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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반만 성공한 헌팅액션의 RPG 전환, '몬스터헌터 스토리즈2 파멸의 날개'

캡콤의 수렵 액션 '몬스터 헌터'(이하 몬헌) 시리즈 중 PS4와 PC로 출시된 '몬헌 월드'가 대중화를 이끌고, 스위치의 '몬헌 라이즈'가 저변확대를 이뤄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여전히 몬헌은 난이도가 있는 게임이다. 게이머의 컨트롤 실력이 중요하고 적어도 100시간 이상 오랜 시간 플레이를 해야 콘텐츠를 숙지할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몬헌 스토리즈'는 '몬헌'이 가진 필수불가결한 허들 없이 스토리와 세계관에 집중한 전형적인 JRPG다. 실제 개발 의도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전작에서의 모습은 확실히 '스토리즈'와 오리지널 '몬헌'의 공존 및 상호 보완적인 존재로 자리매김 되었다. 

때문에 작년 이맘때쯤 '라이즈'와 함께 발표된 '몬스터헌터 스토리즈2'에 대한 기대도 상당히 높았다. 올해 4월 먼저 출시된 '라이즈'가 성공을 거둔 상황에 '스토리즈2'는 잘 차려진 밥상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됐는지 살펴보자. 

연출만으로는 AAA급

 

■ 게임의 첫인상은 '포켓몬스터 헌터'였다

'스토리즈2'는 '포켓몬스터' 또는 '디지몬'이 떠오를 정도로 콘셉트나 분위기가 비슷하다. 오리지널 '몬헌'이 리얼과 판타지를 섞은 그래픽이라면, '스토리즈2'는 일본 어린이 애니메이션의 감성으로 따뜻하고 화사하다. 

캐릭터도 4등신이고 원작의 험악하고 위험천만해 보이는 몬스터들도 최대한 귀엽게(?) 디자인됐다. 시나리오 자체도 무겁지 않고 몬스터와 인연을 맺고 함께 성장하고 공존하는 몬스터 라이더 로서 세상을 구하는 모험 이야기다. 암투와 배신 같은 등장 인물 간의 갈등도 거의 없다. 

전반적으로 밝은 분위기 및 몬스터를 획득하고 육성하는 플레이 때문인지, 초반에는 ‘몬헌’의 탈을 쓴 ‘포켓몬스터’를 하는 기분이 든다. 물론 조금만 더 진행해 보면 완전히 다른 플레이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몬스터 육성형 RPG라 보면 된다. 

몬스터 알을 훔쳐서 동료몬을 부화, 육성한다


■ 메인 시나리오 엔딩이 곧 튜토리얼 엔딩

오리지널 ‘몬헌’이 장비 제작 위주로 몬스터를 사냥한다면, ‘스토리즈2’는 주인공 캐릭터와 획득한 몬스터의 성장에 맞춰져 있다. 둥지로 귀환한 혹은 필드 상에 랜덤하게 나타나는 몬스터 둥지에서 훔친 알을 부화시켜 함께 여행하며 성장, 현재 잡기 어려운 몬스터를 사냥하는 패턴으로 플레이가 진행된다. 

총 80여 마리의 몬스터를 모두 획득/성장이 가능한데 각 몬스터별 특성, 스킬, 고유능력이 다르다 보니 모든 몬스터를 획득하는 목표만 정하더라도 상당한 플레이 시간이 요구된다. 

몬스터 별 능력 개방 및 유전자 슬롯 해금, 각종 무기 및 방어구 수집 등등 메인 시나리오를 진행할수록 콘텐츠의 볼륨은 점점 커진다. 엔딩까지 사잇길로 빠지지 않고 일직선으로 진행한다 치면 오리지널 ‘몬헌’처럼 튜토리얼이 이제야 끝났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어떤 시스템이든 하나 이상의 퀘스트 이야기가 엮여 있다


■ 심오한 가위바위보 전투 시스템 

‘스토리즈2’의 전투 시스템의 근간은 파워, 스피드, 테크닉으로 이름만 다를 뿐 가위바위보식 상성을 따른다. 스피드는 파워를 이기고, 테크닉은 스피드를 이기며, 파워는 테크닉을 이기는 식이다. 

예를 들어 물속성 약점이고 찌르기에 약한 육질을 가지고 있는 몬스터이나, 공격 패턴이 스피드인 몬스터를 만났다고 하자. 물속성이고 찌르기 타입인 건랜스를 장비했더라도 파워 타입으로 정면승부 할 경우 상성에서 지기 때문에 능력치가 월등히 높지 않는 한 몬스터에게 유리한 힘든 전투가 전개된다. 

가위바위보에서 이겼다

가위바위보라 해서 단순한 저연령층 게임인 것 같지만 플레이가 진행될수록 겉보기와 달리 생각해야 할 것이 많아진다. 

일단 주인공은 몬스터의 모든 성향에 맞게 수시로 무기와 공격 성향을 바꿀 수 있지만, 동료 몬스터(이하 동료몬)는 평타와 유전자 전승으로 부여된 타입을 우선하여 몬스터에 따라 동료 몬을 바꾸기도 하는 등의 전략적인 플레이가 요구된다. 

