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미국에서 핵 프로그램 개발사 ‘보스랜드’를 상대로 승소 판결을 받았다고 폴리곤, 코타쿠 등의 외신이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법원은 ‘보스랜드’에게 850만 달러(한화로 약 96억 원)의 손해배상금 지급을 명령했고, 보스랜드가 개발한 블리자드 게임 관련 핵 프로그램이 미국에서 판매되는 것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캘리포니아 법원 데이비드 카터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보스랜드가 블리자드의 핵 프로그램 방지 기술인 ‘워든’을 우회하는 각종 핵 프로그램을 개발한 사실, 게임을 역설계(제품이나 프로그램을 뜯어서 내부 구조를 알아내는 것)한 사실, 게이머들에게 핵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구동하는 방법을 알려준 사실 등이 인정되며 이는 블리자드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카터 판사는 “이런 저작권 침해 행위는 게임 개발사에 피해를 주는 행위이다. 또한, 해당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게임에 흥미를 잃게 하고, 이는 게임 개발사에 추가 피해를 일으킨다”며 “게다가 핵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게이머가 많아질수록 핵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게이머들은 블리자드에 항의를 하게 되고, 이로 인해 블리자드의 평판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독일에 본사를 둔 ‘보스랜드’는 블리자드가 서비스하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디아블로3’, ‘오버워치’, ‘하스스톤’ 등의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각종 핵 프로그램(아너버디, 데몬버디, 스톰버디, 하스버디, 워치오버 타일런드 등)을 유료로 판매해왔다. 이에 블리자드는 독일과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2017년 1월에 독일 연방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독일에서 패소하며 수세에 몰린 보스랜드는 미국 재판에서 시간 끌기를 시도했지만, 블리자드는 지난 3월 16일경 ‘보스랜드’를 상대로 ‘무변론 판결’(피고가 원고의 청구에 대해 답변서나 방어방법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정식 재판 없이 서면만으로 재판하는 것)을 신청하며 850만 달러(한화로 약 96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한편, 보스랜드 측은 이번 판결문이 나오기 전에 ‘토렌트프릭’이라는 매체를 통해 “이번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소송전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입장을 전달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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