스와 정보를 이용하는 것은 우리가 현대인이라는 증거와도 같다.

때문에 이런 기초 인프라와도 같은 무선 통신망에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 주파수라는 공공재를 일정 부분 독점적으로 쓸 수 있는 이동통신사와 정부 정책이 맞물려서 서비스되는 것이기에 공공적인 성격도 있다. 

제대로 된 투자와 정책, 감시가 없으면 사용자보다 이통사의 이익만 챙겨주는 상황이 되기 쉽다. 상당수의 낙후된 국가에서 그런 상황을  맞고 있어서, 느리고 안터지는 통신망을 비싼 가격에 쓰는 상황이다.

문제는 세계 최고의 통신 서비스 국가를 노리고 있는 한국의 상황이다. 국토가 좁은 편이며 대부분의 인구가 도시에 몰려사는 특성상 인프라 비용을 적게 들이고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공업력이 좋고 국민소득이 높은 편이라 좋은 서비스라면 대가도 잘 지불한다. 그런 환경에서 주요 3개 통신사를 두고 경쟁을 유도한다며 성장했던 한국 통신 서비스가 5G에 들어서며 이용자 불만이 매우 커지고 있다.

이번 5G 서비스는 특히 세계 최초 타이틀을 놓칠 수 없다면서 한밤중 기습 개통으로 상용화를 시작한 바 있다. 일단 어떻게든 빨리 서비스하고 나면 저절로 통신 품질도 좋아지고 요금도 낮아질 듯 밀어붙인 5G 서비스가 이제 2년을 갓 넘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오히려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며 통신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5G 피해자 모임' 에서는 "약속했던 5G 서비스는 접속이 불가하고 5G 요금은 광속으로 청구되고 5G 이용자가 호구로 보이는가" 라면서 집단 소송을 예고했다. 통상적인 불만 접수 창구로는 도저히 개선의 여지가 없기에 보다 강력한 행동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5G 서비스는 최초 광고에서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하면서 실제 평균 속도는 4배 정도에 그친다. 그것도 기지국이 모자라 지역에 따라 자주 끊긴다. 5G 속도를 잘 활용하는 콘텐츠나 서비스는 제대로 나와있지 않다. 이용자가 LTE 대신 5G를 써야 할 이유가 별로 없다. 

그럼에도 주요 이통사에서는 신규 가입을 5G로만 받으며 비싼 요금제를 꼬박꼬박 가입시키고 있다. 또한 이동통신 3사는 담합 의혹까지 제기될 정도로 요금제가 거의 똑같다. 10GB는 월 5만 원대, 100GB는 월 7만 원대 하는 식으로 중간 구간이 없고 차별성도 없다. 5G 가입자는 2년만에 1,360만 명이 됐으며 이동통신 3사의 지난해 이익은 3조 4천억원에 달한다.

당초에 약속했던 산업적인 신기술 발전도 미흡하다. 이통 3사는 5세대 이동통신 단독규격(5G SA) 기술을 상반기에 상용화하겠다는 방침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전달한 것으로 보도됐다. 막대한 이익을 거두면서도 앞선 기술 도입으로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도 뒤진 상태를 빨리 따라잡을 생각이 부족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단지 알뜰폰 사업자가 최저 1만원 안팎의 5세대(5G) 요금제를 출시하는 것을 앞세운다. 가입과 서비스가 불편해서 이용자가 적은 알뜰폰 위주의 가격 인하만을 면피 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이 외에 다른 5G 정책은 크게 발표된 바가 없다.

획기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 한국은 그 특성상 정부가 업계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정부가 가만히 있는데 업체가 앞장서서 파격적인 정책과 기술을 개발하고 이용자의 이익을 향상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거대한 기업일 수록 정부가 당근과 채찍을 제시하며 이른바 '하드캐리'를 해야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인프라 사업에 가까운 5G에서는 당연히 더욱 그렇다. 지금이야말로 기술발전과 이용자 이익을 위한 정부 당국의 획기적인 정책제시와 추진이 가장 필요한 때다.

출처=KT

안병도 칼럼니스트  press@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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