여기에 몬스터는 기본적으로 일반과 분노 2가지에 따라 성향이 바뀌고, 일부 아종형 이상의 중간 보스급 몬스터들은 특수 상태까지 포함되어 있어 복잡성이 늘어난다. 모든 몬스터를 수월하게 공략하기 위해서는 몬스터의 상성 및 약점 정보는 물론 그에 맞춰 장비도 맞춰야 하고, 동료몬도 세팅해야 하는 등 준비해야 할 것도 기억해야 할 것도 상당히 많다. 

비행 동료몬과 전투하다 보면 이런 연출도 발생


■ 동료몬의 수와 활용은 합격, 분포는 불합격

'스토리즈2'는 주인공 동료몬인 레오스를 제외하고 최대 5마리까지 데리고 다니며 육성시킬 수 있다. 게다가 전작 대비 동료몬들은 상당히 많은 편이라 유저 취향에 맞춰 전투와 탐색에 필요한 동료몬 구성이 다채롭고, 육성하는 재미가 쏠쏠한 편이다. 

간혹 고대 둥지나 특정 지역의 탐색에 필요한 라이드 액션이 없는 경우 마을까지 돌아가 파티를 다시 편성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으나 게임 플레이에 크게 방해되는 수준까지는 아니다. 

강이나 호수에 들어가려면 특정 동료몬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는 시나리오의 2/3지점 까지고, 후반으로 가면 높은 레어도를 지닌 동료몬으로 구성하고 플레이해야 하는데, 초중반에 비해 밸런스를 맞추기가 어렵다. 동료몬의 획득이 어렵다기보다는 대부분이 파워형으로 치우쳐 있고, 탐험에 필요한 라이드 액션도 한정적이다 보니 탐색과 전투의 균형을 맞추기가 상당히 어렵다. 

출시 직후 이뤄진 패치로 스피드 성향 몬스터가 추가되긴 했으나 현재 시점에서도 테크닉 성향은 품귀 현상에 가깝다. 때문에 스토리 완료 후의 콘텐츠인 고룡 몬스터 사냥에의 동료몬 선택지가 한정될 수밖에 없는 결과로 이어져 초반의 다양성이 후반으로 갈수록 단순화되어 버린다. 

몬스터에 따라 스킬 사용이 유리할 때가 있다


■ 스토리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게임의 시스템 및 플레이 전개 상으로만 보면 동료몬과 주인공이 성장하여 세상의 파멸을 막는다는 내용에 충실하게 따라간다. 

일부 시나리오가 억지스럽고 개연성이 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다는 평이 있긴 하나, 시나리오를 이어 가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장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럭저럭 극의 마무리까지는 잘 봉합한 편이다. 만화적 연출도 괜찮은 편이고 대화 내용도 핵심만 깔끔하게 전달해서 스킵 버튼에 손이 가는 경우도 거의 없다. 

애니메이션 같아 대화의 몰입감도 좋은 편

반면 시나리오에만 집중해 보면 극의 초반에는 할아버지이자 전설의 라이더인 레드라는 인물에 맞춰져 있고, 중 후반은 전작 등장인물의 후일담을 따라가는 형태다 보니 주인공의 비중이 상당히 낮다. 

주인공의 성장기를 표방하고 있지만 시나리오를 통해 그 맛을 느껴 볼 수 있는 건 일부의 구간밖에 없는 점은 RPG로서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게다가 과거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시나리오 구조로 인해 전작의 경험 유무가 스토리 몰입도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 전작이 국내에선 정식 출시조차 되지 않았기에 매우 안타까운 부분이다. 

주인공 보다는 사건이 중심인 이야기 구조다


■ 이 게임은 게이머를 오리지널 ‘몬헌’으로 이끈다

오리지널 ‘몬헌’이 게이머의 육체적 피지컬을 요한다면 ‘스토리즈’는 정신적 피지컬이 더 요구되는 장르다. '스토리즈2'는 전작에서 확립하지 못한 지향점을 확실히 하고, 다른 시장을 개척하려 한 듯 보인다. 

하지만 엔드 콘텐츠의 부실함, RPG답지 않은 시나리오 전개, 각 콘텐츠들의 미흡한 완성도 등의 단점이 부각돼서 그런지, 오리지널 ‘몬헌’처럼 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짜임새 있는 완성도에는 미치지 못한 모양새다. 

'스토리즈2'가 노선이 다르다는 것은 어필했지만 실제 결과물은 ‘몬헌’의 복잡하고 수많은 콘텐츠들을 쉽고 자세하게 알려주는 저변 확대의 역할 이상은 해내지 못한 것 같다. 

턴제지만 다양한 경우의 수로 머리를 잘 써야한다

‘월드’와 ‘라이즈’를 통해 진입 장벽이라 일컬어지는 일명 ‘몬헌스러움’의 강도가 상당히 낮아지긴 했다. 다만 시리즈가 거듭되며 그만큼 콘텐츠가 늘어가다 보니 신작이 출시돼도 여전히 입문이 망설여지고 플레이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아 유저 확대가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만약 '스토리즈2'를 먼저 접한다면 오리지널 ‘몬헌’을 접하기가 매우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스위치, PC 버전 모두 체험판이 공개되어 있다. ‘몬헌’ 세계로의 입문이 망설여 졌다면 '스토리즈2'로 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지금의 캡콤의 폼은 뭐가 됐던 믿어도 된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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